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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맞는 요가원 찾기

by 커피마시는브라운



동네 헬스장과 주민자치센터 등에서 요가를 듣다보니 요가에 대한 흥미는 점점 떨어져갔다. 그리고 그 사이 다시 시작한 수영에 재미를 붙이면서 요가를 그만두게 되었다. 집에서 어쩌다 스트레칭 정도는 했지만 요가를 하지는 않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예전에 주민자치센터에서 같이 요가 수련을 했던 분의 카카오 프로필 사진을 보게 되었다. 요가 프로필 사진을 찍어서 카카오 프로필 사진으로 올리셨는데 순간 너무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의 바디 프로필이 몸매를 드러내는데 치중을 한 느낌이라면 요가프로필은 자세의 아름다움에 집중한 느낌이였다. 사실 내가 하는 요가 동작들을 나는 거의 보지 못한다. 전면 거울이 있는 센터들도 있지만 동작을 하다보면 잘 보지 못할때가 많고 앞자리가 아니면 다른 사람에 가려져서 내 모습을 거의 보기가 어렵다. 내가 그동안 했던 요가 동작들이 이렇게 멋있는 동작으로 사진에 담겨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다시 요가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선 요가원을 알아봐야 했다. 새롭게 이사 온 우리집 근처에는 요가원이 없어서 동네 맘카페의 도움을 받으려고 글을 올렸다. '요가 중급자 자세들을 배울 수 있는 요가원이 있을까요?' 내가 요가에 흥미를 잃었던 가장 큰 원인은 내가 다녔던 요가 수업들이 내가 할 수 있는 자세들만 반복한다는데 있었다. 물론 내가 할 수 있는 자세들이라고 해서 내가 완벽한 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더 나아지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기에 반복적인 일에 싫증을 느낀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조금 더 성장하는 내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기존 수업들에서는 그런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새로운 요가원에서는 내가 그동안 배우지 못했던 자세들을 배우고 싶었다.




내 질문에 사람들은 댓글로 3곳을 추천해주었다. 거기에 내가 개인적으로 인스타그램을 검색해서 추가로 1곳을 후보로 뽑았다. 그렇게 해서 후보는 A,BC,D 요가원이 되었다.


첫 번째 A 요가원은 우리 집에서 차로 30분 이상 가야 해서 우선 패스했다.


다음으로 나는 B요가원에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요가 다니고 싶어서 상담을 받고 싶어서요. 제가 요가를 2년 이상했는데 혹시 중급반 수업이 따로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주로 하타요가 수업을 하고 있구요. 주로 초급 위주로 수업하고 있어요."

"혹시 체험 수업 가능할까요. 비용은 낼께요."

"저희는 체험 수업 안되세요. 등록하셔야지만 수업 들으실 수 있어요."


다소 쌀쌀맞은 목소리에 초급 위주의 수업을 하고 계신다고 하셔서 B요가원은 방문하기도 전에 제외되었다. 이제 C,D요가원을 알아볼 차례였다.


C요가원은 인스타그램에서 내가 발견한 곳으로 국내에 유일한 요가과를 졸업한 원장님이라는 이력과 멋진 인테리어의 요가원이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로 가장 가까운 편이였다. 원장님께 상담을 가겠다고 전화를 드리고 요가원을 찾았다.


"안녕하세요. 어제 전화드렸던 사람이예요."

"안녕하세요. 네 이쪽으로 오세요."


원장님은 젊고 친절하셨다. 인스타 그램을 통해서 선생님이 실력이 있는 분이라는 것은 미리 알 수 있었다. 이제까지 요가를 하면서 만난 요가 선생님만해도 10명이 훌쩍 넘는다. 선생님을 보기만 해도 나랑 잘 맞는 선생님인지 아닌지 어느 정도 느낌이 온다. 실력과는 별개로 사람마다 풍기는 느낌과 이미지가 있어서 그렇다. 나는 개인적으로 강한 스타일의 선생님들과는 잘 맞지 않았다. 선생님은 우선 합격이였다. 문제는 비용이였다. 한 달 비용은 30만원, 3달로 결제할 경우 60만원, 6개월 90만원, 1년을 등록할 경우 120만원이라고 하셨다. 나는 취미로 요가를 배우는 사람이다. 취미로 하기에 한 달 30만원은 좀 부담스러운 금액이였다. 1년을 등록하면 저렴하지만 예전에 요가원 먹튀 사건을 경험하고 1년을 등록하는 건 좀 부담스러웠다. 또 한 번에 120만원이라는 목돈이 나가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우선 좀 고민해보겠다고 말씀을 드리고 요가원에서 나왔다.


이제 마지막 D 요가원에 가보기로 했다. 마지막 D요가원은 우리 집에서 차로 20분 거리로 가까운 곳은 아니였다. 근처에 주차를 하고 요가원을 찾았다. 하얀 문구로 '당신의 아름다운 나날 함께 만들어갑니다.'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하얀 색 문을 열고 요가원에 들어서자 익숙한 향 냄새가 날 반겨주었다. 바로 앞에는 신발장이 있고 신발을 벗고 들어서면 하얀 색의 카운터가 있었다. 가운데 공간에는 하얀 테이블이 놓여 있고 인도 느낌 나는 방석과 소품들이 아기자기하게 놓여있다. 전화로도 자신감 넘치던 원장님을 뵈자 '아 이곳이구나. 여기서 수련하고 싶다.'라는 느낌이 왔다. 느낌이라는 녀석은 가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세상에 많은 인연은 단순히 좋은 느낌만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금액만 부담스럽지 않으면 이곳에서 다시 요가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3달에 43만원 금액에 이벤트로 3주를 더 주신다고 하셨다. 금액적으로 무리하지 않고 다닐 수 있는 금액대였다. 나는 이곳에서 요가를 다시 배워보기로 결심하고 결제를 했다.


요가 나날.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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