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득이 되는 원고 투고 비법
정성 플러스알파, 필수 체크 리스트
코로나로 인해 글 쓰는 인구가 늘어나고, 자가 출판이나 자비출판, 전자책 출간이라는 플랫폼이 대중화되면서 책출간의 장벽이 낮아졌다. 누구나 도전해 볼 수 있는 출간 시장. 출판사 투고가 성사되지 않아도 다른 형태의 출구가 있기에 책이 될만한 원고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편집장님들은 하루에도 수십, 수백 통의 원고 투고를 받게 된다. 옥석을 가리는 데 글의 내용이 최우선이긴 하지만 비등한 수준이라면, 어이없는 실수를 최소화하고 예쁘게 포장한다면 쌓여있는 원고들 가운데 내 것을 더 돋보이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출간 계약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원고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필수 점검 사항 및 요령을 숙지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전략이다. 투고해 본 경험을 떠올리며 하나씩 짚어나갈 필수 사항들을 살펴보자.
첫째, 확실한 교열 교정을 해야 한다. '교열'은 문서나 원고의 내용 가운데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고치며 검열하는 것이다. 즉, 단어의 쓰임, 문법, 문장 호응, 내용 흐름 등의 오류를 올바르게 잡는 과정이다. '교정'은 오탈자를 잡아내고 띄어쓰기 및 맞춤법을 점검하며 글에 포함된 표와 식 등의 오류를 수정하는 일이다. 교열 교정은 투고 전 글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마지막 관문이다.
학교에서 영어 에세이 대회의 원고를 심사할 때, 맞춤법이나 철자가 틀린 경우, 살짝 넘기고 다른 원고부터 살피게 된다. 채점의 효율성을 따질 때 기본기가 바로 잡힌 원고에 더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겉모습이 깔끔해야 내부가 궁금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교열 교정이 제대로 되지 않은 원고는 당연히 열외 될 확률이 높다. 분량을 채운 것에 만족하지 말고 글에 완벽한 옷을 입히는 작업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둘째, 출판사에 하나씩 개별 투고한다. 같은 내용으로 다수의 출판사에 투고 메일을 보내야 할 경우, 수신자를 그룹으로 지정하여 한꺼번에 보내는 편의성을 택할 유혹이 크다. 수신처가 모조리 공개되는 메일을 받게 될 편집장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다 '그런 거지...' 하며 무심하게 넘길 수도 있지만, 개별 출판사에 대한 진정성과 배려 측면에서 그리 높은 점수를 받기는 힘들다.
'모리와 함께하는 화요일'에서 모리 교수는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어떤 상황에서든 오로지 그 한 사람에게만 집중하는 태도를 견지한다.( When Morie is with you, he is really with you). 경청이고 존중이며 상대에 대한 지극한 배려이다. 나에게만 집중하는 상대에게 함부로 대할 수 없다. 무심코 넘겨버릴 수 있는 한 끗 차이지만 세심한 정성이 가져다줄 수도 있는 파장을 놓치지 말자.
셋째, 샘플 원고만 달랑 보내지 말고 출간 기획서(가제, 책의 분야, 집필 의도, 원고 집필 진행도, 타깃 독자, 저자 소개, 시장분석(SWOT) 및 홍보 방안, 목차)를 일목 요연하게 정리하여 형식을 갖춰 투고한다. 출간 기획서를 꼼꼼하게 작성하다 보면 책의 방향성과 내용에 대해 좀 더 깊고 정교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원고 쓰는 일, 즉 나무에만 집중하다가 전체 과정을 살피는, 숲을 보는 시선을 갖게 된다고 해야 할까. 필요시 수정과 보완이라는 개선의 과정을 거칠 수 있다. 이 전체 과정은 준비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기회가 된다. 원고 하나 달랑 보내면서 "출판해 주세요!" 하기보다는 짜임 있는 출간 기획서를 통해 과정과 결과를 섬세하게 아우르는 정성을 보내는 작업이라 생각할 수 있다.
넷째, 출판사를 제한하지 말고 다양한 출판사를 겨냥한다. 물론, 출판사의 출간 방향과 원고의 결이 맞아야 계약이 성사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예비 저자라면 몇 개의 출판사를 골라가며 한계 안에 갇히기보다 여기저기 투고해 볼 용기와 배짱을 가질 것을 추천한다. 퇴짜도 맞아보고, 거절 메일을 받더라도 보강해야 할 부분에 대해 편집장들에게 묻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당장은 아프더라도 실패의 과정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 게다가 뜻하지 않게 다른 기획으로 출간 제안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문을 두드리지 않았다면 열리지 않을 새로운 기회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다섯째, 아침 시간에 투고한다. 편집장님들의 일정을 일반화할 수는 없으나 주로 출근 후, 오전 중에 메일 체크와 답변을 해주신다. 이때, 가장 최신의 메일을 먼저 열어볼 수밖에 없다. 초두 효과(처음 제시된 정보가 나중에 제시된 정보보다 기억에 더 큰 영항은 주는 현상)를 노리는 것이다.
어떤 대회의 심사를 할 때, 뒤로 갈수록 기준이 더 까다로워진다. 앞서 평가한 수행자들이 많아질수록 비교군이 많아져서 후발 주자들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는 말이 나왔는지도 모른다.
투고 시, 정성스러운 원고 작성은 기본 전제이다. 일정 분량을 채우고 투고라는 다음 단계를 밟을 때, 플러스 알파의 디테일을 전략으로 성공률을 높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