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꿈꾸던 로망을 배우기 시작한 뒤 불과 며칠만에 환상이 깨졌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꿈꾸었던 로망을 신는 순간 그동안에 그토록 갈망해왔음에도 콩깍지가 벗겨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토슈즈는 내게 날개 달린 천상의 슈즈이고, 나풀거리는 발레리나의 이미지는 로망이다. 발레에 대한 맹목적인 짝사랑인데, 이런 짝사랑은 정말 행복해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춤추는 것에 재능이 없는 나는 언제나 상상 속의 공간에서 천상의 날개짓을 하고 요정처럼 날아다니며 보이지 않는 누군가와 파드되를 추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