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는 닿지 않는 것

by 민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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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자꾸 묻는다
사랑하냐고, 변하지 않을 거냐고,
내가 네 세상에서 제일이냐고.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대답이
안전벨트라도 되는 양
그 말에 기대어 안심하고 싶어서.


하지만 정작 마음은 안다.
그 말이 맞는지 아닌지는
대답에 달린 게 아니라
들리지 않는 떨림 속에서
이미 알고 있다는 걸.


말이 아니라
눈빛의 온기, 망설임의 그림자,
혹은 침묵이 모든 것을 말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묻는다.
왜냐면 확인하는 행위 자체가
사랑의 모양이기 때문일까.
말로 붙잡으려 애쓰는 동안만은
적어도 내가 너의 안에 있음을
확실히 느낄 수 있으니까.


그런데 시간이 흘러보면 안다.
아무리 단단하게 약속해도
헤어진 연인들은 남보다 멀어지고,
어제의 다짐은 오늘의 공기처럼 흩어져간다.

그러니, 묻고 또 묻는 건
어쩌면 말의 대답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고 있다는
내 마음을 확인하려는 건지도 모른다.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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