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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 Nov 01. 2024

아주 작은 귀 기울임의 힘  

+ 주문 시 요청을 잘하는 방법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다 보면 크고 작은 요청 사항들을 접하게 된다. 같은 제품이 하나도 없는 패치 제품을 구매하신 고객분으로부터는 선호 색상에 관한 요청을, 뜨개 제품에는 박음질을 잘 봐 달라는 요청을, 업데이트되지 않은 코디 제품이 있을 때는 서둘러 업데이트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굳이 요청을 하지 않는 고객분들도 계시기에 이런 요청은 반갑기도 하다.


고객의 요청을 지나치면 되는 이유는 확실하다. 자영업을 하다 보면 나의 취향에 매몰되어 시야를 넓히지 못할 경우가 많기 때문. 사업의 색깔을 뚜렷하게 유지하는 일은 중요하지만 고객의 요청을 받아들이면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 요청한 고객 분을 단골손님으로 유치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보헤미안 스타일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지만 '적당한 보헤미안 스타일'을 좋아해서 색깔이 너무 화려하거나 개성이 강한 옷은 입고를 피하곤 했다. 하지만 구매하는 고객층을 생각해 보면 주로 4-50대 여성이고 보헤미안 스타일을 찾는다면 그중에서도 개성이 강한 여성일 것이다. 나의 취향과는 달라도 보헤미안 스타일과 결이 맞다면 선택했고 그때 의외의 좋은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해하지 못하는 어떤 것들을 받아들이는 순간, 나의 가능성과 세계는 확장된다.


위에도 말했듯이 받아들이는 일에도 기준이 필요하다. 요청이 들어왔다고 해서 다 받아들인다면 실제로 가고자 하는 곳과 멀어질 수도 있고 가게 색깔이 바뀌어서 기존 고객들마저 떠나게 할 수 있다. 기준을 잘 잡는다는 것은 자영업자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덕목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기준에서 너무 멀어지지 않는다면 다양한 의견을 듣고 선별해서 받아들이는 것은 운영에 도움이 된다.


입장을 바꿔 내가 고객으로 겪은 일화가 있다. 점심시간에 배달앱을 켜고 몇 번의 신중한 스크롤 끝에 달걀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샌드위치 자체는 맛있었는데 그 안에 발린 딸기잼은 내 취향이 아니었다. 하지만 달걀이 넉넉하게 들어 있어서 마음에 들었고, 나중에 또 그 가게에서 주문을 하면서 '딸기잼은 빼 주세요.'를 적었더니 어느 날, 달걀 샌드위치 메뉴에 '딸기잼 제외 옵션'이 생겨 있었다. 나처럼 딸기잼을 좋아하지 않는 고객층을 고려한 것이다. 요청 사항을 잊어버리고 급히 주문한 적도 종종 있어서 이런 옵션이 생긴 것이 반가웠다. 사장님의 배려와 센스에 감동해서 몇 년째 그 샌드위치 가게에서 주문을 하고 있다.


<단골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 기억해야 할 두 가지>

1. 제공하는 서비스가 충분히 좋아야 한다.

2. 고객의 요청에 귀를 기울인다.


간단한 팁을 더하면

'맛있게 만들어 주세요.' 보다 '맛있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하는 것이 요청받는 이의 마음을 감화시킨다. 판매자와 구매자매일 넘나드는 사람으로서 느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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