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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혜정 Nov 07. 2023

글쓰기 기초 체력 다지기: 소소한 다섯 가지 요령

뭘 써야 할지 고민될 때, 따라 해 보기 쉬운 습관 잡기

책을 출간하고 싶다면 글쓰기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을 써야 할까?' 하는 고민이 생긴다. 즉, 글감의 문제다. 개인적으로 운 좋게도 '글쓰기 습관을 가져야지...'라는 목표 없이 자연스레 글의 세계로 유입되었다. 그렇다면 나의 삶 속에 글쓰기 습관이 어떻게 자리 잡게 되었을까? 


첫째,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책을 찾아 읽고 싶은 욕구가 전무했었다. 어느 순간,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길을 걸으면서도 책을 손에 쥐고 읽었다. 독서의 재미를 알게 되면서 새로운 세계와 닿는 진귀함에 빠졌던 것 같다.

독서에는 3단계가 있다고 한다. 1단계는 많이 읽는 단계, 2단계는 적게 읽고 많이 생각하는 단계, 3단계는 적게 읽고 많이 쓰는 단계이다. 즉, 다독, 다상량, 다작의 과정이다.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읽는 다독가들 비하면 미천 정도이지 그래도 꾸준히 내 속도에 맞춰 책을 탐독했다. 읽다 보니 나의 무지에 더 허기졌고 좋은 글들이 머리에서 휘발되는 것이 아까웠다. 기억을 잡아두고 싶었다. 그래서...


둘째, 서평을 쓰기 시작했다. 인풋이 있으니 아웃풋이 자연스레 따라왔다. 서평 쓰기는 내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을 덜어 낼 수 있는 최적의 도구이다. 글감을 떠올리며 고심하기보다  책의 내용을 나름대로 소화시켜 정리하만 하면 된다. 처음엔 쉽지 않다. 시간도 많이 걸린다. 제대로 된 서평을 쓰려면 지금도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작가의 생각과 글을 머릿속에서 다시 굴려보며 재구조화하는 과정알게 모르게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글쓰기 연습을 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 된다.


셋째, 필사를 했다. 한글 필사보다 영어필사를 먼저 경험했다. 필사는 '쓰기'의 과정이라기보다는 천천히 꼼꼼하게 하는 '읽기'의 과정이다. 적게 읽고 많이 생각하는 독서의 2단계에 해당되는 것 같다. 빠르게 많이 읽는 것보다 느리게 조금읽으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다.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책을 단순히 옮겨 적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각을 끄적이는 작업 자청했다. 은연중에 다상량(?)과 다작(?)을 했던 것 같다.

  

넷째, 짧은 명언들을 읽고 생각을 쓰기 시작했다.  도움이 되었던 책은 박노해의 <걷는 독서>였다. 그분의 정치적 성향 제쳐두고, 곧은 의지로 굴곡진 을 살아낸, 삶 자체에서 우러나는 식견의 깊이가 단 한 두 문장 응집되어 는 책이다. 문구를 읽을 때마다 전율이 흘렀다. 책 사이즈가 작고 두께감 있어서 페이지 사이사이에 꽃잎도 예쁘게 말 수 있었다.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과 영어 번역문까지 함께 실려 있어 영어필사와도 완벽하게 맞물렸다. 문장을 질겅질겅 곱씹으며 나의 삶에 적용한 나만의 사유를 글에 담아내기 시작했다. 글감이 바닥났을 때 멋들어진 '인용구'를 만나는 것 확실한 마중물이 되어준다.


다섯째, 블로그에 하루 한 편의 글쓰기 인증 목표를 세웠다. 완벽한 글 아니더라도 내가 무엇을 했는지, 무슨 생각을 는지 흔적을 남겼다. 요즘은 업체에서 '기록이 쌓이면 뭐든 된다'는 기치 하에 블로그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일주일만 인증을 성공하게 되면 그다음은 안 쓰면 찝찝한 경지에 이르게 된다. 블로그잘만 활용하면 글쓰기 습관을 잡는 도구에서 나의 역사남기는 공간으로 까지 확장된다. 글의 공개 비공개 여부도 선택이기에 나만 간직하기 위해 비공개도 많이 활용했던 것 같다.  


'도대체 무엇을 쓸까?'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 든다면 개인적으로 경험 토대로 자연스레 글쓰기에 가닿았던 독서, 서평, 필사, 인용구, 블로그 다섯 가지 중 하나를 활용해 보면 어떨. 너무나 소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거창한 결과는 소소함을 지나치지 않을 때 안을 수 있는 선물이다.  소소함이 모이면 그 과정에서 더 넓은 길도 보인다. 책출간보다는 글쓰기가 먼저다. 글 쓰는 근육이 길러지면, 어떤 종류의 책을 쓰고 싶은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자연스레 따라온다. 운전대를 잡고 벌벌 떨던 초보운전자들 처음에는 눈앞의 도로만 겨우 따라가는 정도이다. 하지만 연습을 거쳐 운전이 자동화되고서 나면 비로소 넓은 시야가 확보되, 음악을 듣거나 옆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나는 것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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