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 34

올 한해를 돌아보며

by 매글이

12월 말. 올 한해를 돌아보자.


크고 작은 감사한 일들이 많았다.


근무환경이 바뀌는 것부터 시간을 조정하기까지. 많이 눈치보고, 망설이고, 고민했던 시간들이 있었지만 결국, 내게 중요한 우선순위에 따라 결정할 수 있어 감사하다.


남편의 휴직도 마찬가지. 건강을 우선으로 생각하여 결정을 내릴 수 있어 감사하다. 건강해야 일도 하고, 돈도 버는 것이니까.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에 잘 적응할수 있을까 걱정했던 시간도 있지만, 모두 기우였다. 생각보다 어렵지않게 잘 적응했던 나와 남편, 아이들 모두에게 감사하다.


연말이 되고,뒤를 돌아보니 모든 것들이 자기 자리를 찾아가 퍼즐이 하나씩 맞춰지는 느낌이 든다.


어수선하고, 마음을 졸이고, 고민했던 시간들까지 포함하여 다이나믹한 이야기 퍼즐이 완성된 듯하다.


돌아보면 그저 감사할 일 뿐이다.



인생의 의미를 너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는 늘 의미와 쓸모를 외부에서 찾았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좋은 영향을 미치고, 칭찬과 인정을 받는 데에서 나의 가치가 증명된다 생각했고, 부단히도 애썼다.


우리 모두는 쓸모를 다하려고 태어난 게 아니라는 장자의 말 한마디가 오늘 아침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어떻게 쓰임받을 것인가로 안달했던 지난날이 살짝 후회스럽기도 하지만, 그런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거겠지.


의미없는 시간들은 하나도 없었다. 모두 내가 되기위해 필요했던 순간들이다.


나답게 산다는 건 무엇일까.내가 옭아맨 여러 족쇄들에서 자유로워지는 과정이 나답게 사는 거라 생각한다.


좋아하는 것을 찾고, 즐겁게 사는 것도 중요하고, 마음의 제약들에서 자유로워지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나는 그렇게 살고있는가? 묻는다면, 아직 멀었지만, 예전보다는 나답게 살고있다.


여전히 상대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칭찬받고 인정받는 게 좋지만, 그 좋은 기분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만족스러운 하루를 스스로 그려나갈 수 있고,그렇지 않은 하루에서도 감사와 만족을 찾을 수 있는 내가 되었다.


기록하는 매일의 루틴 덕분이다. 감사하다.


스스로에게 집중하고, 만족하는 하루를 기록하는 과정에서 상대에게도 자연스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깨닫는 한 해였다.


착하게 사는 것이 선이 아니라, 나답게 사는 것이 개인에게도 사회에도 선이라는 걸 느끼게되니, 감사한 날들이다.


내년에도 지금처럼 편안한 날들이 이어질거라 믿는다.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흔들리지 않을 수는 없지만, 흔들리다가도 다시 평온한 상태로 돌아올 수 있으면 괜찮다.


그렇게 나다운 모습에 한발씩 가까워지는 거다.


나의 매일의 루틴이 틀을 잡고 안정적이 되니, 문득문득 욕심이 올라올 때가 있다. 좀 더 많은 이들을 향해 무언가 더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은 욕심. 좀 더 들어가보자면, 그걸 통해 인정받고, 칭찬받고 싶은 마음이 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물론, 그 자체는 좋은 거다. 그로인해 내 마음도 더 열릴 수 있으니. 하지만 그것은 덤으로 얻는 기쁨이고, 행복이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내가 가진 것으로 하루를 사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먼저다. 부족한 것에 초점을 두고, 외부에서 채우려하기보다 가진 것들에 감사하며, 오늘을 넉넉하게 사는 게 중요하다.


좋은 걸 내어주고, 퍼주는 사람이기보다, 자연스레 나의 항아리에서 줄 수있는 좋은 것들이 넘쳐 흐르기를 소망한다.


내년에도 지금처럼 나답게 살아가며, 넘쳐흐르는 항아리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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