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토끼귤> 작가 다은 인터뷰
글 없는 그림책 <토끼귤>의 작가 다은. 그를 만나보았다.
<토끼귤>은 그림책 작가 다은의 첫 그림책으로, 올해 여름에 출판되었다. 어느날 갑작스러운 흔들림 속에서 귤을 발견하고 더 넓은 세상을 모험하게 되는 요정 토끼들이 주인공이다. 토실토실하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토끼들을 그리는 걸 좋아하는 작가 다은. 그런가하면 늘어져서 뒹굴거리는 토끼들을 그리는 것 또한 좋아한다는 그.
그림책 작가 다은을 통해 그림책의 세계와 첫 책을 낸 새내기 작가의 창작 세계를 접해보았다. 주말 오후의 북적이는 카페에서, 요정 토끼들의 토실토실함과 둥그런 귤의 윤곽이 담겨 있는 수많은 드로잉을 마주하며 그의 빠른 연필선 아래 깔려 있는 숱한 노력과 고민을 본 시간이었다. 그 시간 속 대화를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다.
(*간혹 인터뷰의 큰 질문 안에 인터뷰어 S의 추가적인 질문이 들어가 있기도 합니다. 카페의 대화를 같이 듣는 느낌으로 즐겨주세요.)
Chapter 1. 그림책 작가 다은
1. 첫 책을 내신 것 정말 축하드려요. 본격적인 인터뷰로 들어가기 전에 용어의 쓰임을 짚어두고 싶은데요. 동화책과 그림책의 차이가 있나요? 있다면 어떤 점이 다른지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림책과 동화책! 자주 혼용되는 단어들이죠. 하지만 다른 개념이기 때문에, 구분해서 사용하는 문화가 자리 잡기를 바라요.
쉽게 이야기하면 그림책은 그림이, 이미지가 주가 되는 책이겠죠. 그래서 그림을 걷어냈을 때 서사에 손상이 생길 수 있어요. 그 작품을 그 작품이게 하는 요소가 없어지니까요.
그림책에서는 그림과 글 사이의 상호작용도 중요해요. 그림과 글이 동일한 말을 할 때도 있지만, 서로가 이야기하지 않는 부분을 채워주는 상호보완 관계에 있을 때도 있고요, 아예 그림과 글이 상반되는 메시지를 전함으로써 생기는 효과를 노리기도 합니다.
또 판형, 종이 재질, 가운데 접히는 선 등 책이라는 매체의 물성을 활용하는 경우도 많아요.
동화책에서 '동'의 한자에 '아이 동(童)'을 쓰잖아요. 하지만 그림책이라는 분야는 특정 연령층만을 향하지는 않아요. 다만 작품에 따라 누구나 함께 즐길 수도 있고, 아이가 혹은 어른이 더 선호할 수도 있겠죠. 그림책은 시각예술의 한 장르라고 볼 수 있어요.
2. 그럼 작가님의 그림책도 연령 개념이 없나요?
저는 작업의 시작점이 대개 '제가 하고 싶은 것'이에요. 그리고 싶은 것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따로 타겟 설정은 하지 않아요. 다만 그림책이라는 매체의 특성 덕에 주로 아이들에게 먼저 닿게 되는데, 어린이 독자들이 재미있게 봐주는 거 같아 고마워요.
사실 독자층 타게팅은 아직 풀지 못한 고민이에요. 최근 몇 곳의 출판사에 더미북을 보여드릴 기회가 있었는데, 그중 관계자 한 분께서 이 책은 아이들보다는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 부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넘어 '누구와 어떻게 소통하고 싶은지'를 의식하게 되더라고요. 출판 자체에 의의를 두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책이 다가가기를 원한다면 '누가, 왜 이 책을 보고 싶을 것인지'도 분명 중요한 문제니까요.
그리고 그에 대한 답과는 별개로, 그림책이라는 장르에 더 많은 어른이 관심을 갖게 됐음 하는 바람이 있어요. 그림책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어른으로서, 어른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3. 아이를 많이 접하지 않는 작가가 아이들 대상의 책을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도 있는데 작가님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런 궁금증을 가질 수 있으실 것 같아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그림책이 꼭 아이들 대상의 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저도 첫 책을 통해 어린이 독자들의 존재를 몸소 느끼고 있고요. 작업할 때보다는 독자들과 직접 소통하고 싶을 때 그런 고민을 하게 됩니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는 게 좋을지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책을 만드는 동안에는, '아이들 책'이라고 생각하며 어떤 틀이나 제한을 두는 것도 어색한 것 같아요. 저도 배울 때 '아이들이 이것을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기보다 이야기 자체를 재미있게 끌고 나가는 것에 집중하라는 말을 종종 들었는데, 동감하는 부분이에요.
글 없는 그림책 같은 경우 어른들이 어렵게 느끼기도 하는데, 오히려 아가들은 느끼는 대로 편안하게 보기도 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경계가 허물어지지 않나 싶어요. 아이라는 독자, 어른이라는 독자가 아니라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찾는 사람.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Chapter 2. 글 없는 그림책 <토끼귤>에 대하여
1. 제목 처음 봤을 때 토끼굴인 줄 알았어요.
맞아요. 그거 노린 거.(웃음)
2. 토끼와 귤은 사실 흔히 떠오르는 조합이 아니잖아요. 이 조합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박경용 시인님의 <귤 한 개>라는 시, 아세요? 저는 어릴 때 처음 읽었는데, 심상이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작품이에요. 그림책을 처음 구상할 때 이 시에서 기획을 시작해보자-했는데, 하다 보니 시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이야기가 뻗어나갔어요. 그래서 나중에는 시 그림책이 아닌, 글 없는 그림책이 되었답니다.
토끼를 좋아하기는 평생 좋아했고요. 지금처럼 연필 선으로, 지속적인 스타일로 그리기 시작한 게 2018년이에요. 이 책 기획한 건 19년 초예요. 1년 정도 토끼들을 그렸다가 이 책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좋아하는 거 더하기 좋아하는 거’로 조합해서 지금의 토끼와 귤이 나왔어요.
사실 진짜 토끼에게 귤을 주는 건 좋지 않다고 해요. 소화 등의 문제 때문에요. 그림에서, 상상에서 태어난 토끼들이라서 마음 놓고 가능했던 만남이지요.
3. 작가님은 토끼를 평생 좋아하셨는데 왜 토끼인가요?
어릴 때 키우기도 했고, 엄마가 토끼띠기도 하고, 엄마랑 토끼랑 일치되는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순한 동물이라서 마음이 편해지기도 하고요. 이유는 모르겠는데 마음이 불안할 때 연필 들고 토끼 귀 그리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S: 그럼 토끼가 뮤즈 같은 건가요?
(뮤즈보다는) 페르소나의 일종일 수 있을 거 같아요. 하고 싶은 동작이나 기억하고 싶은 장면, 나에게 있던 일들을 토끼로 치환해 그리는 게 있으니까 어느 정도 투영이 있지 않나 싶어요. 내가 사용하는 스타일 중에 하나로.
Chapter3. 첫 책이 나오기까지, 새내기 작가의 고군분투
1. 본인을 어떤 작가라고 생각하세요?
멘탈이 흔들릴 때도 있지만 애쓰는 작가.
2. 창작자로서 첫발을 내디딘 것인데 창작할 때의 두려움 같은 게 있었나요?
책을 처음 시작한 시점부터 최종 원고 넘길 때까지 2년 반 정도 긴 시간이 걸렸어요. 그림 스타일 자체는 밀도 있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이렇게 오래 걸릴 일이 아니었는데. 처음 딜레이되기 시작한 이유는 당시 하고 있던 다른 일 탓도 있었지만, 계속 이런 마음이 있었어요. 부족한 실력을 안고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부담감이요. 그리고 속도감 있는 선을 선호하는데, 그것을 한 번에 과감하게 그려내야 한다는, 획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종종 그러지만 선 하나 긋기가 심하게 무서웠던 시기가 있었어요.
한동안 작업을 외면하기도 하다가, 나중에는 마음에 안 드는 선이 나와도 꾸역꾸역 그리는 수밖에 없었죠. 제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수강했던 그림책 수업 선생님께서 첫 책이 완벽할 수는 없다고 해주셨어요. 사실 첫 작품이 아니라도 '완벽'을 바라는 건 좋지 않겠다는 생각이 이제 드는데, 첫 책에 큰 의미부여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실제로 굉장히 완성도 높은 작품을 데뷔작으로 내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하지만 작업 시간이 길어지면서 저도 조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죠. 최종원고를 넘기기 전까지도 모든 원고를 다시 그리고 싶다는 마음이 스치기도 했어요. 근데 그러면 영원히 책이 끝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떠나보내는 그 시점, 그 받아들임이 필요했죠.
S: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어떻게 받아들이셨나요.
그림을 그리다 보면 몇 초, 몇 분 만에 휘리릭 그렸는데 딱 마음에 들 때도 있지만, 하루종일 고치다가 그림 자체가 너덜너덜해 보일 때가 있어요. 그렇다고 그 너덜너덜함이 하나도 없는 책을 만들 순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하는 지점과 집착을 놓는 지점을 다 찾아야 하는데, 저도 아직 답을 찾아낸 부분은 아니에요. 아, 이 장면 정말 너덜너덜하다 느낀 부분을 독자분들께서 좋다고 해주셔서 의아해한 적도 있어요. 거기서 내 강박과 고집에 갇히면 안 된다는 걸 느끼기도 했고요. 인터뷰어 님이 예전에 해줬던 얘기, '마음에 안 드는 문장은 다음 글로 덮는 것'이라는 그 말이 참 적절하다고 봐요. 그 마음가짐을 체화할 수 있도록, 당분간은 마인드컨트롤을 계속해야겠죠.
3. 말씀을 듣다 보니 ‘선생님’에 대한 언급이 자주 나와요. 그림책 만들기 수업을 통해 책을 내신 것 같은데 어떤 성격의 수업이었나요?
6개월 정도, 일주일에 한 번씩 그림책 콘티에 대한 피드백을 받으며 하나의 이야기를 완결성 있게 만들어내는 수업이었어요. '객관은 항상 밖에 있다'라는 조언도 종종 해주셨는데, 혼자만의 세계에 갇히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지요. 콘티를 가져가면 예상치 못하게 전달이 되지 않는 부분, 흐름이 어색한 부분들이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되니까요. 또 선생님뿐만 아니라 함께 수업을 듣는 동기 작가님들은 서로 첫 독자가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반응도 알 수 있고, 함께 아이디어를 제안하거나 참고 작품을 추천하기도 하면서 응원도 힘도 많이 얻었어요.
4. 여러 명이 같이 창작하러 모일 때의 이점이 있을까요?
환기가 됩니다. 다른 작가님들의 작업을 보면서 자극이 되기도 하고. 솔직히 수업에 가고 싶지 않은 날도 있었어요. 콘티가 마음에 안 들거나 새롭게 보여드릴 것도 없다 싶은 날에 보통 그랬죠. 그래도 막상 가면 항상 좋았어요. 아, 다들 이렇게 열심히 하시는구나, 느끼고 서로 격려하고요.
그리고 그 정해진 시간에 나간다는 게 이미 일종의 마감이라서, 그 자체로도 도움이 되었어요. 작가를 움직이는 큰 요인 중 하나는 결국 마감이잖아요.
또 혼자 있으면 자기 정체성에서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잊어버릴 때가 있는데, 그 부분을 다시 일깨워줍니다. 사실 그 자리에 나가면 나이 상관없이 다 호칭이 '작가님'이에요. 수업을 해주신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당장 책이 나오지 않았더라도, 작가로서의 삶을 살고 있으면 작가'라고.
Chapter 4. 창작의 동력
1. 창작할 때의 기쁨이나 동력이 있으실 텐데 어떤 것인지 듣고 싶어요.
딱 내가 원하는 형태나 동세의 토끼, 딱 원하는 정도로 토실토실한 토끼가 나왔을 때, 연필 선이 주는 느낌을 원하는대로 딱 구현했을 때의 즐거움이 있어요. 그럴 때면 너무 좋거든요. 그래서 계속하는 거 같아요. 내가 그려야만 보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니까요.
2. 작가님은 어떤 책을 만들고 싶어서 창작을 하시나요?
인터뷰어 님이 예전에 '너무 좋아서, 어떻게든 그걸 나도 소유하고 싶어서 그 대상에 대한 글을 쓰거나 관련된 창작을 할 때가 있다'고 표현한 적이 있는데 무척 공감해요. 그림책으로 만들고 싶다고 적어 놓은 메모들을 쭉 보면 그렇더라고요. 인정하기 쑥스럽지만 제가 자기애도 좀 있고 자의식도 좀 강하지 않나 싶어요.
S: 그거 없으면 작가 어떻게 해요.(웃음)
기억이나 일상의 순간 중 별거 아닌데 이거 너무 소중하고 기억하고 싶다, 하고 특별하게 다가올 때가 있어요. 에피소드나 감정, 몸짓, 장면, 그런 것들요. 그것들을 어떤 식으로든 내 언어로 풀어놓고, 실체를 느끼고, 공유하고 싶은 욕망이 책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3. 창작활동 할 때의 루틴이 있나요?
루틴이 있어야 된다는 걸 많이 느끼는 요즘이구요. 아직까지는 없는.. 잠시만 생각을 해볼게요. 닥쳤을 때 좀 우다다다 하는 편인데 그걸 고쳐야지 하고 있어요. 제가 감정 기복이 꽤 있는 편인데, 루틴이 없으면 감정이나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되니까요. 마음이 힘들 때마다 멈추면 작품 진행이 제한 없이 늘어지는 거잖아요. 창작 루틴 지키는 생활을 5~6주 정도 해본 적이 있는데 그때 작품 진행이 제일 잘 됐어요. 좋든 싫든 썸네일 스케치 3개만 하자, 이런 식으로 정해두고 하니까 자연스레 진척도 보이고 소스도 쌓였습니다. 계속 지속하지는 못했지만... 힌트를 얻었던 기간이었죠.
Chapter 5. 첫 책을 내고나서
1. 책을 내고 나서 독자들과의 소통이 이뤄지는 루트가 궁금합니다.
직접적인 반응은 지인들을 통해서 주로 듣게 되어요. 지인 분들이 주변의 반응을 전해주시기도 하고요. 간접적으로는 온라인 서점 리뷰나 블로그, SNS 게시글 등을 통해서 할 수 있어요. 책을 읽고 있는 아이들의 사진이나 영상을 보게 되기도 하는데, 그림을 보며 웃고 있거나 귤을 책 옆에 가져다둔 모습을 보면 정말 기쁘죠.
2. 기억에 남는 후기가 있나요?
한 어린이도서관에서 <토끼귤>을 가지고 아이들과 독후 활동한 후기를 올려주셨어요. 아이들이 책 속 장면들을 따라 그리고, 시도 써주고요. 합작시도 있었는데 가슴이 뭉클했어요. 모두 언급하진 못하지만 하나하나 고맙고 감사했죠. 방구석에서 작업할 때는 혼자인 것 같았는데, 그림책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감각이 소중했어요. 제가 아가 때 본 그림책 몇 개를 아직 기억하거든요. 그 아이들의 인생 한 순간에 같이 있었다는 게 감동적이에요. 또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데 귤의 향이 확 느껴지는 장면에서 아이가 책에 코를 대고 킁킁 냄새를 맡았다는 후기도 있었어요.(웃음)
S: 와, 그건 진짜 어른들이 줄 수 없는 반응이네요.
그쵸, 그런 후기가 너무 소중했어요. 소통에 대한 감정을 느꼈고요. 아이들이 책을 보며 웃고 있는 사진 같은 걸 보면 선물을 받는 기분이에요. 어른들도 놀랄 만큼 멋진 리뷰를 남겨주시곤 하세요. 후기 보면 신기하고 감사하고.
3. 이런 소통이 창작활동에 다시 영향을 주나요?
(작품을) 내보였을 때 돌아오는, 생각지도 못한 반응에 힘이 나요. 단 한 마디의 반응이어도 아껴서 꺼내 먹는 초콜릿 같아집니다. 댓글 하나도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깨워주는 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반응을 들으면 앞으로의 가능성 같은 걸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4. 앞으로 그림책 작가로서의 다짐이나 바람이 있을까요?
작가로서 살 때는 그림 그리는 행위 자체에서 행복과 사랑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해요. 커다란 금전적인 보상이나 안정성 같은 걸 우선시하며 뛰어드는 분야는 아니니까요.
우선은, 세 번째 책까지는 내고서 그 이후를 생각하고 싶어요. 최근 들은 강연에서 100명이 책을 만드는 수업을 들으면 첫 책을 10명 정도가 내고, 두 번째 책은 두세 명 정도가 내고, 세 번째 책을 내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고 했어요.
그림책 작가라는 꿈은 십 대일 때부터 품어왔었지만, 저는 정말 많이 흔들리는 편이기는 해요. 하지만 좋아하는 마음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도 길을 가는 데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서 또 다음 책을 세상에 내보내고 싶어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님 오늘 인터뷰에 대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긴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잠시 어딘가에 다녀온 기분이에요. 저도 그림책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정리하게 되고, 첫 책 <토끼귤>을 돌아보며 그다음을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시간을 마련해주셔서, 또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P.S. 다은 작가가 추천하는 그림책 3선
1. 요시타케 신스케 글그림, 유문조 역, <벗지 말걸 그랬어>, 위즈덤하우스, 2016
: 어린 아이가 자기 혼자 옷을 벗어보려다가 윗도리에 머리가 낀 데서 시작하는 이야기. 아이는 이 문제를 어떻게 헤쳐나갈까?
2. 릴리아 글그림, <파랑 오리>, 킨더랜드, 2018
: 주요 소재 키워드가 스포일러가 되서 사전에 내용을 접하지 않고 책을 봤으면 함. 짙은 감동이 있는 책.
3. 파니 뒤카세 저, 신유진 역, <레몬 타르트와 홍차와 별들>, 오후의소묘, 2022
: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그림의 밀도가 굉장히 높다. 읽고 있으면 주제가 황당할 수 있으나 이야기 안팎을 넘나드는 매력이 있는 책. 레몬 타르트를 먹고나서 읽으면 더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