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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에서 만난 소울메이트

<예브게니 오네긴>의 타티아나

by 아트 서연
현재 읽고 있는 책


원래는 <마농레스코>의 마농과 <예브게니 오네긴>의 타티아나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MBTI 이론의 시각에서 글을 쓰려고 했었다. 그러나 소설에서 만났던 마농은 발레작품 속의 마농과 달리 전혀 매력적이지가 않았고 오히려 완전히 빌런 캐릭터였다. 이건 MBTI가 문제가 아니라 캐릭터 자체가 워낙에 악녀여서 차라리 안쓰는 게 더 낫겠다는 결론을 내려버렸다.


이제와서 초간단하게 쓰자면,

마농과 타티아나는 전혀 다른 캐릭터이지만 의외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금사빠". 그러나 전형적인 속물인 마농은 금세 사랑에 빠지는 이유가 다 있다. "신분이 높아서.", "돈이 많으니까.", "나한테 값비싼 보석도 주고 옷도 사줬으니까." 등등 세속적인 이유들로 금사빠가 된다. 물론 미농이 데 그리외를 아주 모르는 척하지 않는다. 마농은 언제나 데 그리외가 마상 입을까봐 나름 신경을 썼다. 결국엔 마농은 언제나 상처를 주고, 데 그리외가 마상을 입어서 그렇지...


하지만 타티아나같은 캐릭터가 금사빠가 되는 이유는 딱 하나이다. "그 사람 자체가 좋아져서이다." 그런 타티아나에게 오네긴은 결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


오페라와 발레작품 속에서 타티아나를 만날 때마다 '왠지 나랑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이 책을 구입한 이유가 처음에는 푸슈킨의 작품을 읽어야겠다는 마음보다는 타티아나가 알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너무 일찍 알아버리는 게 아까워서 미루고 미루다가 얼마전에서야 꺼내놓고 아껴가며 읽고 있다.


내 짐작은 맞았다. 지금까지 문학작품에서 만난 인물들 중에서 거의 나와 비슷한 캐릭터이다. 어떤 부분에서는 거울을 보는 듯 했다.


MBTI 와 애니어그램 이론을 접목시켜가며 이 책을 읽고 있는데, 주인공 오네긴은 결코 좋게 봐줄 수가 없다. 심리학 이론을 몰라도 오네긴은 그 자체만으로도 하남자이다.


이런 오네긴이 멋있어보이는 순간은 오페라나 발레작품에서 만날 때이다. 정확히는 오네긴 역을 맡은 바리톤이나 발레리노가 멋있을 때 나쁜 남자 오네긴이 멋있어 보인다.

드미트리 호보로브스키만큼 매력적으로 오네긴 역을 맡은 바리톤은 앞으로도 거의 앖을 거 같다.
로베르토 볼레처럼 잘생긴 발레리노가 오네긴 역을 맡으면 오네긴을 마냥 미워할 수가 없다.


https://youtu.be/FooUoi0jo3U?si=zB4U7lObeCjoAAT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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