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일꾼 에밀리얀과 빈 북을 읽고

독후감

by 매글이

톨스토이의 일꾼 에밀리안과 빈 북에서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가난한 농부의 아내가 되기로 자처한 아름다운 처녀를 보고, 왕은 그녀를 빼앗고자 한다. 남편에게 무리한 요구를 시켜, 결국 죽게 만든다음에 빼앗으면 된다는 병사들의 전략에 옳타쿠나 작전을 실행한다. 몸을 무리하게 쓰는 것도 해내고, 머리를 쓰는 일도 모두 해내는 그를 보며 왕은 점점 신경질이 나게된다.


결국, 마지막엔 말도 안되는 명령을 한다. 어딘지 모르는 곳에 가서 무엇인지 모르는 물건을 가져오라는 명령.

그의 대답에 모두 아니라고 대답하면 된다 생각하고 목을 칠 생각이었던 왕이다.


현명한 아내를 둔 덕분에 그는 아내의 말대로 이번에도 했고, 북소리 하나로 왕을 따르던 병사들을 자신을 따라오게 만들었다. 결국 왕은 북을 달라고, 대신 아내를 주겠다면 훔쳐간 아내를 돌려주었고, 부부는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다


현명한 아내가 남편에게 줄곧 했던 말이 인상적이다. 앞도보지말고, 남은 일을 보지도 말고, 그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라고. 그러다보면 저절로 해결될 거라는 말.


우리에게 닥치는 시련들도 그런 자세로 임하면 되지 않을까. 시련의 크기에 압도되어 겁먹을 필요없다. 내 역량만큼, 할 수있는 만큼만 하는 태도를 유지하다보면 안해도 되는 일이 생기기도, 누군가 도와주는 경우가 생기기도,보는 상대가 답답하면 다른 이에게 일을 맡기는 경우가 있다.


요즘 내가 사무실에서 마주하는 풍경과도 비슷하다. 무리한 일을 반시간 근무하는 직원에게 관리자가 맡겼고, 직원은 스스로 못하겠다 말하는 대신, 정시에 퇴근하고, 일이 있으면 휴가를 쓰는 등 자기 페이스대로 출퇴근을 유지했다. 결국 보다못한 관리자가 자리 이동을 권했고, 그 자리엔 새로운 직원이 오게되었다.


직원이 현명하다 느꼈다. 내가 할 수없다 발뺌하지 않고도 스스로 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으니까. 오히려 쫓아낸 관리자가 미안해하면 미안해하지, 직원은 당당하다. 쫓겨난거니까 명목상으로는.


그리고, 그 직원이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스케줄이었기에 애초에 시키면 안되는 게 맞기도 했다.


나라면 내가먼저 못하겠다 겁먹고 거절하든지, 아니면 중간에 허덕이다 희생하지 않았을까 잠시 상상해봤지만 여튼간에 현명한 처세다.


왕에게 북은 권력과 같다. 그 소리를 병사들을 모으고, 명령을 내리니까. 근데 그 북소리가 실은 실체가 없는 빈북임을 알게되니 왕은 금새 무력해진 것이다.


나를 말도안되는 목적으로 해치려는 사람이 잇다면, 그 사람에게 중요한 것을 똑같이 빼앗으라는 뜻이 아니라, 그자가 가진 힘과 권력의 실체가 허상임을 알아차리면 무서울 게 없다는 게 이 책이 주려는 메시지 아닐까.

꼭 똑같이 복수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 해야하는 것들을 묵묵히 평소처럼 하면 되는 것이다.


악의를 가진 사람, 허상의 힘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것에 의존할 수만 없는 날이 반드시 오게 되고, 무력해지는 순간이 있으니 시간이 걸릴 뿐, 내가 나의 에너지를 써가며 그를 무너뜨릴 필요도 없다. 그저 놔두면 되는 것이다. 알아서 무너질 것이니.


자기답게 내 역량으로 정직하게 살아가는 것, 그 이상을 넘어서는 것들은 모두 허상이다. 지속되지 않는다.

누군가 나를 모함하는 이가 있다면 ,그가 나를 조종하고 휘둘리게 하려는 그 수단의 정체를 알아차리자. 그것이 빈 껍데기임을 알아차린다면 나는 무서울 것ㅅ도 없고, 휘둘릴 이유도 없다. 그저 내가 하고싶은 일과 해야하는 내 몫만큼의 일을 성실히 해나가면 된다.


매일 쌓여가는 나의 만족스러운 하루하루도 단단함을 만드는데 한 몫 하고있다. 나로 살아가는 하루하루에 감사하다. 나다운 페이스를 언제 어디서든 유지할 수 있다면 두려움은 별 것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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