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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ir Aug 22. 2024

아직도 버리지 못한 욕심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한다. 아니 추구했다. 그런데 요즘은 별생각 없이 사는 것 같다. 어쩌면 미니멀 라이프가 진짜 몸에 밴걸 수도 있다.  과연?



벌써 8월이 끝나가는 시점이다. 여름이 어서 끝나가길 바라는 이 시점에 상반기의 쇼핑을 되돌아본다. 이는 상반기의 미니멀 생활을 다시 확인해 보는 것이다. 사실 미니멀 생활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쇼핑 목록 점검이 필수이다.



하여 2024 다이어리를 펴고 그동안 적어놓은 봄과 여름에 구매한 쇼핑목록을 쭈욱 살펴보았다. 한 달에 한 두 개, 가장 많이 날이 지난달 7월로 그때 세 가지 정도를 샀다. 여전히 매달 아무것도 사지 않기는 거의 불가능한 것 (이번 8월은 며칠만 더 잘 버티면 사지 않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새해가 시작되며 생일 선물 겸 받은 숏패딩과 봄과 여름 각각 재킷 한 벌, 원피스 두 벌, 실내복 원피스를 한 벌 샀다. 그 외에도 향수, 반지, 귀걸이, 벨트, 헤어핀을 각 개씩 샀다.



올해는 여름 원피스를 두벌이나 샀다. 좋아하는 브랜드에서 세일하길래 한 , 스파브랜드에서 세일하길래 한 . 소비를 후회하고 싶지만 너무 잘 입고 다니고 있어서 만족스러움이 더 크다. 그러나 실내복으로 산 옷은 기존 옷들이 낡아서 교체하려고 샀는데, 내년에 샀어도 될 것 같다.




옷 이외의 품목을 살펴보니 그중에 헤어핀은 다이소에서 저렴하게 샀는데, 집게 머리핀이다. 살까 말까 매번 고민하다가 드디어 이번 여름에 구매했는데 정말 잘 쓰고 있다. 현재 긴 머리라 돌돌 말아 집게 머리핀으로 틀어 올리면 정말 시원하다.




향수는 남편이 면세점에서 사다 줬는데 여름에 딱 어울리는 향수라 요즘 매일 뿌리고 다닌다. 봄, 여름, 초가을까지 열심히 뿌릴 수 있을 것 같다. 몇 년 만에 새로이 추가된 향수이고 남편에게 선물 받았으나 그 돈이니 그 돈이니 그냥 내 쇼핑목록에 추가했다.



반지는 오래전부터 갖고 싶었던 위시리스트라 샀는데 볼 때마다 두근거리고, 귀걸이는 여름용으로 저렴한 것을 샀다. 두 품목은 산 이후로 자주 하고 다녔고 그리고 앞으로도 두고두고 잘하고 다닐 것 같다.








미니멀을 추구한 이후로는 쇼핑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라, 물건을 충분히 고민하고 사는지라 그렇게 고민하고 산 것은 정말 잘 쓰고 있다.



상반기 쇼핑한 구매품목이 10개이다. 10개나 산 것일까 아님 10개 밖에 안 산 것일까...



그중에 내년에 사면 더 좋았을 실내복을 제외하고는 9가지 품목을 정말 잘 쓰고 있어서 오히려 잘한 소비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문제는 쇼핑 품목 중에 10개 품목 중에 5개가 옷이었다. 그리고 그중에 두 개가 여름 원피스였다. 사실 여름옷은 작고 가벼우니 아직 꽤나 옷이 많은데, 그래서 그중에 오래되거나 낡은 옷은 버리고 사야 하는데 도저히 버리지 못하겠다. 다른 것들도 꺼내서 틈틈이 입고 있기 때문에 도저히 버릴 것이 보이지 않는다.




그것보다 심각한 것은 옷 욕심이 줄지 않았는 것이다. 미니멀 라이프룰 살아가다 보면 더 이상 옷 욕심이 없어질지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그래도 변명하자면 이전과 비교해 50% 아니 70% 이상의 소비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사실 조금 더 변명하자면 원래대로라면 새롭게 계속 옷을 바꿔 입고 외출할 갈 일이 없어서 쇼핑을 할 일이 없는데, 이제는 출근하니까...라는 아주 좋은 핑계가 생겼기 때문에 새로운 옷을 자꾸 기웃거리게 된다.





저도 빈 옷장이 원한답니다 하지만... 현실은








아직 밖은 34도의 무더위인데 쇼핑몰에는 가을 옷이 가득하다. 원래 제주에쇼핑몰이 없어서 반강제적으로 갈 수 없는 상황인데, 이번 휴가에 육지에 갔다가 엄마 선물을 사러 쇼핑몰에 갔던 것이 문제였다. 엄마는 절대 쇼핑을 즐겨하지 않아서 생신이나 이벤트일 때 쇼핑을 주로 같이 해드리곤 한다. 이번에도 생신이라 쇼핑몰에 갔는데... 옷을 입어만 보시고는 아무래도 지금은 너무 더워서 아직 가을 옷을 사고 싶지 않다며 사지 않으셨다.



엄마가 옷을 구매하지 않은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문제그날 함께 쇼핑몰을 돌아다니며 함께 옷을 입어보며 마음에 드는 옷을 점찍어둔 나에게 있었다.



집에 와서 쇼핑몰에서 입어보고 마음에 들었던 옷을 하나씩 검색해 보았다. 세상에!!! 그중에 마음에 들었던 재킷이 반값할인에 어떤 페이를 쓰면 추가로 만원이나 더 할인해 주는 것이었다. 누가 봐도 저렴한 가격이었다.



그래도 난 이제 쇼핑의 고수이니 금방 구매하지 않고 며칠을 진정하며 지켜봤다. 그런데 전혀 진정되지가 않고 세일이 끝날까 봐 안달복달하는 것이었다.



슬프게도 이 모습은 마치 미니멀리스트 이전의 나와 같았다.



결국 주문을 클릭했다. '반값보다도 더 저렴하다니 횡재야 횡재!!!'라는 생각이었다.









문제는 배송이 느렸다. 하루 이틀 배송이 안 되는 것을 보고는 쇼핑욕구가 점점 사그라드는 것이 느껴졌지만 며칠만 지나면 배송이 될 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고 생각했다.



문제는 여러 날이 지나도록 배송이 시작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분명 가을 옷이라 지금 당장 입지는 않겠지만 배송이 이렇게 느리니 있던 쇼핑 욕구도 사라질 지경이다.



정말로 그 욕구가 80%가 사라졌다. '가짜 쇼핑 욕구였담말이야?????' 그렇게 그 옷은 받아보지도 못하고 취소되었다. 재밌게도 취소를 기다렸다는 듯이 몇 분 만에 다시 통장으로 재입금 되었다.








좋다 말았다. 사실 취소한 옷을 몇 번이나 다시 검색해 보며 약간 후회하긴 했다. 조금만 더 기다려볼걸...




요 며칠 옷에 자꾸만 관심 갖는 나를 보며 엄마가 그랬다. "힘들게 일해서 돈 벌어서 그 옷으로 옷만 사 입으면 돈을 왜 벌어? 적당히 사"



사실 그렇다. 나는 일도 조금 해서 정말 적은 월급을 버는데 그 돈으로 옷 한 벌, 두 벌 사면 사실상 수중에 내게 남는 돈이 없게 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돈을 버니 쇼핑이 더 현실적이게 돼버렸다.







견물생심, 지금도 전혀 보지 않고 사는데 언제까지 이 욕심을 눌러가며 살아야 할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가을은 금방 지나갈 테니 하반기에 가을 옷은 사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해 본다. 그나저나 작년 가을엔 대체 뭘 입었지? 아무래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아직도 밖은 여름인데 벌써 가을 옷을 생각하는 걸까? 어이가 없다. 일단 옷 정리부터 하러 가야겠다.



어떻게 아무것도 사지 않고 살 수 있겠는가 그래도

충동적인 쇼핑은 줄이고, 사고 싶은 욕심을 조금 줄이는 수밖에...



하반기 쇼핑도 줄일 수 있도록 파이팅 하자! 다음번 하반기 쇼핑 후기로 돌아와야겠다. 성공적으로 글을 쓸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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