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 38

발길 닿는대로 여행의 깨달음 - 편안한 몰입

by 매글이

당일 여행을 다녀왔다. 말이 여행이고, 발길 닿는대로 자유로이 걸었다. 평일 오후, 분주한 도시에서 누리는 여유로움이라 더욱 좋았다.


환경이 새로워지는 것은 언제나 좋구나. 눈으로 보는 것이 마음에 새롭게 담기고, 자극된 마음은 새로운 생각을 낳으니,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커피 한 잔과 아름다운 풍경뷰를 바라보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니 지금 이 순간이 천국이구나 싶었다. 일상의 이런 행복한 순간들이 참 좋다. 그런 순간은 어느 날 갑자기 주어지지 않는다. 내가 만들어가야 함을 잘 알고있다.


여행을 다녀오면 새로움에 들뜨고, 새로 얻은 영감에 마음이 일렁여 다음 여행을 또 생각하게 된다. 며칠이 지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찌든 마음을 갖고 살아가기를 반복했었는데..


어제는 지금 이렇게 일상에서 일탈을 행할 수 있는 것 자체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아이들을 봐주시는 부모님 덕분에 오늘 하루, 자유로움을 만낄할 수 있었고, 특별히 무거운 고민거리가 없는 날들이기에 온전히 즐기며 놀 수도 있는 것이니까.


그저 발길이 가는대로 자유로이 보고, 느끼며 걷을 수 있음은 평온한 일상이 나를 지탱해주고 있는 덕분이다.

직장, 경제적 고민, 가족. 일상의 기둥이 되는 것들이 특별한 문제 없이 돌아가고 있으니 그저 감사하다.


여기까지 생각이 이르기까지 많이 돌아왔지만, 결국엔 나만의 기준이 있어야 함을 깨달았다.


어디까지, 어느정도가 충족되어야 나는 만족할 것인가? 끝없이 부족한 것 같고, 좀 더 채워야만 할 것 같은 날들을 지나 적당한 기준을 세우니 내게 딱 좋은 상태가 조금씩 선명해졌다.


노자의 무위사상을 마음에 담고 살아가려 한다. 무위라 함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기력한 상태가 아니었다.

물이 흐르기만 해도 바위를 닳게한다는 이소룡의 말. 무위가 뜻하는 바를 가장 명확히 표현하는 말이 아닐까.


너무 쉽지도 않고, 너무 어렵지도 않은 상태. 요즘 지내는 나의 일상이 그러하다. 매일의 루틴이 있지만 많이 애쓰지 않아도 되고, 그렇다고 쉽지도 않으니 내게 딱맞는 골디락스의 상태라 느낀다.


루틴 속에서 매일 같은 것을 반복하며 미세한 차이를 느끼는 하루하루가 좋다.


일상에 만족하며 지내니, 무언가 새로운 것을 더 채우고 싶은 마음, 예전처럼 이유없이 공허한 마음이 들지 않아 좋다. 가진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이 텅 비어있던 나의 곳간을 채워주었다.


새로운 자극은 새로워 좋고, 온전히 그 자극을 누릴 수 있도록 나를 지탱하는 일상에 감사하게 되니, 선순환이아닌가.


여행은 늘 그렇듯 나를 만나는 시간이다. 오늘 만난 나는 전보다 꽤나 만족스러웠다.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탈이 아닌, 다시 나에게로 돌아올 수 있었던 시간.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지내는 요즘, 무리하지도 않고, 나태하지도 않은 하루하루가 몰입상태임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편안한 몰입을 계속 이어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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