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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바라기 Nov 08. 2023

인문고전 독서의 세계로 첨벙!

<리딩으로 리드하라> 찐 찐 리뷰

인문학 책을 읽으며 왈칵 두 번 눈물이 쏟아졌고, 여러번 가슴이 울렁거리는 경험이 새롭다. '감동'이라고 말로 표현하기이도 부족하다. 에버 노트에 적고 적고, 또 적었다. 


먼저, 작가의 인문 고전 독서에 대해 진심인 것이 절절히 느껴졌다. 얼마나 인문 고전이 대단한지, 고전을 통해 천재가 되고, 또 다시 고전을 남긴 동서양을 막론한 많은 천재들을 소개해줬다. 당장 읽어야할 것 같고,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책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천재들이 독서를 하며 느낀 고뇌와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두려운 마음도 생긴다.


작가가 말하는 천재가 되기 위해 인문 고전 독서를 하는 방법, 첫번째는 사랑이었다.

세종대왕의 독서법 백독백습, 100번 읽고 100번 필사하는 방법을 설명하며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세종대왕이 천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백성을 애타게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세종이 인문고전 연구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집현전 학사들을 모아놓고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내 유일한 소망은 백성들이 원망하는 일과 억울한 일에서 벗어나는 것이요, 농사 짓는 마을에서 근심하면서 탄식하는 일이 영원히 그치는 것이요, 그로 인해 백성들이 살아가는 기쁨을 누리고자 하는 것이다. 너희들은 내 지극한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내가 에버 노트에 메모한 내용을 옮겨본다.



  세종대왕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에 순간 울컥했다. 소설도 아닌, 인문학책을 읽다가 눈물이 나는 이 상황은 뭘까? 이지성 작가의 표현처럼, 천재들의 마음에 가닿으려는 걸까?  나라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최고가 되지 못하면 백성들에게 최고의 정치를 베풀 수 없다는 사실을 안 세종,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에 그를 이렇게 이끌었다는 사실에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아이들을 사랑한다 말하면서 최고의 교사가 될 생각도 없이 그저 하루하루 연명하려했던 내가 그 마음에 가닿을 수 있을까? 시작도 해보기 전에 한껏 위축된 나를 발견한다.



두번째, 세번째는 평범한 사람들이 인문 고전을 읽고 한번에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렵다. 여러 번 읽어도 깨닫는 게 쉽지 않다. 많은 위인들이 그랬다. 우리는 책장을 뚫어버릴 듯이 무서운 기세로 덤벼들어 파고 들라는 것과 한계를 느낀 사람들이 워낙 많았으니 너무 좌절하지 말라는 것이다.


네번째는 위편삼절, 책이 닳도록 일고 또 읽으라며 반복 독서를 강조했다.

공자는 주역의 이치를 깨치기 위해 죽간을 묶은 가죽끈이 세번이나 떨어졌다는 일화가 있고, 세종은 <구소수간>을 1,100번 반복해서 읽었다고 한다. 영조는 소학을 백 번 넘게 읽었고, 우암 송시열은 <맹자>를 1,000번 넘게 읽었다고 한다. 서양의 천재 설교가 찰스 스펄전도 <천로역정>을 100번 이상 읽었고, 천재 작곡가 바그너는 1,000페이지가 넘는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평생 반복해서 읽었다고 한다.


다섯째, 연애편지를 쓰듯 필사하라고 했다.

필사의 방법에는 1) 처음부터 끝까지 한글자도 남김없이 그대로 베껴 쓰는 방법, 2) 자신이 읽은 부분 중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만 필사하는 방법이 있다. 자신이 읽은 부분 중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만 필사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표시하거나 밑줄을 그으면서 책 한 권을 다 읽은 뒤 옮겨 적는 것, 중요한 부분을 발견 즉시 옮겨 적는 것, 초서 이렇게 세 가지인데, 초서란 중요한 부분을 뽑아서 옮겨 적은 뒤 이를 주제별로 분류, 편집해서 책을 만드는 것으로 조선의 천재들이 취한 기본적인 인문고전 독서법이었다고 한다.

작가가 말하는 진정한 필사란, 종이 위에 베껴 쓰는 것이 아니라 영혼 속에 새겨넣는 것이라고 했다.


여섯째와 일곱째에서는, 반복 독서와 필사 후에는 치열하게 '사색'하여 결국 '깨달음'이 있는 독서를 해야 한다고 했다. 깨달음이 있는 독서란, 책을 쓴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의 정신과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작가 본인도 '통독-정독-필사'는 열심히 했지만, '사색'의 세계에 발을 제대로 들여놓은 적은 없다고 고백한다. '반복 독서-필사'만으로는 두뇌의 변화를 경험할 수 없다고 하며, 중병에 걸릴 정도의 치열한 사색 끝에 찾아오는 황홀한 기쁨과 위대한 깨달음을 얻을 때 천재의 두뇌로 바뀐다고 했다. 


천재들의 깨달음이 '달'이라면, 이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대해 쓴 것이 바로 이 책이라고 비유하면서,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 얼마나 어려운 일이지를 설득력있게 설명한다. 


후반부에 소개 된 호남 최고 명문가 장흥 고씨 가문의 역사적 이야기율곡 이이의 <자경문>은 나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 

담담한 필체로 써 내려간 장흥 고씨 가문의 제봉 고경명과 그 후손들의 역사를 읽으며 잔잔한 감동 속에 있던 머물러 있다가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무엇이 내 마음을 움직였을까? 먼저는 대대손손 위태로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것에 대한 경외감이었고, 둘째는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희생과 정의감의 원천인 고전 독서교육의 힘이 위대해 보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스무살의 율곡 이이가 자신을 경계하기 위해 쓴 <자경문>의 일부를 소개하며 '리딩으로 리드하라' 찐 후기를 마치려고 한다. 공부는 죽은 뒤에나 끝나는 것이니 서두르지도 말고 늦추지도 않으면서 <성학 집요>를 시작으로 인문 고전 독서에 도전해보려고 한다.

-뜻을 크게 갖고서 성인의 삶을 따른다.
-마음이 안정된 사람은 말이 적으니, 말을 적게 한다.
-마음이란 살아있는 것이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는 정신을 한데 모으고 담담하게 그 어지러움을 살핀다. 그렇게 마음공부를 계속하다보면 마음이 고요하게 안정되는 순간이 반드시 올 것이다.
-홀로 있을 때 헛된 마음을 품지 않는다. 모든 악은 홀로 있을 때 삼가지 않음에서 비록되니, 마음속에서 올바르지 않은 생각이 일어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경계한다.
-앉아서 글만 읽는 것은 쓸데없다. 독서는 일을 잘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일이 없으면 그만이겠지만, 일이 있을 땐 옳고 그름을 분간해서 합당하게 처리한 뒤 글을 읽는다.
-부귀영화를 바라지 않는다. 일을 할 때 대충 편하게 하려는 마음을 갖지 않는다.
-해야 할 일은 모든 정성을 다하고, 하지 않아야 할 일은 마음 속에서부터 끊는다.
-불의한 일을 단 한번, 무고한 사람을 단 한 명 죽여서 천하를 얻을 수 있다 하더라도 결코 그렇게 하지 않는다.
-누가 나에게 악을 행하면 나 자신을 깊이 반성하고 돌아본 뒤 그를 감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가족들이 착하고 아름답게 변화하지 않는 것은 내 성의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니, 나 자신을 돌아본다.
-몸에 질병이 있거나 밤에 잠자리에 드는 경우가 아니면 눕지 않는다. 비스듬히 기대지도 않는다.
-공부는 죽은 뒤에야 끝나는 것이니 서두르지도 늦추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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