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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바라기 Dec 01. 2023

글은 무엇으로 쓰는가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책 리뷰

  글쓰기를 배우기 위해 선택한 네 번째 책은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이었다. 자신의 이름을 내 건 글쓰기 특강은 명쾌하다. 군더더기가 없는 깔끔한 문장만큼이나 내용도 시원하다.

  유시민 작가는 글쓰기 비법을 서두에 공개해 버린다. 양파 껍질처럼 하나씩 까면서 알려주는 게 아니라 반 쪼개서 속을 훤히 보여 주고 시작하는 기분이었다.


  유시민 작가의 글쓰기 원칙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첫째, 취향 고백과 주장을 구별한다.  

  작가는 개인의 취향을 두고 논쟁하지 말라고 했다.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 주제로 글을 쓰라고 한다.

  둘째, 주장은 반드시 논증한다.

  첫 번째 원칙과 맞물리면서 작가가 내세우는 주장에는 반드시 논리적인 근거가 있어야 독자를 설득할 수 있다고 했다. 논증할 때 정확한 사실과 중요한 정보를 글에서 분명히 표현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셋째,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한다.

  한 가지 주제를 향해 글을 써 가면서 샛길로 빠지지 말라고, 관련 없는 이야기를 끌어들이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을 쓴 손숙희 작가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했다.

  넷째, 주제와 정보, 논리를 적절한 어휘와 문장으로 표현한다.

  여기서 적절한 어휘와 문장을 따로 배워서 얻어지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좋은 책을 여러 번 읽다 보면 책 속에 담긴 다양한 어휘와 좋은 문장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유 작가는 박경리의 <토지>를 강력 추천하면서 이렇게 표현했다.


"누구나 원하는 만큼 꺼내 써도 되는, 아무리 퍼내도 마르지 않는 보물 창고, 내게 <토지>는 그런 책이다."

  <토지>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문장이다. 유 작가는 <토지> 외에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과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두 책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며 한 두 번이 아니라 열 번 정도 읽어보라고 했다. 그렇게 읽어야 책 속의 좋은 어휘과 문장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 책들 외에도 30권 이상 추천 도서 목록을 간단한 책 소개와 함께 제시했다. 번역본은 유 작가의 관점에서 번역이 잘 된 책을 선별해서 출판사까지 적어두었다.


  유 작가는 말한다.

"쓰지 않으면 잘 쓸 수 없다. 많이 쓸수록 더 잘 쓰게 된다."


  글쓰기 근육을 키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자신은 타고난 글쟁이가 아니라 혹독한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 글쟁이라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글에 대한 혹평이나 악플을 겁내지 말고, 글을 쓰면 반드시 남에게 보여주고 평가를 받아야 글을 더 잘 쓸 수 있다고 했다.


  작가는 책의 후반부에서 독자에게 왜 글을 쓰고 싶어 하는지 묻는다. 단순히 스킬만 배워서는 절대 좋은 글을 쓸 수 없다고 말한다. 글은 글쓴이의 내면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읽는 사람이 글쓴이의 마음과 생각을 공감할 수 있도록 내면을 잘 가꾸는 작업이 더욱 중요함을 강조했다.

'글은 손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삶 전체로 쓰는 것이다'라는 문장이 뇌리에 박혔다.


  '유시민 작가의 글쓰기 특강'은 이해하기 쉬운 어휘와 명료한 문장으로 써서 쉽게 읽히지만, 쉽게 잊히지 않는 책이다. 이젠  단순히 글쓰기 스킬을 배우는 걸 멈추고, 좋은 책을 찾아 많이 읽으며 내면을 다듬어 가려고 한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박경리의 <토지>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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