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저녁 음식을 만들 때마다 나오는 쓰레기에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음식을 하려고 제품이 포장된 것을 제거하고 보면 플라스틱, 스티로폼, 비닐 이런 것이 한가득 쌓인다. 어쩜 매일 먹고사는 일만으로도 우리가 만들어내는 쓰레기가 이렇게 많다니! 그래도 요즘은 우리 집에서는 택배로 받는 물품들 그리고 새벽에 배송받는 음식물을 줄였더니 그 쓰레기는 조금 줄어든 것 같기는 하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열심히 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어렵다. 특히 우리 집 분리수거 담당은 남편이라 나는 조금 신경을 덜 쓰는 편이기도 하다. 고작 내가 하는 것이라고는 재활용품이 나오면 깨끗이 씻어서 분리수거통에 넣어놓는 것이 전부다. 그러면 남편이 저녁마다 재질별로 분류해서 분리수거를 하러 간다.
제주는 동네마다 클린 하우스가 곳곳에 위치해 매주 월요일은 플라스틱, 화요일은 종이류 불연성 수요일은 플라스틱 그리고 목요일은 종이류 비닐류 등등으로 구분해 쓰레기를 버릴 수 있게 시스템이 되어있다. 매일 버릴 수 있는 쓰레기는 가연성 쓰레기(쓰레기봉투), 병류, 스티로폼, 캔, 고철 음식물 쓰레기이다.
하루 종일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클린하우스에 쓰레기는 버리는 시간(오후 3시~새벽 4시)이 정해져 있어서 그때만 버릴 수 있게 문이 자동으로 닫혔다 열렸다한다. 저것을 매일 누군가가 3시에 출근해서 열어놓으나 했더니 어느 날 오후 3시가 되자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것을 발견하고 신기했다.
평소에는 이렇게 닫혀있다
오후 3시에서 새벽 4시까지 오픈된다.
우리 동네 클린하우스에는 저녁마다 재활용 도우미분이 오셔서 분리수거를 도와주신다. 때로는 이렇게 분류한 것이 맞는지 도와주시기도 하고, 어떤 것들은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고 알려주시기도 한다. 가끔은 확신히 서지 않는 재활용품을 들고나가서 분리수거를 잘못해서 혼날까 봐 두려운 마음이 드는 날도 있다.
음식쓰레기는 매일 버릴 수 있는데, 재밌게도 버스카드인 T-money카드를 이용해서 쓰레기를 버릴 수 있다. 음식쓰레기 통에 버리면 무게를 재고 그 무게에 따라 값이 나오는데, 이때 티머니 카드를 넣으면 알아서 결제된다. 서울에서 이전 전에 살던 곳에서는 매번 음식쓰레기봉투를 사서 버렸는데 그것보다는 이것이 훨씬 편리한 것 처럼 느껴졌다. 특히 여름철 음식쓰레기 봉투가 모두 차길 기다렸다가 버리는 것은 너무나 고욕이었기 때문이다. 이곳 음식쓰레기통은 매일 버릴 수 있어서 참 좋다!
요즘엔 저녁을 먹고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산책도 할 겸 아이와 함께 쓰레기를 버리러 간다. 때론 아이가 플라스틱, 종이를 구분하며 재활용 통에 넣고는 한다. 요새 매일매일 함께 쓰레기를 버리니까 아이가 이런 말을 했다 "매일 집에서 나오는 쓰레기가 이렇게나 많아요?!" 그러니까 말이다. 겨우 세 식구가 사는 우리 집에 매일 쓰레기가 왜 이렇게 많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살다가 결국 아이 세대는 쓰레기 더미와 함께 살아가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 벌어질까봐 아이들이 불쌍해진다. 휴, 정말 상상만 해도 무서운 일이다.
제주도에는 재활용도움센터가 지역마다 위치하고 있어서 매일 오전 6시부터 새벽 12시까지는 그곳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해서 버릴 수 있다. 클린하우스들을 관리하는 선생님 격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이곳은 배출요일에 관계없이 수시로 재활용품을 배출할 수 있는 장소이다. 클린하우스보다 규모가 훨씬 크고, 실내로 되어 있다. 게다가 엄청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는 매일 재활용 도우미 분들이 상주하고 계시기 때문에 매번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노형동에서 위치한 재활용 도움센터
보통 재활용 도움센터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우리 집에서 5분을 걸으면 클린하우스 15분을 걸으면 재활용 도움센터가 나타난다. 거의 매일 클린하우스에 쓰레기를 버리기 때문에 보통 재활용 도움센터는 한 달에 한번 정도 방문하는 것이 고작이다. 한 달에 한번 재활용 도움센터에 가는 이유는 딱 하나다. 그동안 모아놓은 빈 페트병과 우유팩을 모아 두고 한꺼번에 버리곤 하는데, 그냥 버리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가져다주면 무게를 재서 쓰레기봉투로 바꿔올 수 있다.
매주 일요일에는 쓰레기봉투를 두 배로 준다. 이번에 한 달 조금 넘게 모은 페트병과 우유팩이 3kg 정도가 나왔다. 그래서 원래는 쓰레기봉투 3장을 받는데 일요일이라 6장을 받아올 수 있었다. 잠깐 쓰레기봉투 6장과 바꿔왔다고 좋아했는데 절대 좋아할 일이 아니다. 우리가 보통 한 달이면 2.5kg 정도를 재활용 도움센터에 가져다주니 일 년이면 무려 30kg의 양이다. 일 년 동안 우리 세 식구가 먹는 물과 우유팩의 양이 이렇게도 많다니! 조금 충격적이지 않는가!
그래서 매달 2.5kg의 재활용 쓰레기를 들고 쓰레기봉투를 바꾸러 갈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진다. 진작에 물을 페트병으로 사 먹지 말고 정수기를 설치하면 좋았을 것을 후회한다. 그런데 얼마나 어떻게 살지도 모르는 이곳에 약정기간이 있는 정수기를 설치하는 것이 또 쉽사리 할 수 없는 이유다. 다행히도 따로 분리해 가져다주는 빈 페트병과 종이팩은 재활용이 잘 된다고 하니, 이렇게라도 잘 모아뒀다가 재활용 도움센터에 가져다주는 것으로 조금 아주 조금 위안을 삼고 있다.
매일 가정에서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지는 쓰레기라면 올바른 재활용품 분리를 통해서 잘 버리는 것도 환경을 생각하는 방법일 것이다. 특히나 제주도는 동네마다 클린하우스, 지역마다 재활용도움센터가 정말 잘 되어 있어서 쓰레기 제대로 분리수거해서 버리는 것에 다들 자연스럽고,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덕분에 나도 제주에 와서 쓰레기를 제대로 분리배출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느낌이다. 앞으로도 꾸준하게 지금처럼 잘 해내 나가야겠다고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