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는 말을 제일 먼저 듣는 사람은 나이기에
말은 내뱉는 순간, 나 자신이 가장 먼저 듣기 때문에 강박적으로 피하려고 하는 말들이 있다. 뱉고 나서 찝찝함을 느꼈던 순간을 반추하며 이런 말은 되도록 안 하는 것이 낫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1. "굳이, 왜?"
누군가 시도하는 것에 찬물을 끼얹는 말이다. 이는 걱정이 되어서일 수도 있고, 왠지 그 시도가 나한테 전가될 까봐 귀찮은 마음에 나오기도 한다. 시도가 꼭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아도 그 자체로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는데, 이 말은 상대방의 시도에 의문을 품거나 그 자체를 무시하는 표현일 수 있다. 시도해 보려는 사람한테 "굳이 왜?"라는 말을 했다가 급격히 서글퍼지는 표정을 본 뒤, 나는 "굳이 왜?"라는 말이 올라와도 꾹 참아보기로 했다.
2. "~할 걸"
했던 행동이나 선택에 대해서 돌이키고 싶을 때 말. 그런데 이 말을 뱉고 나면 꼭 "이 말을 하지 말 걸"이라는 후회를 한다. 백화점 마감 시간에 세일하는 빵 3개를 샀는데, 그중에 처음 먹어 본 빵이 너무나 맛있었다. 그래서 다음 두 개를 먹기도 전에, "이거를 더 살 걸"이라는 말을 내뱉었다. 그러고 나서 머릿속에 스친 생각은 '내가 다른 빵도 먹어보고 싶으니까 골랐을 거 아냐. 분명 그 선택에는 이유가 있었는데 왜 후회를 해"였다. 나는 다양한 빵을 먹어보고 싶었고, 다른 두 개의 빵도 좋은 선택이었다. 어차피 지나간 일에 대해서 후회하는 말을 뱉는 순간 기분이 가라앉는다. "~할 걸"이라는 말보다는 "다음엔 ~ 해야지!"라는 말을 하면 나뿐만 아니라 동행자의 기분까지도 좋게 할 수 있다고 느낀다.
3. "~한 것 같아요"
글을 쓸 때나 말을 할 때 "~한 것 같다"는 표현을 지양하려고 한다. 특히 감정에 대해서 말을 할 때 그렇다. 최근 들어서 "~ 한 것 같아요"라는 말을 특히 많이 듣는다. 확실하게 표현했을 때 돌아오는 피드백이 두려워서 그런 걸까? "기쁜 것 같아요." "좋은 것 같아요." 이런 말보다는 "기뻐요." "좋아요"라는 말을 더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더 매력적이다. 그렇게 편하게 말을 해도 괜찮다. 본인의 감정에 조금 더 솔직하고 당당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4. 웃기려고 누군가를 낮추거나, 무안 주지 않기
개그 욕심이 많은 내가 자주 하는 실수. 내가 들었을 때도 기분이 나쁘지 않을 말을 하자. 좋은 대화는 세심한 배려로부터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