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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 Oct 31. 2024

꾸준함이 만드는 운의 알고리즘

과연 나는 잘하고 있는 것일까를 의심하고 있다면  

알고리즘: 문제 해결을 위한 단계적 절차


잎의 색이 층층이 다른 옷을 입고 있는 가을이 왔다. 봄과 여름이 일주일의 월화수요일 같았다면 가을엔 마치 주말을 맞는 목요일 마냥 몸이 계속해서 나른하다. '그래도 해야지 어쩌겠어'라는 마음가짐으로 꾸역꾸역 일을 하고, 연재일에는 노트북을 열어 글을 쓴다. 매주 잔잔하게 이어지는 일상에 감사해야지 하다가도 이렇게 사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 원하는 것은 위에 있는데 삶은 이상과거리가 고 내가 하는 노력도 정도인 것만 같지만 딱히 변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다.


긍정과 낙관을 착각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다. 낙관주의는 결과가 잘 나지 않아도 스스로 만족하게 하는 부작용을 발생시킨다. 사람들은 긍정적인 사람이 성공한다고 하는데 어쩌면 스스로의 낙관을 긍정으로 착각하며 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지금의 위치는 나 자신이 어느 순간 멈춰있기를 바랐기 때문에 나아가지 못하고 굳어진 것이 아닐까 라는 질문을 하면서 더 침잠한다.


그럴 땐 나에게 희망이 되어 주는 한 줄기 빛 같은 성과들을 떠올린다. '제철 행복'으로 베스트셀러에 처음 이름을 올린 김신지 작가는 이전에도 내가 모르는 책을 네 권을 썼다. 지금 나는 그저 책을 내기만 해도 성공일 것 같은데 그 이후에도 꾸준히 쓰는 작업을 계속했기 때문에 이룬 성과일 것이다. 남들과 다른 것,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가는 여정도 꾸준함이 있어야 끝까지 갈 수 있는 것이리라.


'꾸준히 하는 것엔 자신 있지. 먹는 것도 웬만해서는 잘 질리지 않아!' 하며 자신감을 갖다가 또 이런 생각이 든다. 부러지지도 않는 갈대 같은 생각은 바람이 불면 여기로 휘청, 또 저기로 휘청. '내가 꾸준히 잘못된 길로 가고 있었다면?'


그럴 때는 초심을 떠올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일을 시작한 이유는 그저 좋아하기 때문이었고,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반은 성공한 인생이다.(여기서 다시 낙관과 긍정이 헷갈리고) 글을 쓰는 이유는 내 안의 뭔가 세상에 도움이 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밖으로 내보내고 싶어서였다. 그런 생각들은 지금의 어떤 '성과 없어 보이는 일들'이 무의미해 보이지는 않는 마법을 발휘한다.


훌륭한 타자라고 타율이 매번 좋을 수는 없다. 유튜브에 매일 영상을 올리면 네 번 중에 한 번 알고리즘을 탄다. 그러니까 알고리즘도 꾸준히 하는 사람을 띄워준다는 말이다. 꾸준한 사람이 성공하라는 법은 없지만, 성공의 밑바탕에는 꾸준함이 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하던 것들을 계속한다. 연재일을 못 지켰다면 그다음 날에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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