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의자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

by 김삼일

문 전 대통령의 임스 라운지 체어가 화제인 적이 있었다. 천만원이 넘는 이 의자가 사치품이라는 의견과, 책을 좋아하는 문 전 대통령의 독서의자로 개인의 취향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갈려 댓글창이 소란스러웠었다. 정치적 성향과 관계 없이 임스 라운지 체어를 찾아본 나의 느낌은 '갖고싶다' 였다. 나이가 들어, 여유가 생기면 이런 의자 집에 하나 놓고 독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경제적 형편과 마음의 빈곤을 이유로 그렇게 임스 체어는 나의 기억속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 마음 속에만 묻어두었다.


결혼 후 10년이 지나자 소파가 내려앉았다. 사내아이 둘이 뛰어넘고, 어른 둘이 앉다 누워자다를 반복하다보니 헤드부분과 의자부분이 푹 아래로 꺼졌다. 소파를 바꿔야 하는데 생각을 계속하면서도 마음에 드는 소파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구매를 차일피일 미루게 되었다. 소파 구입 비용을 마련한 후에도 '거실 한복판에 위치한 소파는 그 집의 얼굴'이라는 생각이 들어 선뜻 사지 못하고 계속 구경만 한 채로 시간이 지났다.


가구 매장만 가면 소파를 구경하던 어느 날 코웨이 안마의자 체험관에 갔다가 안마의자에 앉아보고는 소파 구입비용으로 안마의자를 사버렸다. 마음 속에 간직했던 임스 체어가 생각나면서 꿩대신 닭이라고 임스체어 대신 안마의자라도 구입하여 나의 독서의자로 사용하자는 생각이 구매에 불을 지폈다. 살 계획도 없던 물건인데, 충동구매일까 고민했지만, 안사면 두고두고 후회로 남을 것 같았다. 집에서 제일 큰 창문 옆에 두면 딱일것 같았다. 구매 후에도 두고두고 취소해야 하나 고민했지만 어느새 배송일자는 다가왔고, 취소하지 못한 채 안마의자는 설치되었다.


그 이후로 시간이 날 때마다 안마의자에 앉고 있다. 오전, 오후, 저녁 코스가 있는 특화안마를 골라하고, 시간이 되면 부위별 안마도 하고, 온열기능도 키고, 안마의자에 편안히 몸을 맡긴다. 디자인이 다른 안마의자 보다 예쁜 점이 맘에 든다. 투박한 안마의자보다 안마기능은 약한 느낌이지만, 안마보다는 미각적 아름다움에 기분이 좋아진다. 이 의자는 손을 넣고 안마하는 기능이 없어서 오히려 손이 자유로워 핸드폰을 보거나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 또한 좋다.


창밖의 흔날리는 나뭇가지들을 배경으로 비스듬히 누워 책을 읽고,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 참 소중하다. 집안의 얼굴이라 생각했던 소파는 아직도 찌그러진채로 거실을 차지하고 있지만, 나는 안마의자가 있으니까 소파 사고 싶은 생각은 당분간은 안 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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