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형 밖에서 움직이는 마음

by 민서영


통계 시간에 ‘상관’을 배웠다.
함께 움직이는 두 변수의 리듬.
누군가 웃으면 나도 웃게 되는 마음의 기울기와
그렇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회귀 분석에선 원인과 결과의 선이 그어진다.
하지만 사람 사이의 기울기는
항상 그 선 밖에서 흔들린다.
말하지 않은 감정, 하루의 피로, 오래된 기억
숫자로는 잡히지 않는 변수들이
기울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요인분석처럼
‘결국 핵심은 이거 하나’라고 단순해졌으면 좋겠지만
사람 마음은 그런 식으로 축약되기를 거부한다.
서운함 속에 기대가 겹치고
기대 속에 두려움이 숨어 있으며
그 두려움 밑에는 애정이 깔려 있다.
그 복잡한 다중공선성 자체가
마음의 구조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 사이에서 우연보다 드문 일들은
통계에서는 버려지는 값이지만
관계에서는 오히려 가장 정확한 신호일 때가 있다.
모형은 잔차를 남기고
사람은 그 잔차로 서로를 읽는다.

영수증에는 숫자만 찍히지만
그날 누가 왜 밥을 샀는지는
숫자 어디에도 적히지 않는다.
마음의 계산은 언제나
모형 바깥에서 일어난다.

나는 오래도록
균형이 맞아야 건강한 관계라고 배워왔다.
하지만 사랑에서는
완벽하게 균형이 맞아떨어질 때보다
조금 기울어져 있고,
조금 어긋나 있으며,
조금 불균형한 상태가 오히려
관계를 움직이게 하는 균형일 때도 있다는 걸
이제서야 안다.

사람 마음은 그래프처럼 깔끔하게 그어지지 않는다.
경로는 비틀리고
기울기는 하루에도 수십 번 변한다.
통계는 그 변동을 ‘오차’라 부르지만
나는 그 오차 속에서
누군가의 마음이 중력처럼 작용하는 순간을 본다.

그래서 오늘도
모형 밖에서 남아있는 그 잔차,
예측할 수 없고 설명되지 않는 그 조각을
너무 쉽게 무시하고 싶지 않다.
숫자가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이
언제나 마음의 진짜 위치를 가리키니까.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