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에 적은 것처럼 나는 30대 초반 직장인이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월, 수, 목' 중 하루는 기필코 뭔가 못생기거나 피곤해 보이는 날이 있다.
이렇게 말하면 누군가는 '그날만??' 하며 놀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진짜인걸..
왜냐하면 이상하게 회사를 가지 않는 날은
세수를 그다지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닌데 피부가 더욱
생기 있고 화사해 보이는 것 같다고나 할까?
갑자기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 시기가 되니
작년, 그 작년, 그냥 매년 하는 반복된 고민이 도돌이표처럼 되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젠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얼마나 투자를 하고 관리를 해야 하는 거야?'
오늘의 점심 대화 주제가 이거였다.
아니 요 근래 만나는 사람들과 하는 주제인 것 같다.
'이너뷰티, 나의 추구미, 어울리는 스타일,
피부, 머릿결 등...'
매 계절마다 어찌 이리 나는 똑같은 고민을 하는 건지
열정이라면 열정이지만 한편으론 참 고민을 만들어내는 것 같기도 하다.
옷장에 옷이 없는 것도 아닌데 늘 입을 옷이 없는 것 같아
'그래. 이제는 클래식한 유행 타지 않는 것들로 구매해서 오래 입자.'를 아주 다짐하며
그래서 요즘 스타일이 어떤 거지? 드뮤어? 꾸안꾸? 톤온톤?을 찾아보며
나의 장바구니는 한 없이 특정되지 않는 스타일의 것들로 혼잡하게 쌓여갔다.. (추구미가 뭐였는지도 까먹으며)
화장을 많이 하지 않기 때문에 포인트로 립스틱은 포기 못하지를 합리화하며
지금 내 파우치에 있는 립스틱들이 절반 이상 남았음에도
새로 나온 립스틱 등을 구경하며 '하늘아래 같은 핑크, 코랄은 없다'를 말하며
굳이 굳이 숨겨둔 구매욕을 불러내곤 한다..
그러다 회사 화장실에서 양치하다 마주한 칙칙한 얼굴에서
'노화가 시작되는 게 이런 건가?
오늘따라 기미도 오른 것 같고..?'에 꽂혀
피부과 홈페이지, 화장품 후기 등을 찾아보며
인터넷 서핑의 최고수가 되어있다..
(이 정도 서핑 실력이면 양양도 부족하지..!)
살아가며 안 그래도 이런저런 고민걱정이 많은데
'커리어 우먼'을 꿈꾸는 나만의 무의식적 힘인 걸까?
쉬지 않고 만들어내는 고민을 통해 커리어우먼의 바쁜 느낌을 흉내 내고 있다.(후아~)
그러다 문득 ,
'꾸미지 않아도 충분히 이쁘다'를 느끼는 순간이 있다.
교복 입은 학생들의 그저 밝은 모습,
아직 사회에 때 묻지 않은 사람들,
회사 내 어린이집 아이들을 보며 말이다.
'그래. 아름다운 건 때에 맞는 자연스러움이라,
이건 어떤 시술 등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구나.'
이렇게 나의 반복된 고민 등을 끄적였지만
사실 뭐가 진짜인지 알고 있다.
외면의 아름다움 무시할 수 없다.
(큰 스님들도 말씀하셨다. 단정한 모습도 보시라고..)
그러나, 외면이 아무리 아름답게 꾸민다 한들
그 사람의 말과 행동, 나아가 내면이 그렇지 못하면
꾸며진 것들은 와장창 깨질 뿐이다.
지속되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는
우아한 옷 등의 어떤 스타일 보다
어떤 절제된 행동과 말 등의
아우라에서 비롯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럼에도 나의 마음은 순간의 현혹이라는
줄타기 속에 여전히 왔다 갔다 중이다.
'맞아. 진짜 아름다움은 내가 뭘 입던
나 자신 그 자체로 빛나는 게 중요한 거지!'
vs
'그래도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내면과 외면 동시에 갖추면 되는 거 아냐?
그리고 난 지금 가을 옷, 피부관리에 꽂혀버렸고
이 나이라 해볼 수 있는 거잖아'
정답은 없다.. 그저 선택일 뿐이다.
그래서 일단의 나의 선택은,
잠자기 전 매일 아이쇼핑하던 장바구니 속 그득한
'가을 니트'를 이번 주 안에 '구매확정' 지으며
나열된 고민 중 하나와 작별하기!
이 글을 쓰다 보니 문득 이 문구가 떠오르네요.
'여자라서 행복해요~ (아니 햄 볶아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