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양이어를 할 수 있다면

보고 싶은 순간

by 박하

최근 책을 펴 놓고 유튜브 속 영상들에 둘러 쌓여 손가락과 눈동자만 움직이며 누워있는 시간이 길었다. 나도 내가 너무 나태해지지 않았나 싶긴 했는데 유튜브가 마침 유 퀴즈에서 나태주 시인님이 나온 편을 알고리즘으로 이끌었다..

거기서 나태주 시인이 하시는 말 중 마음에 꽂혔던 건 당신이 평생을 보고 싶은 감정에 괴로웠다는 것이다. 돌아가신 분이 그립고 부모님이 그립고... 모두가 보고 싶어 힘든 감정.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나 또한 그렇다. 최근 또 소중한 가족을 잃었는데 신기하게도 나리를 잃은 작년과 같은 날이었다. 그 사실을 확인하고서는 같은 날이었던 것도 놀랍지만 그날이 벌써 작년이라니. 시간이 이렇게나 날 마구 치고 지나간다. 최근 술을 먹으면서 정말 뜬금없이 옛 동창이 생각나서 대뜸 연락했다. 연락을 한 이유는 별건 없지만 그때 우리의 기억이 좋았어서, 딱 그 정도인데 너무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고 그 길로 바로 약속도 잡아서 만나기로 했다. 4년 만에 보는 얼굴이라 만나면 어색할까 걱정도 되지만 어쩌겠는가 연락도 전혀 안 하는 사이에도 여전히 보고 싶다면 한 번쯤은 도전해봐도 괜찮지 않을까. 보고 싶은데 보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건 나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세상에 보고 싶은 게 너무너무 많고 그리운 시간들이 지천에 깔려있다. 부모, 형제, 친구, 애인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것 들과 이제는 볼 수 없는 것들까지. 맘만 먹으면 볼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은 연락을 하면 되기에 금방 사라지지만 이제는 볼 수 없게 되어 버린 것들에 대한 내 그리움은 어떻게 해야 해소될까.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청개구리 심보처럼 볼 수없다면 더 사무치게 보고 싶다. 보고 싶다 할 수 없다면 행동으로 나의 마음을 보여줄 수 있을까. 말로 뱉는다는 것에 큰 힘이 있다고 인정하지만 때로 보여주는 작은 행동이나 습관에서 그 사람의 모든 마음들이 보인다. 나는 내 마음을 받지 못한 누군가에게 그저 보여줄 뿐이다. 난 이 행위를 멈추지 않을 거고 언젠가 너와 다시 만났을 때의 너는 바로 알아차릴 수 있겠지. 여전히 네가 너무 보고 싶은 사람이야 나는. 그 마음만 전해진다면 괜찮다. 난 앞으로도 쭈욱 보고 싶어 하는 마음에 괴로워도 하고 때로는 위로도 받을 것이다. 그런 때마다 아낌없이 보고 싶은 마음을 쏟아낼 것이다. 쿨타임은 언젠가 다시 돌아오겠지만.. 우리는 잊을만하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 나처럼 보고 싶은 마음에 괴로운 순간이 찾아온다면 잊으려 하지 말고 떠오르는 그 순간들을 추억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계속 떠올리다 보면 언젠가부터는 좋았던 일들만 더 떠오르더라. 떠올릴려고 애써도 떠오르지 않는 나이가 되면 지금 이순간 마저도 추억일 것이다. 마음껏 소비하자 감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