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앞으로만 흐르는 줄 알았다.
어제는 저만치 뒤에 있고,
내일은 아직 닫힌 문 뒤에 있다고.
하지만 물리의 세계는 말한다.
직선은 환영일 뿐,
과거와 미래는 서로를 비추며
같은 강 위에서 흔들린다고.
그래서 기억은
박제된 기록이 아니다.
우리는 필요 없는 건 흘려보내고,
다시 쓰고 싶은 건 붙잡아
오늘의 의미로 바꾼다.
과거는 늘 현재의 마음으로 고쳐 쓰이고,
미래를 향한 의지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된다.
시간이란 결국,
우리가 만들어내는 언어.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고,
돌아오고 건너가며
끊임없이 다시 짜이는 흐름.
그러므로 나는
흘러가는 존재가 아니라,
흐름에 흔적을 새기는 존재.
나의 과거는 고정되지 않았고,
나의 미래는 이미 오늘을 바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