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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태어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by 커피마시는브라운 Feb 06. 2025



 오래 전 세바시에서 했던 강연 중 '세상을 치유하는 나눔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배상민 교수님의 강의를 본 적이 있다. 디자인과 나눔이라는 두 단어는 참 안 어울리는 단어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그는 디자인을 통해서 세상에 나눔을 실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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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강연에서 우리에게 질문을 제기한다. 과연 우리가 공평한 세상에 살고 있을까요? 우리는 대학에 졸업했다는 사실만으로 전세계 인구의 1%에 속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평균적으로 받는 연봉 3000은 전세계적으로 10%안에 든다는 내용이였다. 나는 이 표를 보고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은 '헬조선'이라고 칭하며 한국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 더 이상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많은 젊은이들은 결혼하거나 아이를 갖는 것을 포기하기도 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한국에서 태어나기 위해 여러분은 무슨 노력을했나요? 한국에서 태어난 것은 축복입니다." 한국에 있을때는 와닿지 않았지만 나는 이곳 필리핀에 와서 생활하면서 한국에서 태어난 것만으로도 이미 축복을 받았구나 하고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필리핀의 1인당 명목 GDP는 3,726달러로 2023년 세계 124위이다. 또한 2022년 기준 평균 월급은 18,423페소로 한화로 약 460,575원(1페소 25원 기준)이다(필리핀 통계청 기준). 필리핀 거리 곳곳에는 초라한 행색으로 구걸을 하는 아이들이 많다. 그 아이들은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길거리에서 잠을 청하기도 한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가난한 아이들이 많다. 하지만 필리핀은 절대 빈곤율 자체가 우리나라와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내가 만났던 필리핀 선생님들 대부분은 필리핀을 벗어나서 다른 나라에 가서 일을 하고 싶어했다. 한국, 일본, 중국 등 다른 나라에 가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유를 물어보면 모두 월급이 너무 적다는 거였다. 필리핀에서는 특별히 발전한 산업이 없기 때문에 특정 직업군을 제외하면 월급이 대부분 적다.  


 한 번은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점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선생님께 점심으로 뭘 드셨는지 여쭤보자 한국의 만두와 비슷한 쇼마이를 드셨다고 했다. 직접 만들어오신 건지 여쭤보자 선생님은 출근하는 길에 사오셨다고 했다. 한 개에 5페소라고 하셨다. 쇼마이 2개와 야채를 드셨다고 했다. 우리나라 돈으로 125원짜리 만두라니...솔직히 처음에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우리가 돈을 아끼려고 점심으로 김밥을 먹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46만원의 평균 월급을 받는다고 하면 하루에 교통비, 식비,거주비까지 모두 1만원 안에서 해결을 해야한다. 그들도 우리처럼 미래를 위해 돈을 모아야 할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그들에게 일부 프랜차이즈의 음식들은 말이 안 되는 금액일 것이다. 내가 있었던 세부 막탄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이 150페소이였으니 말이다. 


 필리핀에서는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가 바뀌어 있다. 필리핀 원어민 선생님들은 학생의 비위를 맞추려고 노력한다. 한국에서도 선생님이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여기의 관계는 그것과는 느낌이 달랐다. 선생님들은 함께 대화하면서도 우리의 눈치를 볼때가 많았다. 내가 있던 어학원은 학생과 선생님이 잘 맞지 않을 경우 선생님을 언제든 교체해주었다. 학생 입장에서는 비싼 금액을 내고 왔으니 마음에 드는 선생님에게 수업을 받는게 당연하다 싶으면서도 선생님들 입장에서는 언제 교체될지 모르니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사장과 직원의 관계가 아니였다. 하지만 그들이 나를 그렇게 대하는 듯 느껴질때가 있었다. 그들이 필리핀 사람이 아닌 영국이나 캐나다, 미국의 원어민이였다면 그들이 나를 이렇게 대했을까...나는 그곳에 있는 동안 이런 친절이 항상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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