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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글이 Jul 23. 2024

퇴사를 앞두고 6 - 두번 째 점을 보고나니

두 번째 점집을 찾아 다녀왔다. 퇴사를 하고 싶어 내가 원하는 말을 듣기 위해서.


첫 번째 집에서와 같은 결론....단 한번도 바뀐 적인 없는 나의 사주를 보면 정말 사람의 운명은 정해져 있는 건가 싶기도 하다.


내가 한 고집이 한다는 걸 점쟁이들도 알고 있는지.. 최대한 나를 그 방향으로 설득하려는 모습이었다.


다른 선택을 한다면 후회할 일이 자꾸 생긴다는 쪽으로 얘기를 하니 마음이 흔들린다.


결국은 돌아돌아 또 다시 지금 하고 있는 분야로 눈길을 돌린다는 말에  나의 미래를 미리 스캔하는 것 같아 섬뜩하기도 했다.


나는 지금 이 조직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는 사람인가 싶기도 하지만.. 이왕 마음이 흔들리는거.. 여기에 있으면 잘 풀리고 잘 될 사람이라는 점쟁이의 말을 믿어보고 싶기도 하다.


사람 마음이란게 도대체 무엇일까... 아무 근거가 없는 말 한마디에도 순간에 낙담하기도, 희망을 얻기도 하니 말이다.


오늘 처음으로 만난 점쟁이가 나에대해 얼마나 알고 있다고, 그녀의 말에 내 운명을 맡기는 건가 싶기도 하고.


사실, 회피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결정의 시간이 다가올수록 무언가 다른 것을 하고싶다는 마음보다는 내가 피하고 싶은 것들을 더 많이 마주하게 된다.


그런 마음이 드니, 흔들렸던 것 같다. 정말 여기에서 그만두는 게 나에게 좋은 선택이 맞는지 아쉬움에 긴가민가 했나보다.


책에서 만난 한 문장에 멈춰 생각해본다.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곳이 싫다는 생각만 안할 수 있다면, 행복할 수 있다 말하는 책이었다.


당신의 생각은 진짜가 아니니 생각을 믿지 말라는 게 핵심인데, 곱씹어보니 정말 그런 것도 같다. 싫다는 생각, 그만하고 싶다는 그 생각만 뺀다면 다른 건 없다.

  

좋다는 생각까지는 무리지만.. 싫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지워져도 만족하며 잘 다닐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모든 것에서 의미를 발견하려 하고, 보람을 찾으려하는 나의 성향이 이럴 때는 참 싫다. 월급 받고 일하는 거 그냥 그만큼만 일하고 온다 생각하면 별로 힘들 것도 없을 것 같은데.. 왜 나는 그게 어려운 걸까.


그냥 오늘 해야할 중요한 일과 급한 일을 처리하는 것에만 중점을 두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에 의미를 두어볼까 싶다.

삶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기보다, 하루를 살아내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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