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해결해 주는 일

가끔은 그렇기도 하더라

by 히경

때로는 기다리다 보면,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감사하게 해결되는 것들이 있다.


며칠 내, 아니 몇 주 동안 원인 모를 먹먹함과 답답함, 얕게 스민 우울을 안고 살았다. 연봉은 크진 않을지라도, 사람과 여건이 좋은 곳에서 정규 계약도 체결했고 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은 것도 아니고, 하고 싶다던 PT도 다니며 건강관리까지 하고 있다. 불안했고, 방황하던 취준 기간에 비하면 너무도 감사한 삶이 아닌가. 그런데 마음속 자리 잡은 그 작고 얕은 것들이 나를 괴롭게 했다.


원인을 알 수 없었다. 잠시 나아질 때도 있었지만 다시금 나를 찾아와, 공허한 눈, 감정 없는 마음으로 일상을 보내게 했다. 여러 방법으로 벗어나려 했지만 이번만큼은 무용지물이었다. 좋아하던 어떤 것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러다 오늘, 오랜만에 ‘재밌다’라는 마음이 들었다. 내가 한 것이 인정받고, 내가 할 수 있는 여러 갈래의 일들이 보여 앞으로가 기대가 됐다. 하고 싶던 일들을 조금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스스로 상황을 벗어날 수는 없었지만 시간과 상황이 나를 작고 얕은 것에서 벗어날 수 있게 했다. 그러니 괴로운데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땐 기억하자.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수도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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