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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색하는 작가 Feb 11. 2021

'군견'에 대해 몰랐던 사실

19개월 동안 나를 지켜준 단 하나뿐인 말리노이즈 '야거'

군견

영어로는 MWD(Millitary Working Dog)이라고 한다.


나는 훈련소에서 '군견훈련소'라는 자대에 배치받고 1년 9개월간의 군 복무를 성공적으로 끝냈다.

주위에서 수군대기를 

'막 개한테 충성 박고 그래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니다. ㅋ'


대신 개가 사람보다 높은 지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개 한 마리가 2000만 원 정도라고 한다. 종자가 국산 토종이 아니기 때문이다.


길들이기 쉽다는 말만 듣고 

'에이~ 개가 우수한 종이라 나도 쉽게 길들일 수 있겠지..?'


천만의 말씀이다.

사람을 무는 개도 있고, 쌈닭처럼 시비 걸다가 목덜미 물려서 빈사상태까지 가는 개도 있고, 이상한 잡다한 것을 다 먹어서 배 까 뒤집고 입에 거품 무는 개도 있다. 주인을 힘들게 하는 개가 얼마나 많은지 눈으로 직접 보고 느낀 현역 중 한 명이기 때문에 잘 안다.


이 세상에는 별난 미친놈들이 많은 것처럼, 개도 마찬가지이다. 자대에 가서 개를 받을 때 어떤 개를 받는지도 살짝의 '운'이 필요한데,  열심히 기도한 결과, 똘똘하고 착한, 애교 넘치는 말리노이즈 한 마리를 받게 되었다.


말리노이즈(Malinois)라고 하는 오늘의 주인공 '야거'

벨기에 원산의 목양견, 군견, 경찰견으로 쓰이는 개인데, 영리해서 길들이기 쉬우며 텔레비전에도 자주 등장하는 개다. 부대에는 셰퍼트, 리트리버, 진돗개 이 세 가지 종이 거의 대다수인데, 오늘은 19개월 동안 나를 지켜준 말리노이즈 '야거'에 대한 글을 써 내려가고자 한다.



내 친구 야거.(YAGER)

보통 말리노이즈는 시커먼 얼굴이 특징이다. 털 관리를 잘해줘서일까? 부드러운 털의 촉감이 내 손을 타고 느껴진다. 보통 TV에서 다리 긴 개들만 봤었는데, 야거는 다리가 몹시 짧다. 마치 웰시코기처럼 통통 튀는 느낌을 준다. 짧은 다리임에도 불구하고, 사진에 보이듯이 뒷다리와 앞다리 전부가 근육질이다. 놀랐다. 하긴 매일 밥 먹고 산책하거나 훈련할 때도 뛰어나니기만 하니.. 저렇게 근육이 생길 수밖에 없지,,

야거는 산책을 많이 좋아한다. 그리고 리콜(recall _ 부르면 스스로 돌아오는 것) 훈련이 잘 돼있기에 지 혼자 멀리까지 뛰어놀다가 부르면 스스로 잘 오기에 견주인 나로서는 마음이 몹시 편안하다. 

성격도 착하고, 다른 개들과 싸우지도 않고, 사람 가리지 않고 정이 많은, 모범견중 하나가 아닐까?


군견은 여름에는 훈련을 많이 하지 못한다. 뜨거운 태양 때문에 개들이 탈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긴 혓바닥을 내밀면서 숨을 내쉬는 개들. 물도 조금씩밖에 주지 못하는데, 한 번에 주면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늠름한 자태.

귀를 쫑긋 세우고 주위를 둘러보는 한 마리의 충성스러운 정찰견 야거.

조용히 앉아 있으면서 작은 소음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기까지 하다. 


사람과 비교해볼 때, 개가 들을 수 있는 주파수 범위는 일반적으로 67hz~45,000hz까지 듣는다고 한다. 사람이 듣기 힘든 미세한 초고음을 강아지는 들을 수 있다. 거리로 치면 사람보다 4배 정도 더 먼 거리의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작은 소리가 저 멀리서 나도 여러 마리의 개들이 동시에 한 곳을 바라보며 귀를 쫑긋하게 되는 현상이 바로 그 이유이다. 월등한 청각을 가진 우리의 친구 말리노이즈들.





 항상 꼬리 흔들면서 총총 다가와서 내 마음을 즐겁게 해 준 한 마리의 말리노이즈. 가끔씩 생각이 날 때마다 스마트폰 속 사진들과 영상들을 찾아보게 된다. 참.. 성격이 너무 좋기 때문일까? 


인간관계를 많이 힘들어하는 여럿 사람들보다, 이 한 마리의 개가 더 뛰어나 보이는 것은 아마 하염없이 베푸는 '사랑'과 '충성'이지 않을까? 


1년 9개월이면 나에게는 잠깐 스쳐 지나가는 인생의 한 부분일 수 있겠지만, 10년 정도를 사는 개들에게는 오랜 시기일 수도 있다. 부족한 부분을 보여준 적도 있기에 미안한 마음이 들긴 하지만, 내 후임이 훌륭한 견주라는 사실을 알기에 아쉬운 마음이 조금은 잠재워진다. 보안상 민간인이 되면 부대에 방문해도 개들을 볼 수 없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소중한 인연. 세상에서 단 한 마리뿐인 말리노이즈 야거


Belgian Malinois. 'YAGER'







✅ 동물농장에서 복무 시절에 촬영을 한 '군견훈련소' ⏬

https://www.youtube.com/watch?v=mQS4q86aT6Q


https://www.instagram.com/j._.wh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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