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 39

감사

by 매글이



전과 조금 달라진 나의 행동들을 마주친다.

음식물 쓰레기 통에 비닐채로 버린 사람들이 종종있는데, 며칠 전에는 남이 버린 비닐을 손으로 꺼내어 음식물과 분리해 다시 버렸다.


길가다 아무데나 쓰레기가 떨어진 걸 보면 매번은 아니지만 가끔씩 주워 버릴 때가 있고, 화장실에서도 흐트러진 화장지나 비누 등이 보이면 제자리에 가지런히 해놓을 때가 있다.


유적지의 무덤을 지날 때면 그 분들의 희생 또는 삶 덕분에 지금 우리의 삶도 있다는 생각도 들고, 아이들에게도 그 고마움을 이야기하게 된다.


전에는 내 일이 아니면 1도 신경쓰지 않았다. 성격이 무심한 것도 있고, 나만 편하면 된다는 이기주의도 있고.


요즘 많이 드는 생각은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


자연이 그렇듯, 자연의 일부인 우리, 사람도 각자가 모두 별개이면서 비슷한 파동으로 연결되고, 에너지를 주고받는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어제는 여행을 가서 산 정상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었다. 여행에서 마주치는 자연의 풍경에 늘 마음이 편안해졌고, 좋았지만 어제 본 자연의 모습은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나무같이 살아야지,, 자연처럼 자기답게 살아가며 자연스럽게 타인에게도 도움을 주고싶다. 등등 자연을 동경하며 나도 그렇게 살고싶다는 마음이 컸다면,

어제 산 정상에서 본 산등성이의 아름다운 풍경은 나의 삶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했다.


위에서 큰 시야로 넓게 바라보면 동네의 오밀조밀한 모습도, 거대한 산의 모습도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작품이 된다.


나의 하루 역시, 하루하루는 특별할 것 없어 보여도 루틴을 실천하는 하루, 매 순간을 흘려버리지 않고, 기록하며 의미를 부여하는 하루하루가 모여 아름다운 인생이 되고있다는 생각이 든다.


산 정상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 막상 내려가 현실을 마주하면 그 괴리감에 고통스럽고, 좁혀지지않는 이상과 현실의 차이에 또 다시 숨이 막혀옴이 반복되던 것에서 벗어나, 그 아름다운 풍경이 바로 지금 내가 쌓아가는 순간들의 합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감사일기를 쓰면서부터 변화된 생각이고, 내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이다. 삼년 넘게 꾸준히 매일 찾는 감사함이 뇌의 회로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켰고, 자존감을 회복시켜주었다. 특별히 좋은 일, 기쁜 일이 없어도 오늘 하루에 감사하는 마법은 나를 비롯한 타인과 세상에 좀 더 관대할 수 있는 여유를 선물해 주었다.

장점이 참 많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좋은 점은 인정 강박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누구보다 인정욕구가 많은 나다. 칭찬에 끔뻑 죽고, 인정받지 못하는 데서 괴로움을 가장 많이 느끼는 나였는데, 지금은 내가 나를 스스로 인정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있다.


아주 작고 소소한 순간에서도 감사를 찾는 레이더가 민감하게 작동하니, 나를 스쳐가는 모든 것들에서 감사 거리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감사는 만족과 평온함을 불러오고, 감사는 또 다른 감사를 불러온다.


타인의 인정과 칭찬만이 나를 기쁘게 춤추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별 일없는 하루에서도 충분히 스스로 기쁨을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것이 가장 만족스럽다.


주변에서 책을 쓰는 이웃님들이 많이 계신다. 전에 나같았으면 나도 당장 책을 써야겠다 마음만 조급해져있을 것이다. 타인과 경쟁해서 더 나아지려는 마음은 별로 없는 편이지만, 스스로 어제보다 더 나아지고 싶은 성장욕구는 누구보다 컸으니까. 그리고 그 마음이 문제는 아니지만 그 성장을 타인에게 증명하고 인정해야 직성에 풀리는 마음이 사람을 조급하게 만든다.


책을 써서 나를 드러내고, 내가 이렇게 멋진 사람이라는 것을보여주어야만 내가 인정받고, 기쁜 일이라 여기는 것이다. 조용히 가만히 있으면 아무도 나의 가치를 알아주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과 강박이 가슴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탓이다.


물론, 요즘도 마음이 흔들리고 고민될때 있지만 그러면서도 나다운 모습으로 전보다 금새 돌아온다. 편안함과 자유로운 삶을 지향하는 나. 증명하고 인정받는 데에서 조금은 편안해진 상태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나의 하루가 어떻든 만족스럽게 바라볼 수있는 긍정 프레임이 생긴 덕분일 테다. 순간을 붙잡아 감사를 찾는 눈이 생긴 것에 감사하다. 타인의 성공이나 인정을 바라보면서도 흔들릴지언정, 무작정 따라가거나 무너지지는 않는 나를 본다.


내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 나의 속도대로 여유롭게 흐를 수있는 내가 좋다. 각자가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좇아가며 살면 된다. 내 곁에 있는 사람들도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들 역시 내게 좋은 에너지를 주는 고마운 사람들이니까.


시기, 질투하는 마음, 내가 뒤쳐지기 싫은 마음으로 내 속도와 방향을 무시하고, 무작정 따라가는 짓만 하지 않기를 바랐는데, 점점 원하는 나의 모습에 가까워지고 있어 감사하다.



나는 나대로 편안하고 자유롭게 성장하고 있다. 안전지대를 벗어나기보다 안전지대를 확장하며 나답게. 무엇이 정답이고, 이렇게 해야만한다는 틀에서 벗어나 그 순간, 마음이 흐르는대로 따라갈 수 있는 전보다 조급하지 않게 된 마음에 무척이나 감사한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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