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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ir Mar 02. 2022

새로운 시작

3월


3월이 시작되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린 1, 2월이 너무도 아쉽기만 하다. 2월은 설날과 아이의 방학이 있어서 더 순식간에 지나갔다. 얼마 전 아이는 다니던 원의 수료식을 마치고 가정학습기간을 시작했다. 우리가 봄방학이라고 부르는 그 기간 동안 우리는 서울에서 온 손님들을 맞이하고, 제주 친구 집을 방문하며 바쁘게 지냈다. 그렇게 2월은 지나가 가버렸고 이제는 정신을 차리고 3월을 시작해야 한다.



지난 10월, 제주도에 도착했고 그렇게 4개월이라는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이 기간은 제주의 적응기간이라고 부르고 싶다. 지난 4개월 동안 우리는 제주의 집, 날씨, 음식 등등에 적응해나갔고(이렇게 말하니 외국 살이 같아), 심지어 자주 하지 않던 운전을 매일같이 하고 다니며 큰 관광지를 둘러보다 보니 이제야 제주의 지형에 대해서도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다. 










3월은 아이들 새 학기의 시작이다.  아이의 새 학기는 엄마에게도 새로운 시작이었던가. 새 학기가 다가오면 긴장되는 것은 왜 아이보다 엄마일까? 나만 그런 걸까? 3월 1일, 아이가 새롭게 다닐 유치원의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 그곳을 가기 전부터, 그리고 다녀와서 아이가 새로운 곳에서 적응할 생각을 하니 내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물론 아이에게도 두려움이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설렘과 기대감이 더 크게 느껴졌다. 아마도 새로운 곳으로 가면서 만나는 새 친구들, 선생님, 학용품 등등 뭐든지 새로워서 그렇겠지? 




사실 제주에 와서 살면 아이는 가정학습만 하면서 놀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역시 아이는 자연에서 키워야지! 굳은 결심을 하면서 마당이 있는 집으로 이사 왔는데, 아이는 제주도에서도 유치원을 다니느라 제일 바쁘게 지낸다. 어쩌면 제주에 와서도 아이는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곳에선 주말마다 함께 도서관에 다니고 한 군데 정도의 관광지를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제주에도 코로나가 심각해진 이후로는 여러 곳을 방문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그리고 겨울이라고 추워서 마당에서 노는 것도 제한되고 나니, 아이에게는 제주가 특별할 것이 없게 느껴질 수 있겠다 싶었다. 아이에게 미안해질 찰 나, 새 유치원을 등원하며 신나 하는 아이를 보니 그래도 새 학기의 새로움이 좋은 자극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싶다. 




이제는 3월, 새롭게 학기가 시작되었고, 따뜻한 봄이 오고 있고 우리도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제주생활을 시작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물론 나의 일상도 새롭게 시작되었다. 1, 2월 동안 제주에서 일해볼까, 구직사이트를 보고 또 봤지만 내가 원하는 일자리는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서울로 다시 돌아가면 그때 일을 시작해야겠다는 것으로 결론을 지었다. 



지금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잘 해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여기가 제주라서 특별하고 그래서 때때로 아니 자주 나에게 활력소가 되기에, 나도 오늘부터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조금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말이다. 어쩌면 나에게 2022년의 시작은 3월인 것 같다. 





마당에 핀 매화꽃





마당에 매화꽃이 피었다. 겨울이 가고 봄을 맞이하며, 마당에 새롭게 피어나는 꽃을 보니 마치 우리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해주고 있는 느낌이다. 새 학기를 맞이하여 우리 모두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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