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으로 끌린 사랑

by 민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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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고추 한입 베어 물던 너는
심장이 뛰는 불꽃 같은 연애를 찾아
상처조차 향신료처럼 삼켜내는 사람.



달달한 초콜릿에 손이 가는 나는
작은 사탕 속에 숨어 있는 온기를 원해
입술 끝에 남은 달콤함처럼
다정한 말이 오래오래 머물길 바란다.



커피의 쓴맛을 즐기는 그는
깊고 어두운 대화에 기댄다.
쓴맛 뒤에 오는 고요한 여운처럼
사랑도 오래도록 남아주기를.



파김치의 향을 사랑하는 그녀는
질긴 삶도 씩 웃으며 삼킨다.
강한 맛만이 남길 수 있는
꾸밈없는 진심을 믿으면서.


그리고
야채를 즐겨 씹는 사람은
싱그러움 속에서 균형을 찾는다.
풋풋한 잎사귀처럼 맑은 마음으로
늘 새로움을 길러내는 연인을 꿈꾼다.



청국장의 깊은 향에 끌리는 그는
겉보다 속을 더 중히 여긴다.
시간이 만들어낸 묵직한 맛처럼
느리더라도 오래, 함께할 사랑을 안다.



결국 우리는 음식처럼
각자의 입맛으로 사랑을 고른다.


누군가는 불타는 향신료를,
누군가는 설탕 같은 온기를,
또 누군가는 땅 냄새 가득한
건강한 그리움을.



입안의 취향이 곧 마음의 거울이라면
나는 오늘도 네가 좋아하는 맛을 묻는다.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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