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거치면서 성장하는 법을 배운다.
성공의 필수 요소는 실패라고들 한다. 성공한 사람들 모두가 한 번 이상은 겪었다는 그 고통.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 고통이 이렇게 아플 거라는 것을 겪어보기 전에는 알지 못했다.
2024년 펫쇼에서 제품을 구매한 뒤, 딱 일 년 뒤인 2025년에 그곳에서 강아지 신발을 팔게 되었다. 뚱자가 신기 좋은 신발, 강아지 발에 무리가 가지 않는 신발을 만들겠다고 결심하고 일 년 만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짧은 시간에 나를 갈아 넣었다고 할 정도로 열심히 일했고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을 본 뒤, 스스로 자신감에 차 있었다. '나는 상상하던 것들을 실현해 낼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자신감. 그것은 한 편으로는 매우 위험한 것이었다.
강아지 신발은 현재도 이렇다 할 브랜드가 없을 정도로 제작이 어려운 품목이다. 그럼에도 나는 내가 키우는 강아지 외, 서포터스라는 명목으로 대가 없이 제품을 제공받은 사람들의 몇 안 되는 후기를 믿었다. 다양한 견종과 환경에서 테스트를 해 봐야 했음에도 이 정도면 되었다는 무모함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한 것이 패착이었다.
펫쇼 1,2일 차가 지나고 3일 차에 피드백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강아지가 신발을 신은 지 30분 만에 이렇게 되었어요"라고 바닥이 뚫린 신발을 가져온 첫 고객. 그때부터 느낌이 이상했다. '뚱자는 6개월을 신어도 바닥에 흠집 한 번 나지 않았는데..'라는 생각이 들어 고객 대응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클레임에는 사과 후 해결을 해 주는 것이 우선인데, 당황스러움에 변명부터 했다. 그리고는 뚱자에게 신발을 신기는 것이 미안해서 길게 산책을 하지 않고, 실외 배변 시에만 짧은 시간 신겼던 것들이 떠올랐다. 나는 얼마나 내 위주로만 생각을 했던 것일까. 늘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하면서, 제품 출시를 하면서는 왜 그 많은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던 걸까. 구매 고객들의 같은 피드백이 반복되면서 자책은 더더욱 아프게 나를 찔렀다. 전화기를 볼 때마다 겁이 나기 시작했다. 인스타 DM이 오면 흠칫 놀랐고, 문자를 보기가 겁이 나 핸드폰을 들기도 어려웠다. 키포라는 이름. 내 소중한 사업체가 아픈 손가락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결국 펫쇼에서 판매된 제품에 대해 회수 없이 환불 처리를 해 주기로 결정했다. 3일 동안 눈물이 마를 새가 없어 눈이 퉁퉁 부었다. (불행이 하나 오면 좋은 일도 하나 온다고 하던가, 목표했던 5kg 빼기에는 근접해졌다.)
그 눈물에는 고민 끝에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과 아직 부족한 신발을 신은 강아지들에 대한 미안함, 그럼에도 다음번에 더 좋은 제품을 생산해 달라며 진심을 믿어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이 있었다.
억울한 마음은 없다. 펫쇼를 나간 것에 대해 후회되는 마음도 이제는 없다. 고통스러운 순간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찾는다고 하면, 이런 시간 없이는 이런 깨달음과 피드백도 얻지 못했을 것을 안다. 다만, 이번 일로 느낀 점이 있다면 일이 잘 되어간다고 해서 자만하지 말고 좋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조급함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미루지 말자' 보다
'중요한 일은 급하지 않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