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처럼 나풀거리면서 공중을 날아다니거나 아름다운 신체라인을 드러내면서 발재간의 묘기들을 우아하게 보여주는 발레리나들의 이미지는 ‘발레’라는 무용을 ‘천상의 춤’으로 격상시켰다.
사진 출처 : 인스타그램, 마린스키 발레단의 마리아 호레바, <지젤>
‘발레’ 그리고 ‘발레리나’하면 으레 떠올리는 이미지와 생각들. 내가 만약에 취미 발레를 배우지 않았다면 ‘발레’라는 무용을 그저 환상적인 이미지로만 가두어 놓았을 것이다.
발레 무용수들의 신체라인은 정말 슬림하고 우아하다. 이유는 ‘발레’에서는 모든 에너지와 근육을 가늘고 길게 쓰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발레의 모든 동작들은 신체의 에너지를 위로, 아래로, 손끝으로, 발끝으로 분출하고 끌어올려서 외부로 보낸다는 느낌으로 해야 하는데, 바로 여기에서 발레 무용수들의 신체라인이 가늘고 아름다운 이유이다.
사진 출처 : 인스타그램, 마린스키 발레단의 줄리아 루키아넨코
일반인들도 취미 발레를 꾸준히 1년 이상 배우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DNA 안에서 신체라인이 최대한 예뻐진다. 자신의 체형이 예뻐진 것을 체험한 취미 발레인들은 발레를 더 열심히 배우게 된다. 일종의 중독 현상을 보이게 되는데, 발레는 정말 중독성이 강한 운동이자 예술이다.
발레의 모든 동작들은 일반인들은 쓰지 않는 뒷근육을 쓰도록 만들어져 있다. 발레의 모든 하체 동작은 ‘턴아웃’을 기본으로 한다. ‘턴아웃’은 발레의 하체 테크닉 중 가장 기본으로 허벅지 안쪽 근육부터 바깥쪽으로 돌리는 것을 말한다. 턴아웃이 기본인 발레를 오래 하다보면 다리의 뒷근육이 발달하게 된다. (헬스를 하면 앞근육이 큼직하게 발달한다. 발레의 원리와는 정반대이다.)
사진 출처 : 인스타그램, 아메리칸 발레 씨어터의 제임스 화이트사이드
발레의 폴드브라도 ‘턴아웃’이다.
등의 날개뼈부터 사용해야 하는 폴드브라의 모든 포지션 역시 뒷근육을 사용한다. 발레 무용수들의 등근육을 보면 견갑골과 척추 기립근이 매우 발달해 있고, 엄청나게 많은 실같은 잔근육들이 그 슬림한 신체 안에 촘촘하게 압축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발레를 하면 촘촘한 잔근육이 생긴다고 할 때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많다. 실제로 발레가 유연하기만 하면 되는 줄 알고 취미 발레를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이 꽤 계시다. 그러나 수업 첫 날부터 ‘빡쎈 근력 운동이 가미된 발레라는 춤’에 정신이 혼미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나 역시도 그랬다.
사진 출처 : 인스타그램, @yoon6photo
사진 출처 : 인스타그램, @carolina_cox
유연해 보이기만 하는 발레가 사실은 ‘근력’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발레 스트레칭부터가 발레에서 중요하게 쓰일 근육을 단련시키는 것으로 만들어져 있다. 실제 발레에서 까치발의 묘기를 보여주려면 허벅지 안쪽 근육부터 종아리와 발목의 힘이 좋아야 한다. 그랑 바뜨망, 프로미나드, 피루엣, 쉐네쉐네, 그랑제떼 등 발레의 현란한 테크닉은 모두 코어의 힘과 골반중립, 힙의 근력에서 나온다.
무엇보다 근력이 좋을수록 멋지고 좋은 발레 동작이 나온다.
사진 출처 : 인스타그램, 바가노바 발레학교 학생
사진 출처 : 인스타그램, 파리오페라 발레단 발레리나 마리 아그네스 질로트
이처럼 발레 무용수들은 무대 위에서 힘차게 날아오르기 위해 무대 밖에서 정교한 잔근육을 구슬땀을 흘려가며 만들고 있다. 발레리나들은 필라테스를 비롯한 발레 스트레칭을 기본으로 발레 연습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언제나 잔근육을 만들기 위한 운동을 한다. 발레리나를 들어올려야 하는 발레리노들의 운동은 강도가 더 세다. 상체를 비롯한 전신의 힘이 좋아야 하기 때문에 웨이트트레이닝도 꾸준히 하면서 잔근육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면서 운동을 한다고 한다.
아는 만큼 보이니 보이는 만큼 ‘보는 발레’도 재미있어졌다.
발레 무용수들의 사진을 보거나 발레 작품을 볼 때마다 무용수들의 근육의 움직임과 동작을 유지하고 있는 근력에 집중해서 감상하게 되었고 발레만이 가지고 있는 그 특유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어 발레가 더 재미있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