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그런 말을 건넬 수 있기를
12월 크리스마스 펫쇼라는 큰 행사를 마친 뒤, 나는 수렁에 빠져 있었다. 자신 있게 출시한 제품에서 하자가 발견되었고 물량이 많이 남아 있는 채로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속상함을 추스를 새도 없이 뒷수습을 하느라 12월의 반 이상을 보냈다.
속상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그 감정에 오랫동안 빠져 있을 수는 없었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을 하면 된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마음가짐은 이럴 때 효과적이다. 판매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하자가 발생했을 때 할 수 있는 일은 다음과 같다.
1. 진심을 담아 사과하고
2. 신속하게 환불 또는 교환을 진행하고
3. 필요하다면 고객이 바라는 것 이상의 보상을 하는 것 (과하지 않은 선에서)
이때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손해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고객들은 물건을 구매하는 데 에너지와 시간을 썼다. 물건을 판매한 사람은 비단 물건뿐만이 아니라 고객의 시간에 대한 책임이 있다.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에 제품 관련 공지를 올렸다. 환불 및 교환을 우선순위로 두고 고객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빠르게 대처했다. 그 과정을 거치며 처음의 속상했던 마음도 차분해졌다. 판매자가 허둥대면 구매자는 그것을 느낄 수밖에 없고 브랜드의 이미지도 하락한다. 하지만 위의 과정대로 진행을 했을 때, 화를 내던 고객이 서서히 마음을 열고 나중에는 응원까지 해주시는 경우도 있었다. 처음에는 구매 이력도 꼼꼼히 확인하지 못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시스템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갔다.
하자 있는 상품을 구매했을 때의 고객은 '속았다'는 느낌 때문에 화가 난다. 기만당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판매자가 고의로 속인 것이 아니라 판매 과정에서 놓친 것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손해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해하며 빠르게 보상하는 모습을 보이면 진심은 통하게 되어 있었다.
물건을 사고파는 것 역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다. 판매자가 구매자가 되기도 하고, 구매자가 판매자가 되기도 한다. 고객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로 나는 조금씩 앞으로 나갈 힘을 얻었다. 다른 곳에서 물건을 사고 하자로 환불을 받는데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조바심을 덜 내게 되었다. 내가 누군가에게 한 일은 반드시 내게 돌아오고, 기다리면 많은 일들이 순리대로 되는 경우를 보았기 때문이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 말 한마디가 어떤 이에게는 아프게 찌르는 칼이 되기도, 보듬는 약이 되기도 한다. 또 다른 한 해를 맞이하기에 앞서 곁에 있는 누군가에게 아픈 칼보다는, 비타민 같은 말을 건네는 것이 어떨까? 언젠가 그것이 나를 다시 살릴 수도 있으니 말이다.
영어 표현으로
You made my day!
(당신이 내 하루를 살렸어요)
라는 말이 있다.
따뜻한 말과 글에는 그런 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