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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나

한밤중에 초인종 소리가 울린다. 현관문은 잠긴 적이 없었다. 이웃 사람들은 당연히 문이 잠겨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초인종 소리가 연이어 울렸다. 도합 열 번이었다. 아무도 나와 보지 않았다. 밤을 할퀴는 바람 소리가 음산하게 울리다가 사라졌다. 침묵. 사람들의 귀가 같은 집을 향하여 쫑긋 서는 소리.


이튿날 이웃집에서 일하는 인부들이 장비를 들고 찾아왔다. 그들은 집 주위로 울타리를 쳤다. 그 이튿날에는 울타리를 감싸는 담장을 쌓기 시작했다. 담장은 하늘만큼 높이 올라갔다. 사람들은 집을 보기 위해 하늘을 올려다봐야 했다. 하늘엔 구름이 없었다. 울퉁불퉁한 돌덩이가 성곽을 이루고 있었을 뿐.


졸지에 성을 갖게 된 집주인은 성주를 꿈꾼 적이 없었다. 꿈으로도 본 적 없던 일을 경험하게 되었을 때 사람은 괴물이 되어갔다. 괴물이 되기로 마음먹자 성주의 몸에서 야수 같은 털이 자라기 시작했다. 주먹이 머리만큼 커지고 머리가 달만큼 아득해졌다.


비정상적인 성장을 거듭한 그는 사람이라면 자랄 수 없는 높이까지 키가 자랐다. 어깨가 방문의 너비보다 넓었다. 그는 문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성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성문은 잠긴 적이 없었다. 사람들은 당연히 성문이 잠겨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나날이 멀어졌다. 울타리에서 성벽까지의 거리를 더한 만큼. 성벽에서 성벽까지의 거리를 더한 만큼.


소리는 계속 멀어지고, 성주의 어깨는 자꾸 넓어졌다. 그의 키가 담장보다 커졌다. 마침내 그의 얼굴이 성곽 위로 탑처럼 솟아나게 되었을 때, 마을 사람들은 깜짝 놀라 연장을 챙겨 들고 성으로 모였다. 이웃집의 볼썽사나운 식물을 제거하기 위해 그들은 힘을 모았다. 힘을 모아서 성벽을 부수고 울타리를 무너뜨리고 성벽을 또 부수고 울타리를 또 무너뜨리고 그러고 또 성벽을 울타리를 이어서 또 반복해서 한 번 더 이제는 진짜 마지막이라며 한 번 더.


포효하는 식물의 뿌리를 도려낼 때까지 아무도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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