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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바라기 Nov 01. 2023

위기가 곧 기회

새로운 시작

  누군가 글을 쓰는 진짜 이유를 물었다. 처음엔 너무나 힘들었던 그 순간들을 견디며 나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수단으로 브런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지금은 흘러가 버리는 시간을 좋은 글로 남기고 그것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위로와 힘을 주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 생겼다.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다가 탈락했다는 글도 봤지만 난 제법 쉽게 시작했다.

  '어, 생각보다 쉽네? 괜히 긴장했었잖아.' 승인 알림을 받고 처음으로 했던 생각이었다.

  하지만 쓸수록 어려웠다. 점점 뭘 써야할지 막막했다.


  브런치 안에서 글쓰기 관련 글들을 찾아 보다가 정동영 작가의 '너도 작가가 될 수 있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작가가 책 안에서 추천한 글쓰기 관련 도서를 도서관에서 찾던 중, 우연히 눈에 익은 책 한 권을 발견했다. 책을 꺼내 작가 이름을 보니 대학 때 친구였다. 몇 년전부터 독서와 글쓰기를 열심히 하면서 책도 내고 강의도 많이 다닌다는 이야기를 전했던 기억이 났다. 첫 번째으로 발간했던 '독서 콘서트'라는 책은 바로 구입해서 읽었는데, 이 책은 읽어보겠다고 약속만 하고 잊어버려 이제라도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집어 들었다. 너무나 평범하기만 했던 친구를 작가로 만나는 기분이 묘했다.  '평범한 일상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라는 책은 그렇게 읽게 되었다.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않은가?"


  책 서두에 익숙한 명언이 적혀 있었다. 공자도 처음부터 세상 이치를 깨달은 게 아니라 부단히 탐구하고 노력하고 배우기를 힘쓴 사람이었다는 설명이었다. 너무 공감이 되었다. 지금 나는 배움의 즐거움을 경험하고 있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해야만 하는 일도 아니지만 스스로 글을 쓰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도시락까지 싸서 도서관에 와 책들을 쌓아 놓고 읽어가며 메모하고 있다. 하나씩 깨닫고 알아갈 때 표현할 수 없는 희열을 느낀다. 공자가 말한 기쁨이 이와 같은 것이 아닐까 싶다.


  작가인 친구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아닌 책을 읽다가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으면 잠시 책읽기를 멈추고 자기 생각을 기록해 보는 것으로 글쓰기를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독서-기록-글쓰기(사색)의 과정으로 표현했다. 글쓰기를 시작하긴 했지만, 개인적인 이야기를 넘어 어떤 소재로 글을 쓰면 좋을지 막막하던 차에 이 문구를 읽고 '유레카'를 외쳤다. 책읽기도, 글쓰기도 좋아하기 때문에 둘을 엮는 것은 가슴 설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독서하며 기록하기 시작하니 하고 싶은 말들이 많아졌다. 꺼내고 싶은 일상들이 생각났다. 그 일상이 삶의 깨달음으로 다가왔다. 반성도 하고 꿈도 꾸었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떠오른다.

  지금 쉬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을 시작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출근하고 있다면 엄두도 못 냈을 일이다.

  전화위복(轉禍爲福), 재앙이 바뀌어 오히려 복이 된다는 말처럼 고통스러웠던 이 시간들이 새롭게 성장하는 시간으로 변화되길 바래본다.


 오랜만에 친구에게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안부라도 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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