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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잔하게 May 13. 2024

어떻게 나이들 것인가?


어떻게 나이 들어야 할까? 는 나의 단골 질문이다. 삶의 목표도 중요하지만 태도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존경받는 노인까지는 못 되더라도 외면받는 인간이 되고 싶지는 않다. 한 사람이 사회에서 지워지는 일은 생각보다 더 쉽다. 다수의 무시와 외면만으로도 지금의 나의 삶은 의미를 잃을 수 있다. 자신이 버리지 않았으니 상관없다고 뻐길 수 있는 건 혼자만의 힘으로 거뜬하게 운신할 수 있을 때의 얘기다. 인간은 늙고 병이 든다. 시기만 달라질 뿐이지 누구에게나 그런 일이 일어난다. 그때도 혼자서 해결할 수 있다고 큰 소리를 치는 건 자만이다. 혹 그것이 진실이더라도 선량한 도움을 받아서 해결하고 같은 도움을 베풀어 갚는 것이 이상적이다. 누구도 혼자서 살지 않기 때문이다. 혼자라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완전한 고립 상태에 이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언젠가 오고야 말 그때를 대비하여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도움을 받으려면 도움을 줄 수 있는 인간이어야 한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인간만이 도움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가질 수 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인간은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는 인간이다. 자신의 도움이 어느 틈에 어느 부분에 필요할지를 예측하고 무례하지 않는 선에서 손을 내미는 건 꽤 섬세한 작업이다. 자신만의 기준으로는 파악할 수 없고, 자신만의 언어로는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 이는 공감과 소통의 문제로 귀결된다. 내가 아닌 몸이 느끼는 감정을 헤아리고, 그의 입과 귀를 통해 나오는 언어와 조화롭게 대화할 수 있으려면 끝없이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고, 교정해야 한다. 감정은 복잡해지고 언어는 달라지기에 배움은 끝이 없다. 어느 시대를 산다고 해도 자신을 완성할 수는 없다. 완벽한 자신이란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 말이다.


나는 아집에 갇힌 노인이 가장 불행해진다는 생각을 해왔다. 해가 갈수록 그 말을 실감한다.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하기에 모른 척할 수도 없다. 오늘도 봤다. 기어이 주변의 외면을 등에 업고 황급히 자리를 떠나는 한 인간을….




2024. 0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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