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은 재미 없는 것을 못 견뎌한다. 학교에서 수업과 관련한 영화를 보여주는데 요즘 아이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휴식 없이 보는 걸 힘들어 한다. 아무리 재미있는 영화도 40분 보다가 쉬는 시간 갖고 이어서 보자는 얘기에 유튜브의 영향이 크다는 생각을 했었다. 공부시간에도 조금만 어렵거나 지루하다고 느끼면 못 견뎌한다. 참고 기다리는 걸 힘들어 한다. '꿀잼'인 것만 찾는다. 하지만 뭔가를 배우고 익히는데 어떻게 마냥 재미있는 것만 할 수 있을까? 우리 집 아들도 인생의 목표가 '재미'라고 하니 말 다했다.
3,40대 성인들에게 '가속노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뉴스를 봤다. 노화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빨리 진행되는 현상을 '가속노화'라고 한다. 10-20대가 성인이 되면 지금보다 더 노화과정이 가속화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보는 유튜브 숏츠 영상이나 인스타 중독 같은 것들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를 통해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짧은 영상도 가속 노화를 부추긴다고 한다.
우리가 걱정하는 가속노화를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노잼'을 즐길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것만 찾아가는 것은 마약을 찾는 심리와 비슷하다고 한다. 마약을 하면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는 쾌감과 환상적인 흥분을 경험하는데, 일상 생활 어디서도 그 감정을 찾지 못해 다시 마약을 하게 된다고 한다. 사람들은 더 재미있고 더 자극적인 걸 찾게 마련이다. '꿀잼'만 찾는 요즘 사회적 문화가 더 부추기고 있다.
가속 노화에 대해 말한 정원희 교수는 휴가 때 쉬고 운동하고 독서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보통 사람들이 휴가가 되면 더 신나고 즐거운 일을 찾아 떠나는 것과는 반대되는 모습이다. 단순히 노화 속도를 늦추는 것을 넘어 우리 삶의 속도를 조금 늦추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닐까 싶다.
패스트 푸드보다 슬로우 푸드가 건강에 좋은 것처럼 더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것만 추구하지 말고 재미가 없더라도 의미있는 것을 찾는 사회적 문화가 만들어지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