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 책 리뷰하기
명쾌한 글을 쓰고 싶어서 잡은 책이 송숙희 작가의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이었다. 'sns부터 보고서까지 이 공식 하나면 끝'이라는 표지 문구가 내 시선을 잡아끌었다.
이 책은 하버드생들이 4년 내내 가장 집중적으로 받는 교육이 바로 글쓰기 교육이라는 사실을 다양한 사례와 함께 제시한다. 하버드생들이 쌓은 글쓰기 실력이 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데 가장 크게 작용한다는 논리와 함께 실제 하버드생들의 생생한 증언들도 담겨 있다.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가는 공식은 '오레오맵'이다.
송숙희 작가는 책 서두에 스파크스 박사의 '힘 있는 글쓰기' 4단계를 제시하며 논리적 사고에 기반을 둔 논리적 글쓰기를 위한 방법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핵심을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서 짜임새 있게 메시지를 구성하고, 쓸거리를 논리 정연하게 표현하는 것이 필요해 개발한 방법이 '오레오맵 4단계'였다. 오레오맵의 단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1. Opinion (의견)-Reason (이유)- Example(사례)-Opinion/Offer(의견 강조 및 제안)에 해당하는 내용을 각각 한 줄씩 쓴다.
2. 각 한 줄을 핵심 주제로 두고 세부 내용을 보태 단락으로 만든다.
3. 각각 논리적으로 완결된 네 개의 단락을 연결하면 글 한 편이 완성된다.
작가는 오레오맵 4단계를 한 문장으로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4단계를 모두 완성하고 나면,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도입 부분을 한 단락 추가해서 총 5개의 단락으로 글을 구성하라고 조언한다.
가장 첫 단계와 마지막 단계에 자신의 의견을 한 줄로 작성하는 작업은 주제에서 절대 벗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과정이다. 작가는 '글쓰기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독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고 말한다. 내가 쓴 글을 읽고, 독자가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반응을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유와 근거, 사례, 구체적인 방법까지 조목조목 증명하면서 논리적으로 설득해 나가라고 조언한다.
요즘 읽고 있는 '유시민 글쓰기 특강'에서도 같은 말을 하고 있다. 유시민 역시 '영업 기밀'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해라, 주장은 반드시 논증하라'라고 알려준다. 이 정도면 글을 잘 쓰기 위해 상당히 중요한 사항인 것을 알 수 있다.
송숙희 작가는 책 전반에 걸쳐 오레오맵에 대해 단계별로 구체적인 예시와 함께 설명한다. 책의 후반부에는 단순히 논리적 글쓰기를 넘어 에세이 쓰는 방법도 제시한다. 오레오맵으로 글을 더 잘 쓰기 위해 텍스트를 넘어서 전방위적으로 새로운 자료들을 많이 수집해 그것을 내 식으로 바꿔쓰라고도 조언한다. 에세이 한 편은 400~600 단어 정도, 1500자 이내, 5 문단으로 쓰면 독자들이 3분 안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팁도 준다. 이런 팁은 나에게 매우 유용한 정보였다. 브런치를 시작하며 글을 잘 쓰는 방법도 물론 궁금했지만, 내가 어느 정도의 분량으로 쓰는 게 좋을지 감이 잡히지 않아 막막했었기 때문이다. 이젠 글을 쓰고 나면 한글 파일에 복사해 붙여보고 몇 자 정도의 분량인지 문서 정보를 확인한다.
작가는 책 말미에 매일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한다. 아무리 방법을 알고 있어도 쓰지 않으면 소용없다면서 9개월을 쓰면 책 한 권 분량을 쓰는 것이라고 독려한다. 유시민 작가도 똑같은 말을 한다. 글을 잘 쓰려면 딱 두 가지,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만 기억하라고 했다. '글쓰기 근육'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일단 많이 써야 한다고 설득한다. 유시민 작가의 글 위에 송숙희 작가의 조언이 오버랩되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글쓰기 관련 책을 읽지 않은 건 아니었는데, 이 책을 통해 명료하게 글을 쓰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되었다. 오레오맵이라는 글쓰기 방법으로 책을 끌어가다 보니 반복된다는 느낌을 받은 부분도 적지 않았지만, 처음 글쓰기를 배우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반복하며 글쓰기 방법을 익힐 수 있어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