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무 : 프레데릭 애슈턴 음악 : 앙드레 메사제르 편곡 : 존 란치베리 디자인 : 자크 듀퐁 초연 : 로열발레단, 로열오페라하우스, 1961년 2월 14일
등장인물 : 어린 소녀(The Young Girl), 젊은 청년(The Young Man), 집시소녀(A Gypsy Girl), 집시소녀의 연인(Her Lover)
줄거리 :
영국의 안무가 프레데릭 애슈턴은 프랑스의 작가 라 퐁테텐의 우화를 바탕으로 배경이 파리인 2막 구성의 발레 작품 <두 마리의 비둘기>를 안무했다.
프랑스 파리의 화실에서 시작되는 1막에서는 화가인 젊은 청년이 연인인 어린 소녀의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그녀를 모델로 의자에 앉혔으나 여친은 산만하기만 하다. 모델 역할을 하는데에 도무지 집중을 하지 못하는데다가 심지어 남자친구가 자신의 초상화를 그리는 것까지 방해를 하자 남자친구는 드디어 열이 받기 시작한다. 이때 창밖으로 비둘기 두 마리가 날아가는 모습을 두 주인공들과 그들의 친구들이 바라본다.
여자친구의 초상화를 그리려고 하는 젊은 청년
그러나 집중하지 못하는 어린 소녀
오히려 남자친구가 그림을 그리는데에 훼방을 놓기까지 하자 화가 난 젊은 청년
잠시 뒤 어느 집시 무리가 주인공들이 있는 화실에 방문한다. 집시들 중에서 한 집시 소녀가 도발적인 매력으로 자유분방한 매력을 뿜어내니 주인공인 젊은 청년은 정신을 못차리기 시작한다. 산만해도 눈치가 빠른 여주인공은 남자친구에게서 집시 소녀를 떼어내려고 한다. 그러나 이도 여의치 않는데다가 집시 소녀가 오히려 여주인공에게 도발을 한다. 그러면서 두 여인들은 서로 경쟁하듯이 춤을 춘다. 여주인공은 집시 소녀에게서 남자친구를 그렇게도 떼어놓으려고 노력했지만 남자친구는 무언가에 홀린듯이 집시 소녀를 따라가고 만다.
자유분방한 끼를 발산하면서 도발적인 매력을 분출한 집시 소녀
집시들의 거처에서 시작되는 2막에서는 남주인공이 집시소녀를 계속 따라다닌다. 이를 지켜본 집시소녀의 연인은 드디어 화가 났고 집시 소녀를 두고 두 남자가 결투를 한다. 두 남자의 결투 방식은 팔씨름이었는데, 집시소녀의 남자친구가 이기면서 젊은 청년은 집시들의 숙소에서 쫓겨난다. 젊은 청년은 풀이 죽어 길을 걷다가 비둘기 한 마리를 보고는 이내 표정이 밝아지면서 자신의 화실로 돌아간다. 자신의 어깨에 비둘기 한 마리를 올린채 화실로 돌아온 탕아는 홀로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여자 친구에게 다가가 용서를 구한다. 산만하기는 해도 마음이 넓었는지 여자친구는 남자친구를 용서한다.
돌아온 탕아를 용서하고 받아주는 어린 소녀
대체로 너무 진지하지 않으면서 밝고 유머러스한 작품을 추구했던 프레데릭 애슈턴답게 이 작품도 유쾌하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애슈턴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거의 안 알려져 있고, 대체로 로열발레단에서만 공연을 해서인지 유튜브에도 영상 자료가 거의 없다. 그럼에도 그냥 지나치기에는 이 작품이 너무나 재미있다. 거의 안 알려져 있으나 재미를 놓치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숨은 보석'같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평소 우아한 이미지를 벗어던진 무용수들의 웃기게 추는 춤과 배우급의 연기력이 아주 일품이다. 산만한 여자친구 때문에 토라진 남주인공의 잔망미와 도무지 집중을 못하는 여주인공이 비둘기를 형상화한 듯한 비둘기 스텝을 밟는 모습, 남주인공을 두고 두 여자가 피튀기는 신경전을 벌이면서 댄스 배틀을 하는 모습들은 감상자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작품의 제목답게 작품 속에서 실제로 등장하는 비둘기 두 마리는 작품을 위해서 훈련을 했다고 한다. 연습 기간부터 무용수들과 관계자들이 비둘기들과 함께 했을테니 실제 공연에서 보여주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많은 수고로움을 겪었을지 짐작을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마도 비둘기 두 마리는 두 연인을 상징하는 게 아닐까? 어린 소녀 역을 맡았던 로렌 커버슨이 인터뷰 영상에서 "매우 아름다운 우화를 바탕으로 만든 <두 마리의 비둘기>에서 비둘기 한 마리가 떠나자 남겨진 한 마리는 떠난 비둘기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하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