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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 Nov 06. 2024

자영업자가 가장 챙겨야 할 것에 대한 이야기

주말 빼고는 휴일이 단 하루도 없는 11월이다. 미국의 시인 T.S 엘리엇은 잔인한 4월이라 했지만 11월이야말로 잔인하게 느껴진다. 날이 좋아서 놀러 다니기도 좋고 심지어 공휴일도 잦았던 10월에 비하면 말이다.


휴일이 많으면 매출이 는다는 요식업과는 다르게 인터넷 쇼핑몰은 휴일이 많으면 매출이 저조하다. 사람들이 밖에 나가 다니느라 인터넷을 들여다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매출을 생각한다면 공휴일이 없는 11월이 연 매출의 상당 부분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기온이 빨강에서 파랑으로 바뀌자 두꺼운 옷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매출이 증가하면 도파민이 따라서 분출되며 덕분에 몸이 피곤한 줄 모르고 일한다. 4시간만 일하겠다고 공언을 하고는 사무실 책상에 앉아 몰입하다 보면 어느새 긴장으로 딱딱하게 굳어 있는 어깨를 발견한다. 이 글을 쓸 시간에 스트레칭이나 30분 하면 좋으련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고 다양한 실수를 반복한다.


비슷한 업종이 아니더라도 자영업자가 자신을 챙기지 못하는 상황은 비슷하다. 합주실 사장님은 손님이 없을 때에도 지하 합주실에서 자리를 지키며 햇빛을 보지 못하는 시간을 오래 버텨왔다고 한다. 그러다 결국 건강에 큰 문제가 생겼고 올초에 병원에 다녀오면서 지금은 회복하는 과정에 있다.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님은 마음 건강에 문제가 생겨서 사업을 지속하다가는 성공을 하기도 전에 자기가 먼저 죽을 것 같다고 고백했다. 신체의 건강과 마음의 건강. 자영업을 하면서 둘 다 챙기기란 그렇게 쉽지 않은 것일까.


이쯤에서 다시금 생각해 본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자영업을 시작했는가.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이 자신을 어떤 길로 이끄는지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다. 최소한 그에 대해서 생각하고 결정했다면 말이다. 하지만 선택을 하고 그 삶을 살아가다 보면 왜 일을 시작했는지를 잊어버리고 일 자체가 목적이 되기도 한다. 자신보다 일이 더 앞서게 되는 것이다. 자영업이란 자신이 직접 경영하는 사업인 만큼 자신을 챙기는 일이 먼저가 되어야 한다. 내가 건강하게 바로 설 수 있을 때 일도, 성공도, 바라던 삶도 따라오는 것일 테니까. 바쁠수록 이때다 싶어서 매출을 올리기에 급급하기보다 간간이 하늘을 올려다 보고,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심신의 안정을 위한 자연의 소리를 듣기를 바란다.


자영업자들이여, 부디 건강을 챙기시라.


오늘의 행복: 따뜻한 커피와 갓 구운 소금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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