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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혜정 Nov 05. 2023

판매지수의 비밀

단기간 베스트셀러 만들기 꼼수

판매지수, 책을 출간하기 전까지는 무엇인지 몰랐다. 아니, 그 존재 자체도 인지하지 못했다. 저자가 되고 보니 매일 아침 일어나서 확인하는 것이 판매지수이다.

판매지수는 온라인 서점에서 책판매에 대한 실적을 수치화한 것이다. 판매지수를 공개하는 대표적인 업체는 [Yes24]이며 [알라딘] 세일즈 포인트라는 이름으로, [인터파크 ] 판매지수라는 동일한 이름으로 정보를 공개한다. [인터넷 교보]가 수치화된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는 상황에서 인터넷 서점 업계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Yes24]가 집계한 판매지수 판매실적을 어느 정도 가늠하는데 참고 자료가 다.


저자출판사  객관적으로 공유되는 데이터가 없 때문에 저자는 이 얼마나 팔리고 있는지 정확한 부수 알지 못한다. 출판사가 인세를 정산해 줄 때 제시하는 자료에 의지할 뿐이다. 이 같은 정보의 비대칭성 출판계의 관행으로 자리 잡고 있 상황에서 저자는 그저 출판사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다. 물론, 판매지수만으로 정확한 판매부수를 알 수는 없으며 그저 판매 추이 들여다보는 정도다. 판매지수는 출간도서와 함께 아래쪽에 다음과 같이 표기된다.


<Yes24 판매지수>
<알라딘 세일즈 포인트>
<인터파크 서점 판매지수>




판매지수단순히 책이 판매된 수량을 일괄적으로 합산한 것이 아니다.  [Yes24]에서 밝힌 바로는 누적 판매분과 최근 6개월 간의 판매 수량과 주문 건에 종합적인 가중치를 두어 집계다. 연간 총 책 판매 수량이 같더라도 일별, 주별, 월별, 연별 판매량의 추이에 따라 각각 다른 가중치가 부여되 내부적인 알고리즘에 따라 판매지수가 산출된다. 자세한 알고리즘은 대외비이라고 하니 외부자로서 추측만 할 뿐이다.


판매지수는 매일 업데이트된다. 판매지수가 올라가면 그만큼 책이 팔렸다는 의미이며 판매지수가 보합상태에 있다가 점차 내려가면 판매실적이 하락세임을 뜻한다. 경험상으로 예측컨대 [Yes24]의 경우, 출간 직후의 초기값은 한 권당 60점 정도인 것 같다. 즉, 책 5권이 판매되면 5x60=300으로 판매지수가 300점 상승한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복합적인 알고리즘의 적용으로 출간 직후에나 볼 수 있는 60의 배수라는 딱 떨어지는 수치를 더 이상 볼 수 없다.


개인저서 작업을 할 때는 몰랐으나, 공저를 하면서 판매지수를 끌어올리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아니, 베스트셀러 딱지를 붙이는 꼼수(?)라고 해야 할까. 베스트셀러란 일정 기간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책을 의미한다. 주, 월, 분기, 년 단위로 조사되며 화제성, 대중성 측면에서 성공한 책이라고 보면 된다. 베스트셀러는 고전과 같이 우수한 책 보증수표라기보다는 동시대의 문화와 유행 트렌드를 잘 읽어낸 상업성 높은 책을 말한다. 물론, 베스트셀러가 스테디셀러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베스트셀러임에도 실망감을 주는 책 역시 많다.

어쨌거나 초보 작가들에게 베스트셀러 딱지 자체가 주는 의미는 크다. 글쓰기를 감행해 온 시간들에 대한 보상, 혹은 그동안의  책 작업을 치하하는 훈장이 되어 준다. 판매지수는 베스트셀러 딱지를 붙일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훈장을 달 수 있을까?


첫째, 출간 직후 단기간을 공략해야 한다. 예약 판매 기간을 포함해서 책의 출고 가능한 시점부터 일주일 내에 판매실적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출간발 베스트셀러는 이 기간에 이루어진다. 출간 초기에 저자 구매, 지인 찬스, 북토크 등을 활용하여 집중적으로 책 구매가 일어나는 것이 관건이다. 높은 판매지수와 베스트셀러 딱지는 동가(同價)가 아니다. 판매지수가 더 낮더라도 베스트셀러 딱지를 붙이고 있거나 판매지수는 높은데 베스트셀러가 아닌 경우가 있다. 단기간의 집중 공략에 성공해야 하는 이유이다.


여기에 초기 높은 판매지수로 베스트셀러 딱지를 붙이게 되면 추후에 판매추이가 주춤해지더라도 더 오랜 기간 그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첫 공저책이 공저자들의 으쌰으쌰 협업을 통해 순식간에 판매지수 10,000점을 넘기고 나니 꽤나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딱지를 달고 있었던 경험이 있다.


둘째, 책 판매 시 건별 실적이 중요하다. 즉, 한 명이 한 번에 7권을 구매하는 것은 1건이지만 7명이 1권씩 구매하는 것은 7건으로 높은 가점으로 집계된다. 또한 한 명의 구매자가 여러 권의 책을 사고 싶을 때 한꺼번에 7권의 가격을 결제하는 것보다 한 권씩 개별 결제하는 것 번거롭더라도 건수를 높여 판매지수를 올릴 수 있는 전략이다. 




"편집장님, 제 책에 베스트셀러 딱지가 붙었던데 어떻게 된 일이에요? 이건 기준이 뭔가요?"

첫 책을 출간하고 네이버에 베스트셀러로 책이 등록되어 있는 것에 깜짝 놀라 출판사에 문의를 드렸다.

"인터넷상 책의 검색 조회수, 판매 실적 등이 종합적으로 집계되는 거예요. 베스트셀러 딱지 붙었을 때 얼른 사진 찍어두세요. 있다가 없다가 하거든요."

그때는 책 출간만 되면 소원이 없겠다는 마음가짐이었기에 뚯밖의 베스트셀러 희소식에 얼마나 감격과 흥분을 했는지 모른다. 가시적인 훈장에 기분이 좋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안다. 초대박 베스트셀러가 아닌 이상, 언젠가는 없어질 타이틀이라는 것. 더 이상 초기의 반짝 베스트셀러 딱지에 환호하거나 연연하지 않는다. 지속성이 없다는 것을 알 만큼 머리가 컸다고나 할까. 꾸준하게 판매지수가 우상향 하는 스테디셀러가 더 매력 있다. 호들갑 떨지 않는 이유이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그 무엇에 크게 연연할 필요 없다. 꼭 있어야 하는 것을 밀고 나가는 것, 이게 삶의 본질 아닐까. '스테디'를 확인하기 위해 오늘도 난 판매지수를 확인한다. 출간되는 책의 수가 늘어날수록 확인하는 시간이 길어지지만, 그래도 이 루틴을 즐긴다. '베스트'가 아니라 '스테디'한 을 쓰며 살아갈 수 있는 동기이자 유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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