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크림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

by 김삼일

나이들면서 알게된 많은 지혜(?) 중 하나는, 손도 늙는다는 점이다. 손가락 마디마디의 주름과 손등에 핀 검버섯을 마주했을 때의 당혹감이란! 겨울에 손이 건조했을 때 외엔 바르지 않던 핸드크림을 손이 늙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부터는 부지런히 바르기 시작했다.


집에 놀러온 친구가 손을 닦고 "핸드 크림은 어딨어?" 하고 묻는 모습에 또 깨달음을 얻었다. 남의 집에 와서 손을 씻은 후에도 핸드크림을 발라야 하는구나. 핸드크림은 손을 씻을 때마다, 자주, 끝없이 발라야 하는구나.


그 후로 여기저기 손이 닿는 곳마다 핸드크림을 비치하고 보일때 마다 핸드크림을 바르고 있다. 나 뿐 아니라 여러 지인들에게 핸드크림을 선물하고 있다. 여름이 되면서, 날씨가 더워지면서 핸드크림을 조금은 덜 바르게 되었지만, 그래도 이 글을 쓰면서 다시 여러 차례 바르고 핸드크림을 발라야지 다짐하고 있다.


손은 늙지만 확실히 핸드크림을 바르면 덜 늙는다. 핸드크림을 꾸준히 챙겨바른 후 손의 주름이 확실히 덜 도드라져 보인다. 겨울엔 핸드크림 바르는 걸 조금이라도 소홀히 하는 순간 손이 트고 건조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확실히 핸드크림은 기능성 제품이다. 여타 로션을 손에 바르는 것과 핸드크림을 손에 바르는 것은 확실히 차이가 있다. 예전엔 핸드크림을 바른 후의 끈적임이 싫어 핸드크림을 잘 바르지 않게 되고, 선물받은 핸드크림들이 처치곤란이 되어 방치해두었다 버리곤 했는데, 요즘은 제품이 잘 나온건지, 내가 핸드크림에 적응을 한 건지 바르고 3초만 지나면 끈적임, 미끌거림이 없이 바로 손이 원상태로 되는 느낌이다. 집안일을 하느라 물을 손에 많이 묻히지만, 그럼에도 핸드크림을 자주 바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제일 기본으로 쓰는 핸드크림은 카밀의 핸드크림. 가성비 좋고, 성능도 매우 뛰어나다. 많이 미끌거리지도, 끈적이지도 않아 집에 항상 비치해두고 쓰는 핸드크림이다. 주로 무향의 클래식 버전을 많이 사용했었는데, 가끔씩 자몽향이나 복숭아 향을 쓰면서 향기나는 걸 즐기기도 한다. 이솝의 핸드크림도 좋아한다. 특유의 알싸한 향이 좋고 패키지가 웬지 고급스러워보여 사무실 책상에 두고 썼었다. 그 외에도 르라보, 조말론, 논픽션 같은 향이 좋은 핸드크림들도 좋아한다. 가격이 꽤 나가지만 향수보다는 핸드크림이 싼 편이어서 작은 용량으로 사서 쓰고, 향수를 뿌린 느낌을 즐기곤 한다.


핸드크림을 손에 바르는 작은 행위가 뭔가 나를 생각하는, 나를 관리하는 행동으로 느껴져 알 수 없는 뿌듯함을 느끼곤 한다. 나혼자 맡는 나의 핸드크림 향기가 나를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인듯하여 괜시리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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