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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안무가의 '브로드웨이 뮤지컬'

크리스토퍼 휠든의 <파리의 미국인>

by 아트 서연

<파리의 미국인> 줄거리

영화팬들 특히 고전영화 덕후들에게 너무나도 유명한 뮤지컬 영화 <파리의 미국인>. 당대의 스타 진켈리가 제 2차 대전 참전 용사이자 파리에 정착한 화가 지망생 '제리 멀리간'으로 나온다. 제리가 파리에 정착을 잘 하도록 도와준 피아니스트 '아담'과 가수 '앙리'는 그의 좋은 친구들이다. 그리고 제리의 그림에 호감을 보내며 그의 후원자를 자처한 부유한 미국인 상속녀 '마일로'는 그를 저녁식사에 초대하거나 그의 미술 전시회를 후원하려고 한다.


그러나 제리는 향수가게 점원으로 일하는 리세가 앙리의 연인인줄도 모른채 그녀에게 푹 빠진다. 제리는 리세에게 곧 연인(앙리)과 결혼을 하고 미국으로 떠날 거라는 말을 듣고 크게 상심에 빠진다. 제리는 계속해서 리세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고 리세는 만남을 거부한다. 가령 제리와 늦은 저녁 식사는 하지만 공공장소에서 만나는 것은 거절하고, 센 강둑에서 춤을 추다가도 이내 앙리를 만나러 가버린다.


한편 마일로는 제리에게 화실을 빌려주면서 작품 전시회를 열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노력을 기울인다. 한편 제리는 리세에게 끊임없이 구애를 한 결과 리세를 자신의 아파트에 데리고 오는 데에 성공한다. 제리의 친구 아담은 제리와 앙리가 사랑하는 여자가 동일인물임을 눈치챈다. 앙리와 제리가 서로에게 사랑하는 여인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만 그들 역시 그 여인이 리세임을 깨닫지 못한다.


리세가 결혼하기 전 리세와 제리는 서로에 대한 사랑을 고백한다. 제리는 마일로에게 리세를 사랑하고 있음을 고백한다. 미술전공 학생들의 가면 무도회에서 제리와 리세가 작별인사 하는 것을 앙리가 엿듣고 진실을 알게 된다. 앙리와 리세가 차를 타고 떠나자 제리는 파리를 배경으로 리세와 함께 조지 거슈인의 음악 '파리의 미국인' 음악을 타고 낭만적인 춤을 추는 상상에 빠진다. 바로 그때 자동차 경적소리가 울리고 그의 상상은 깨진다. 앙리는 리세를 제리에게 보낸다. 제리와 리세가 서로 포옹을 하는 데에서 조지 거슈인의 음악과 함께 영화는 끝을 맺는다.


1951년 뮤지컬 영화 <파리의 미국인>

https://youtu.be/mM-K2xVFyk0?si=OKTETeUe5feyxa8u




나는 이 영화에 관한 소문만 들었을 뿐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러다가 작년에 로열오페라 하우스 홈페이지(ROH)에서 크리스토퍼 휠든의 <파리의 미국인>을 스트리밍으로 감상할 수 있다고 광고하는 것을 보고 휠든이 안무했던 브로드웨이 뮤지컬 <파리의 미국인>을 보게 되었다. 휠든이 미국에서 발레 안무가로 활동했을 당시에 브로드웨이에서 안무를 해달라고 의뢰했다고 한다. (1951년 영화에서는 진 켈리가 안무) 이 뮤지컬로 휠든은 토니상을 받았다.


휠든이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토니상을 다시 한 번 더 받았다. 바로 마이클 잭슨을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 <MJ the Musical>이라는 작품인데, 미국에서 엄청 유명한 뮤지컬이라고 한다. 휠든이 미국에서 정말 대활약을 했네.


휠든은 상복도 많다. 이미 토니상을 두 번 수상하기 전에 발레 안무가로서도 굵직한 상을 여러 번 받았다.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의 안무 의뢰로 만들었던 발레 <신데렐라>로 발레계의 아카데미상에 해당하는 브누아 드 라 당스를 수상했고, 로열발레단을 위해 안무했던 <겨울 이야기>로 이 상을 한 번 더 수상한 바가 있다.

이미지 출처 : 위키피디아 백과



ROH 홈페이지에서 이 뮤지컬을 봤던 날 영상만으로도 경이로움이 느껴졌다. 마법같은 장면전환을 영상을 통해 눈앞에서 보고도 믿겨지지 않을만큼 너무나도 환상적이었다. 그때의 환상적인 기억을 오늘에까지 간직하고 있던 나는 다시 휠든의 <파리의 미국인>을 보려고 ROH 홈페이지에서 검색을 했더니 그 사이에 영상을 내렸다. 저기요, 돈 내고 보라고 회원가입을 시켰으면(?) 이런 거 내리면 안 되지요. 이런 건 열일하지 말라구요!

그 때 감상한 후 그 날의 느낌을 곧바로 글로 쓸 껄...

https://youtu.be/CYmiq3UlUco?si=QOHDk43yO3OUcron



휠든의 <파리의 미국인>에 실제 발레 무용수들이 출연했다. 당시 뉴욕 시티 발레단의 수석무용수 로버트 페어차일드가 제리 멀리간 역, 로열발레단의 단원 린네 코프가 리세 역을 맡아 브로드웨이에 출연했다.

https://youtu.be/CZG8jnzRC3k?si=nAUCeusdr77kWTQy




<파리의 미국인> 영화음악은 작곡가 조지 거슈윈이 담당했다. 영화 제작에 엄청 공을 들다는 뜻이다. 그런데 영상물을 감상하다가 "어?"하고 놀란 부분이 있었다. 바로 이 노래이다.

https://youtu.be/wsLMi5gtHFo?si=Q9AsSdRf3dH-8Qqz

조지 거슈인 작곡, <파리의 미국인> 중에서 S' Wonderful


https://youtu.be/PVkQ46jck2Q?si=cZ7kTwKg7pjQo86Y

오드리 헵번의 영화 <퍼니 페이스>에서 헵번과 아스테어의 이중창 S' Wonderful.



헵번 덕후인 나는 금방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퍼니 페이스>의 작곡가가 누구인지 검색에 들어갔다. 그랬더니 작곡가가 조지 거슈윈이라고 나왔다. 그러니까 조지 거슈윈도 바흐, 모차르트, 로시니처럼 자기 복제를 하셨네. ㅋㅋㅋㅋㅋㅋ 그 동안에는 <퍼니 페이스>를 오로지 헵번을 돋보이게 하려고 만든 영화로만 생각을 했었는데, 작곡가가 누구인지 알고 나서야 감독이 나름 이 영화에 공을 들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조지 거슈윈의 음악들은 당시에 재즈 연주가들이 연주했지만 점차 클래식 연주자들이 연주하게 되었다. 그게 거슈윈의 바람이기도 했다. 지금은 거슈윈의 음악은 클래식 음악의 레퍼토리에 속한다.

사실 애드리브가 매우 중요한 재즈 음악은 악보가 없다. 연주하는 동시에 사라지는 재즈음악의 특성상 즉흥적으로 애드리브를 잘할수록 재능있는 아티스트이다. 그래서 자신의 음악을 악보로 기보한 거슈윈의 음악은 재즈가 아니다. 한마디로 재즈같은 리듬이 섞인 클래식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재즈와 클래식을 융합해 미국음악을 알린 작곡가 조지 거슈윈


조지 거슈윈의 <피아노 협주곡 F>를 유자 왕의 연주로 담아왔다.

이렇게 역동적인 음악은 확실히 유자 왕이 잘 친다.

https://youtu.be/MDxKtkkbE7w?si=bEwcfekY-WzeXZG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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