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머리로 쓰려다가 실패하는데, 글은 머리로 쓰는 게 아니다. 글쓰기는 몸으로 하는 창의적 노동이다. 머리로 무엇을 쓸까 생각하기 전에 먼저 써라!”
글은 생각하고 써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그 생각에 사로잡혀 갑갑해하다가 우연히 손가락에게 기회를 주는 실험을 몇 번 했다. 그렇게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면서 머리가 아닌 몸으로 글 쓰는 법을 익혔다. 자신을 문장 노동자라고 소개하는 장석주 작가도 글을 쓰려면 체력을 기르고, 매일 씀으로써 작가의 몸을 만들라고 조언한다.
하루에 한 번은 막 쓰는 기회를 갖자. 그냥 멈추지 말고 떠오르는 모든 말들을 마구 적어보는 거다. 우리는 보통 남기기 위해 글을 쓴다. 하지만 모든 글을 남길 필요는 없다. 오히려 지우기 위해 쓰는 글이 필요하다.
노자는 ‘유무상생’, 즉 있음과 없음의 조화를 말하고, 장자는 ‘무용지용’, 즉 쓸모없어 보이는 것의 쓸모를 말한다. 세상의 이치는 균형에 있다. 한쪽으로 치우치면 넘어진다. 넘어지면 꾸준히 갈 수가 없고, 꾸준히 못 가면 발전하지 못한다. 발전하지 못하면 변화를 내 편으로 삼을 수 없다.
남기기 위한 글과 지우기 위한 글의 균형을 맞추자. 마음이 비워지고 더 많은 에너지가 그 자리를 채워줄 것이다. 훌륭한 글은 충만한 에너지에서 나온다. 마음이 무거우면 에너지가 흘러들 수 없다. 바람보다 가벼운 글쓰기로 마음을 비우고 힘껏 들어오는 에너지를 글로 펴 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