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어 아이를 재우고 나면 이미 나도 자야 할 시간이다. 그러나 오래도록 깨어서 놀고만 싶다. 그러나 내일 출근도 해야 하니 부엌과 거실을 서둘러 정리하고 침대로 가 억지로 눈을 붙인다.
잠시 눈을 붙인 것 같은데 순식간에 아침이다. 창밖이 깜깜하다. 분명 날씨가 안 좋은 것이 분명하다. 간신히 몸을 일으켜 일어난다.
아... 더 자고 싶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 한참만에 기지개를 켜고 일어났는데 목 아래가 뻐근하다. 임파선이 부었나 보다. 이 증상은 정말 피곤하면 생기는 증상이다. 조금 피곤하면 입안에 구멍이 나지만 조금 더 신경 쓰면 목 아래가 뻐근하다. 비상이다. 이 증상은 주로 면역력이 최저인 상태로 이후에는 곧 감기에 걸리거나 몸살에 걸리던지 하나다. 이번 주 하루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말에도 별것도 안 했는데 왜 이렇게 피곤한 거지?
오늘은 출근하는 날이다. 분명 출근이라고 몸이 이리도 무거운 게다.
지난해의 나는 출근이 참 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다시 일을 시작했다. 다행이었다. 일이 다시 하고 싶다고 마음을 먹자마자 다시 시작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여태껏 매주 성실하게 임했다.
일 년 중에 휴가는 하루 정도가 있었고, 내 마음대로 따로 휴가를 낼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일에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지난 주말은 1박 2일로 육지를 다녀오기도 했다(정말 피곤했다)
그 후 9개월 정도 일했나... 그때부터 마치 9년 일한 기분이 들곤 했다. 문제는 겨우 9개월을 일했더니 긴 휴가를 좀 갖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9년씩 19년씩 29년씩 일하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요즘엔 좀 낫다. 그러나 고작 1년 하고도 3개월이 지났다.
이제는 출근하지 않고 살았던 삶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때는 매일 잠을 더 자고, 조금 더 자유롭게 카페를 다니고 했던 것 같은데 왜 그게 잘 기억에 나지 않는지 모르겠다.
단지 기억나는 것은 그때의 나는 참 불안하고 우울했다. 내가 뭘 해야 살 수 있을까, 뭘 해야만 할까, 대체 나는 왜... 무엇인가 그런 고민을 참 많이도 고민했다. 그때의 고민은 진짜 고민이 10%, 가짜 고민이 90%는 되었던 것 같다. 요즘은 적어도 그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좋다. 내게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하면 되니까...
그러니까 그때의 나보다는 지금이 훨씬 좋다.
분명 매일 출근을 하고 싶었다. 매달 나오는 월급으로 안정적으로 살고 싶었다.
앞으로 계속 출근을 할 것이다. 차를 사느라 모아놓은 돈을 썼고, 그 외에도 돈을 쓸 곳은 차고도 넘쳤다. 내가 번 돈으로 생활을 이어간다니 그것은 참으로 부담스러우면서도 알찬 일이었다.
언제까지 이 삶이 이어질지 모른다.
다만 혼자 고민하고 걱정하고 불안에 떠는 대신 현실을 즉시하고 잘 해결해 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