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ream you dream alone is only a dream, a dream you dream together is reality. 혼자 꾸는 꿈은 그냥 꿈에 불과하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아들이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다. 작년 여름방학 때 세 번의 수련회를 경험하더니, 찬양팀의 드럼 연주에 매혹되어 테이블을 시끄럽게 두들겨 대기를 반복해 왔다. 하도원해서 무료 체험 수업을 한번 듣게 해 주었다. 그때 배운 '둥칫둥'을 한 학기 내내 때마다 대뇌인다. 건반 악기, 현악기, 목/금관 악기 등 가락을 연주하는 재주를 기르면 좋으련만 하고 많은 악기 중에 웬 드럼이람?피아노는 어때? 바이올린은 어때? 플루트는 어때? 집에 있는 피아노, 바이올린, 플루트로 어찌 저찌 땜빵 좀 해볼랬더니똥고집이다.나중에 드럼 사달라고 하면 그걸 어찌 감당하랴. 엄마의 희망 사항과 배치되는 바람에 아들의 드럼을 배우고 싶은 꿈, 드럼 드림을 반년 간 꼬깃하게 접어두었다. 방학이 되어 다시 드럼 수업의 문을 두드렸다. 선생님도아이를 기억하고 계신다.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그때 배운 걸 안 잊어버리고 다 기억하고 있는데요?"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더니, 시키지 않아도 본인이 좋아하니 머릿속에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선생님이 한마디 거드신다.
"저는 엄마가 특이하셔서 저 하고 싶은 악기 다 배우게 해 주셨어요. 드럼, 피아노, 플루트... 공부하란 소리를 안 하셔서 나중에는 공부가 하고 싶더라고요."
하고 싶은 것은 절대 외부의 강요에서 나오지 않음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아들은 신나게 드럼을 배우고 와서 재미있다고 행복 한가득이다. 원래는 방학 동안만 배우자고 했는데 쭈뼛쭈뼛 속에 있는 마음을 흘린다.
"아, 방학 끝나고도 배우면 좋겠다..."
찬양팀 연습을 하면서 문득 아들의 꿈에 날개를 달아 줄 수 있는 엄마의 꿈이 생겨났다. 사실, 연습이 있는 날이면 아들은 하루 종일 기다림이라는 헌신을 해준다. 오후 예배가 다 끝나고 나서야 연습이 시작되기 때문에 정작 본인의 일이 아님에도 부모와 함께 집 밖에서 12시간을 보내야 한다. 주일 아침이면 늦잠도 못 자고 아침 일찍부터 강행군을 해야 해서 항상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 마침, 드럼을 배운다고 하니 아들에게 넌지시 물었다.
"나중에 열심히 배워서 찬양팀 드럼 네가 연주해 보는 건 어때?"
"좋아요."
싫다고 뺄 줄 알았는데 그러겠노라고 한다. 이게 웬일이래?마음이 언제 바뀔지 모를 노릇이지만. 지금 드럼을 치고 있는 집사님은 올해 역할을 넘겨주려 지목했던 아이가 재수학원에 들어가는 바람에 1년의 자리를 더 지켜야 하신다. 연습이 끝나고 드럼 주변을 알짱거리는 아이를 보니 그 자리를 언젠가 대신하면 좋지 않을까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본다. 그렇게 되면 혼자 심심하게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함께의 시간도 더 가질 수 있게 되어 일석이조다. 아들의 미덥잖던 드럼 드림을 합작품으로 빚어볼 생각을 하다니, 마음을 열어야 보이는 꿈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