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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색하는 작가 Feb 02. 2021

빌즈 광화문(bills Gwanghwamun)

광화문의 숨겨진 '부드러움'

광화문.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로에 있는 경복궁 남쪽의 궁궐건물이다.

 

 휴가 첫날부터 약속시간에 늦을까 헐레벌떡 뛰어 오던 이곳 '광화문 D타워'에 오늘의 목적지가 있다. 군인의 꽃은 휴가라는 유명한 말이 있지만, 정작 나에게는 적용이 되지 않는 듯하다. 어느 고급진 브런치카페에 미리 예약을 해두고 그녀와의 오붓한 데이트를 즐기려던 나는 예상보다 늦은 열차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미친 듯이 달린 결과,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후,,숨차라..'

'서울풍경좀 제대로 보려고 했는데..'


 '서울'이라는 공간의 특징을 하나의 에세이로 만들려는 내 자그마한 목표가 있었다.

내가 걸으며 보고, 느낀 공간의 아름다움을 하나의 책으로 내고자 한다.


단지 10분 때문에, 내가 놓친 서울 길거리의 아침풍경이 너무 속상하다.


'하..조금만 더 일찍 준비했으면,,'


그럴 수 있지.

마음을 새롭게 다잡고, 내 마음속에 '유연성'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마음속 여유가 생기니 보이는 이 건물의 내벽속 아트웍.


부드러운 원목 배경에 점, 선, 면으로 무언가를 전달하는 그림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마치 바쁜 현대인의 일상 속 하나의 '탈출구'를 찾고자 하는 '꿈'이 아닐까?


부드럽게 교차하는 곡선들은 내면의 부드러움과 삶의 여유를 가지고 나아가는 '방향성'을, 마지막 직각구조물은 딱딱하지만 '공간감'이라는 키워드를 토대로, 하나의 인격체의 내면 속에 '상상력'이라는 추상적 가치를 더해주는 듯하다.






 이곳 빌즈 광화문(bills Gwanghwamun)은 호주에서 시작된 브런치 카페이다. 그래서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서울에만 3군데의 지점이, 글로벌하게는 호주, 영국, 미국, 일본과 같은 국가에 지점을 내고 있다.


보통 브런치는 아침식사와 점심식사 중간의 늦은 오전 시간대에 먹는, 흔히 아점(아침 겸 점심)이라고 부르는 식사를 의미한다. 






저 멀리 보이는 'bills'라는 레터링. 


보도니(bodoni), 헬베티카(helvetica)와 같이 딱딱한 세리프가 아닌 둥근 세리프가 특징이라,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한 마음을 전달해 주는 것 같다.

주변 창문 프레임이 딱딱한 직각구조이기에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는 이유일까?


작은 폰트 하나에도 사람의 마음속에 편안함과 여유로움을 더해주는 이곳.


 한때 학교에서 '타이포그래피'라는 과목을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타이포 그래피'는 문자의 서체와 그 디자인, 조판방식, 인쇄 방식 등에 관한 모든 부분을 포함하고 연구하는 학문이다. 

작은 폰트, 세리프 하나에도 사람의 마음과 감정이 달라지고, 성향, 브랜드의 가치, 방향성 등 다양한 부분이 이 작은 '한 획'을 통해서 느껴지는 이 경험.



 이곳 '광화문'이란 곳은 서울에 살지 않지만 나의 마음속에 깊이 내제된 하나의 '공간'이기도 하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330여 개의 건물 중 36개의 건물만 남게 되었다는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궁궐의 위엄과 당당함은 보는이로 하여금 뿌듯함과 자부심을 가지게 해주기 때문이랄까?


'오늘 여긴 그 때처럼 아름다우니 괜히 바보처럼 이 자리에 서 있는거야'

규현의 '광화문에서' 라는 노래가사의 일부분이다.


 한국 전통문화의 특징 중 하나인 '항상성'은 살아 있는 생명체가 생존에 필요한 안정적인 상태를 능동적으로 유지하는 과정임을 의미하는데, 수백년의 세월동안 내 마음속에 깊이 간직된 이 광화문은, 삶 가운데 여유를 가지고 어떠한 역경이 닥칠지라도 '유연'하게 장애물을 극복하라는 의미를 고즈넉히 전달해 주는 것 같다.



제 작은 소소한 일상입니다☺️

https://www.instagram.com/j._.wh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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