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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ir Aug 18. 2022

죽은 듯이 누워봐

YOGA 4


현재 요가는 주 2회 정도 센터에 가고 있고 남은 5일 중에 3일은 유튜브를 보며 요가를 하고 있다. 요가의 시작은 나보다 먼저 요가를 몇 년 정도 배운 엄마가 '요즘 애들은 인터넷으로 요가 수업 듣더라' 하길래 한번 요가 영상을 따라 해 본 것을 기점으로 였다. 그런데 영상을 보고 따라 해 보면서 '이 자세가 맞나?'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ㅔ없었고 그래서 요가를 배우러 센터에 가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전에는 유튜브를 봐도 잘 못 따라 하겠던데 센터에서 요가 수업을 듣고 난 이후로는 유튜브를 보면서 요가를 해도 왠지 잘 따라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이제는 유튜브 요가 수업도 나에겐 꽤 좋은 선생님이 되어준다.



유튜브 수업에서는 주로 왕초보 요가, 초보 요가, 잠들기 전 요가 이런 것 위주로 따라 한다. 그것들은 정말 쉬운 요가 동작들을 주로 알려준다. 그래서 요새는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 그래서 점점 강도 있는 요가 수업을 보며 따라 하기 시작했다. 보통 밤에 자기 전에 요가를 하는데, 에어컨은 꺼져있고 자연 바람이 불어오는 거실에서 따라 하다 보면 땀이 나기 시작한다. 몸은 금세 끈적끈적해진다. 문제는 매번 끈적끈적해지는 몸에 비해 내 몸은 아직 유연하지도 못하고 자세를 따라 하는 것도 어렵다는 것은 조금 아쉽다. 그래도 열심히 따라 해 본다.




그러다 꼭  '오늘 요가는 언제 끝나는 거야...' 하면서 따라 하는 순간이 생긴다. 역시 나라는 인간은 마음도 급하고 성격도 참 급하고, 인내심도 참 짧다. 꾸역꾸역 참고 따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하늘을 보고 누우라고 말하는 순간이 온다. 그러면 거의 요가 수업의 끝에 다다른 것이다. 바로 이것이 제일 자신 있는 자세이다.  바로 사바사나 자세.






Relax, 사바사나 자세⁹










사바사나는 시체 자세 또는 송장 자세로 불리기도 하는데 지금 내가 배우는 하타요가에서 세션이 끝날 때 휴식을 위해 사용된다. 나 같은 초보 요기니에게 가장 자신 있는 자세이다. 그냥 몸의 긴장을 풀고 팔, 다리를 편하게 놓고 누워있으면 된다. 얼마나 쉬운 자세인가!



언듯 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 보이는 이 사바사나 자세가 참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전에 여러 동작을 온몸을 이용해 반복하고 때론 난도가 높거나 힘들었던 후에 지친 몸을 쭈욱 피는 자세인데, 이는 힘을 풀어주는 동작이기 때문이다.



편안하게 누워서 팔, 다리 힘을 빼고 긴장도 풀고 있지만 알고 보면 온몸의 근육과 자신의 호흡, 그리고 정신에 집중하는 힐링과 치유의 시간인 것이다.








마지막 사바사나 자세를 통해 모르는 내 몸을 펴내고, 반듯하게 자세를 잡고 내 몸이 바닥에 닿는 느낌으로 누워서 몸을 이완시킨다. 실은 요가 수련할 때 앞의 모든 움직임은 이 사바사나 자세를 위한 것이라고 하니 얼마나 중요한 자세인가.



오늘도 드디어 고된 요가 수련이 모두 끝나고 마지막 사바사나 자세를 맞이했다. 선생님께서 수강생들 눈이 부실까 불도 친히 꺼주셨다. '아, 너무 좋아 이 순간' 하고 마음껏 팔다리를 뻗고 하늘을 보고 누워있는데 가까이로 선생님이 다가오셨다.



그러더니 내 다리를 들어 올리셨다. 나는 조금 놀랐다. '아니 사바사자세 하라면서요 그냥 몸에 긴장을 풀고 쉬면 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께서는 내 생각과 다르게 '편안하게 해 드릴게요"라고 내 몸을 터치 하신다. 두 발을 올려 살살 털어내더니 살짝 벌려서 내려놓는다. 그리고 손도 살짝 교정하시고 이번에는 얼굴 가까이로 다가오셨다.




머리를 살짝 위로 잡아당기기도 하고, 어깨를 눌러 바닥에 더 내려주시기도 하고, 목을 교정해서 반듯하게 놓아주셨다. 나의 사바사나 자세에서 보이는 아마도 '삐뚤어진 상태의, 편해 보이지 않는 자세의 몸' 그것을 선생님께서는 알아차리신 듯하다.



사바사나 자세도 교정받아야 하다니 생각을 하다가 한편으로 선생님이 자세 교정을 해준 것이 더없이 편안했고, 더욱 내 몸이 더 이완되는 느낌을 받았다. 어쩔 수 없 전문가의 손길. 너무 좋았다.



평소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고, 앉아있는 자세 또한 바르지 못하니 몸이 자연스럽게 앞으로 구부러지고 어깨도 말리고 이런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그래도 요가를 시작하면서 의자에 앉을 때도 바르게 앉으려고 노력하고, 또 안 쓰던 근육을 쓰며 수련해나가며 조금씩 자세도 교정해 나가는 듯 하다.

 


유튜브 요가 선생님이 절대 고쳐줄 수 없는 바른 자세. 오늘 느껴진 선생님 손맛 덕분에 요가센터에 간다. 앞으로도 쭈욱.







메인 사진 : https://pin.it/4uP8MVl

본문 사진 :  https://pin.it/7wwvbZ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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