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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플지기 May 26. 2022

자영업자 폭망의 핵심 근거

돈만 벌고 있을 뿐, 가치를 높이고 있지 않다

안녕하세요, 전국 10만 명 자영업자분들의 멘토로 활동 중인 주식회사 창플 한범구 대표입니다.

☞ https://brunch.co.kr/@15ea0603649c465/1


'떡락'과 '떡상', 결국 누가 주워 먹는 떡인가

어느 날 문득, 인터넷으로 살고 있는 동네에서 나온 부동산 경매 매물들을 살펴보게 되었다.

그러다 내가 종종 들러서 잘 알고 있던 건물의 매물을 하나 보게 되었는데 30평 정도의 가게 자리가 3백만 원의 월세로 매매되고 있었다.


신도시에 위치한 건물의 매물은 한 칸 당(한 칸은 실평수 15평 정도의 분양상가다.) 분양가가 9억 정도 하던 자리다. 분양가가 9억이라는 건 5% 수익률만 내려고 해도, 1년에 4천 오백만 원이 나와야 하고 그 말은 한 달 임대료로 350만 원 정도가 들어와야 한다는 이야기다.


매물이 두 칸짜리였으니 초기 분양주는 두 칸에 18억 주고 샀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 임대료가 150만 원 정도이니 두 칸에 3백만 원인 것이다.  

그 말인즉은, 초기 분양주가 한 칸당 9억을 주고 살 때 대출을 많이 받아서  

한 칸 당 6억 이상씩 받아서 샀다고 치면 담보 대출을 넘어 신용 대출까지 갔을 것이다.   


그만큼 이자는 커져서 6억짜리를 3~4%로 빌렸다고 할 때  

한 달에 이자만 150~200만 원 가까이 나가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경매로 나온 물건과 분양주의 스토리가 머릿속에 그려졌다.  

분양주는 5% 수익률을 기대하고 분양을 받아 35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내리고  

또다시 250만 원으로 내리고 … 그러다가 150만 원까지 내려갔다.

  

몇 년에 걸쳐 피를 말려가며 임차인을 찾다가  

결국 150만 원이라도 받아야 되나 고민하는데  

그 가격이 아니면 들어오지 않겠다니까 결국 내준 것이다.  

150만 원 받아봐야 이자도 안 되는 돈이지만 어쩔 수 없이 넘어가 버린 것이다.


이런 물건들이 신도시에 넘쳐나고 있다.  

굳이 경매라는 형태가 아니더라도 월세 350만 원은 받아야 하는 매장들이  

월세 100만 원에도 나와 있는 경우도 많다.  

9억짜리가 경매로 넘어가서 7억짜리가 되고, 7억짜리가 3억 5천 짜리가 되었다.  


그러나 4억 5천의 5%는 월 임대료 150만 원이 맞기 때문에 이것이 적정가다.  

상가건물을 사는데 5% 수익률은 되어야 공실 생각도 하고 복비도 내야 하고 공사 기간도 한두 달 주고 이것저것 관리한다고 했을 때 적당한 금액이다.


결국 이 두 칸짜리 상가에 '이마트24'가 들어왔다.  

300만 원 정도만 내도 점주는 돈을 벌 수 있다고 계산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 보자. 만일 이런 매물을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이 받는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자기돈 들여 건물의 가치를 높이는 건물주

사업가와 장사꾼의 차이가 무엇일까?

사업가는 가치를 키우는 반면, 장사꾼은 돈을 버는데 집중한다.


사업가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집중할 때, 장사꾼은 오늘 생긴 황금알에 집중한다.  

자영업자들의 삶이 힘든 것이 근본적으로 이 때문이다.  

작년에는 대박이었더라도 올해 쪽박이면 끝장나는 삶.  

잘 나갈 때와 못 나갈 때의 차이가 심해서 고통받는 게 바로 우리 소상공인들인 것이다.


얼마 전, 수백억을 현찰로 가지고 있다는 한 자산가를 만났다.  

그가 30년 전에 산본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신도시의 한 건물을 싼값에 매입해 놓고는  

너무 걱정이 돼서 밤마다 잠을 설쳤다고 한다. 그러다 매입한 건물 1층에 삼겹살집이 새로 들어오게 되었는데 그 집으로 매일 출근을 했다고 한다.

'이 집이 망하면 나도 망한다. 그러나 삼겹살집이 장사가 잘 돼서 월세를 안 밀리고 잘 내면 내 건물은 반드시 '떡상'한다.' 이런 생각으로 그는 그때부터 삼겹살집에서 매일 밥을 먹고 회식도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언제부터인지 텅 빈 신도시 주택가 상권에서 유독 그 건물의 1층만 북적이기 시작했다.  

삼겹살집으로 오는 손님들로 주차장에 차가 들어차고 맛집으로 소문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건물주는 5억에 산 상가건물을 17억에 팔았다.


그의 행동은 마치 임차인을 위한 것처럼 보이고 손해 보는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에 승자는 한 달에 천만 원씩 버는 삼겹살집 사장보다  

5년 만에 5억에서 17억으로 가격을 올려놓은 건물 사장님의 승리일 것이다.


우리가 만일 앞서 말한 이마트24 자리를 인수한다면 어떨까?  

3억 5천 짜리를 20% 현금으로 사고 나머지는 경락 대출이자는 얼마 안 될 것이다.  

2억 8천의 대출이자 내봐야 한 달 50만 원 이자를 내고 내 분양상가가 생기는 것이다.  

거기서 만일 3천만 원을 들여 내가 밥집이든 술집이든 장사를 한다고 하면  

그때부터 중요한 건 내가 한 달에 수익을 얼마나 내느냐에 따라서 이 건물의 가치가 정해진다는 사실이다.


한 달 매출의 2천만 원을 내서 내가 월세를 3백만 원이라 가정하고, 내가 3백만 원을 따로 순수익으로 가져간다면? 이러면 3억 5천만 원 들여서 한 달에 수익 3백만 원을 가져가고, 임차수익 3백만 원을 가져간다면 건물은 3억 5천 짜리 가치에서 7억의 가치로 급부상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3백만 원 내고도 내가 5백만 원을 가져간다면  

건물 가치는 가치대로 높아지고 임차수익은 임차수익대로 가져가게 된다.  

초기 투자금 1억 들여서 7억짜리 자산이 생기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생겼는데 매달 장사 수익까지 가져가게 되는 것이다.  


결국 임대수익이 나는 내 분양건물의 가치는 높아질 것이고,  

장사 수익이 나든 안 나든 건물 가치는 늘어나게 되어 매각이 되면 나는 부자가 되고,  

매각이 안 돼도 평가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대출도 더 나와 은행돈으로 또 다른 사업을 할 수도 있다.


이것이 우리 자영업자들이 앞으로 가야 할 길이라 생각한다.  

수요는 줄어드는데 신도시라는 이름으로 공급은 엄청나게 늘어난 상태라  

자영업자들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엄청나게 싼 분양상가는 넘쳐날 것이고,  

그걸 잘 이용해서 임차인에서 건물주 장사꾼으로 거듭날 기회들을 잡을 수 있다.  

좋은 기회들이 널려있다. 경매든 급매든, 눈에 불을 켜고 알아보고 다니자!


사업가와 장사꾼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업가는 가치는 키우는 반면에, 장사꾼은 돈을 버는데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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