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여름의 아침은 행복하면서 고요하다
요즘 자기 전에 창문을 열어놓는다.
이 집에 이사 오고 나서 초여름을 맞이했을 때 바깥보다 집이 시원하다고 느끼긴 했다.
그러다 보니 창문을 열어둔 채로 잠들었다가 아침에 일어나면 약간은 서늘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그 느낌이 좋아서 요 근래 창문을 열어두고 자고 있다.
운동 가는 날이 아니면 늦게 잠에서 깨는데, 이날은 웬일인지 일찍 눈이 떠졌다.
새벽 5시인데도 벌써 하늘이 파란 것을 보니 여름이 왔음을 실감했다.
잠에서 깬 그 자리 그대로 눈만 뜬 채 구름이 흘러가는 것을 바라보다가 참 행복한 하루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맑고 한적한 아침을 맞이하는 것.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본 게 하늘이라는 것. 그리고 시원하다와 서늘하다 사이 그 어딘가의 아침 공기도 모두 좋았다.
그러다가 문뜩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어렸을 적 새벽에 따다 주신 토마토가 떠올랐다. 잠에 취한 나를 깨워 입에 물려주신 빨간 토마토.
토마토 맛은 기억이 안 나는데, 그날의 새벽공기만 생생하다.
꼭 지금 같은 날씨였는데.
차가운 여름의 아침은 행복하면서 고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