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가요 손이가
휴일 오후 자꾸 과자에 손이 간다. 벌써 마가렛트를 세 봉지나 먹고 또 고민 중이다. 한 봉지만 더 먹을까? 분명 과자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렇게 즐겨 먹지는 않았었는데, 요즘은 아주 즐겨 먹는다.
요즘에는 온라인 마트를 주로 이용하는데 그곳에서 과자 3개에 9900원 행사를 한다. 그런데 종류가 정말 많아 그중에 무엇을 골라야 할지 못하겠다. 마가렛트, 초코하임, 허쉬 초콜릿칩, 에이스, 크라운 산도, 빼빼로, 애플샌드, 땅콩샌드, 참그레인, 카스타드, 홈런볼, 맛동산, 몽쉘, 칙촉 버터와플, 쿠크다스, 롱스, 뽀또, 제크, 롯데샌드, 촉촉한 초코칩, 구운 감자... 이렇게나 많은 종류의 과자가 3개에 9900원이다. 세상에 이런 혜자가 따로 없다. 이렇게나 많은 과자 중에 도저히 3개만 고르기 힘든데, 그러면 차라리 6개를 살까 하는 마음이 잠시 든다. 그러나 그러기엔 너무 욕심이 과한 것 같아 세 개만 고르기로 한다.
정말 한참을 고민했다. 그러다 마가렛트, 빈츠, 빼빼로를 골랐다. 딱 세 개 고르기가 진짜 힘들었다. 3개를 주문하는 동시에 다음엔 초코하임, 칙촉, 구운 감자 중에 사야겠다고 생각하며 장바구니에 담아놨다. 아… 그런데 홈런볼이 눈에서 왔다 갔다 한다. 어쩌지? 또 다음번 장 볼 때 한참을 고뇌할 것 같다.
결국 마가렛트를 4 봉지째 먹고 있다. 불룩해진 배(그것 말고도 다른 것도 더 먹었지만)를 두드리고 있으니 아이가 엄마의 배를 보며 말한다. "엄마 배에 마가렛트 아기가 생겼네. " 그렇게 말하고 있는 아이는 초콜릿 과자를 먹고 있다. 생전 음식에는 욕심이 없는 아이인데 초콜릿과자는 정말 좋아한다. 그러나 아이가 하루에 먹을 수 있는 과자의 양은 정해져 있다. 사실 그렇게 많이 먹는 아이가 아니라 웬만하면 내버려두지만, 아마 많이 먹는 아이였다면 정말로 과자의 양에 한계가 정해져 있을 것 같다.
과자에 제한이라니! 그러니까 어른이 돼서 좋은 것은 내가 과자를 아무리 많이 먹어도, 과자를 많이 사도 아무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히히히 정말 신난다.
그런데 이 나이가 먹도록 과자를 좋아하고 있을 줄 몰랐다.
요즘에 내가 가장 선호하는 과자는 빼빼로이다. 혼자 먹기도 좋지만 아이들과 나눠먹기도 참 좋다.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몇 개씩 나눠주기도 좋고 입에 쏙 넣고 먹기도 좋다. 먹기 깔끔하다고나 할까?
원래 가장 좋아하는 과자는 너무도 많지만 그중에 하나를 뽑으라면 빈츠이다. 그런데 이번에 배송된 빈츠가 다 녹아있어 충격이었다. 세상에 초코가 다 녹아있는 빈츠라니! 그중에 하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과자의 포장지를 열 때마다 초코가 녹아있어서 보기 흉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맛이 똑같았는데... 아직 과자가 녹기에는 너무 이른 날씨가 아닐까? 싶어 져 과자에 칙촉에 정이 떨어졌다. 아니 배송해 준 마트에 화가 났달까!
그중에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과자는 칙촉이다. 초코가 콕콕 박힌 쿠키, 비슷한 형태로 촉촉한 초코칩이 있는데 맛이 전혀 다르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은 단연코 칙촉이다. 아이는 칙촉을 너무 좋아해서 평소에 군것질을 거의 하지 않는데 칙촉만큼은 어서 달라고 말한다.
아이 아빠가 좋아하는 과자는 신상과자이다. 그는 편의점을 가는 것을 참 좋아하는데 그래서 갈 때마다 새로운 과자를 사 온다. 덕분에 새로 나오는 과자는 다 먹어보는 것 같다(물론 과자 말고도 편의점 신상은 다 먹고 있다) 그래서 더 과자를 많이, 다양하게 먹는 것 같다.
결국 아빠도 엄마도 아이도 과자를 좋아한다. 그러고 보니 과자를 먹는 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모르겠다. 과하게 먹는 것만 아니면 가끔 적당히 먹는 것은 괜찮겠지?
아주 오래전에 허니버터칩이 정말 인기인적이 있었다. 그때 우리는 외국에 살고 있어서 허니버터칩을 구할 수도, 먹어볼 수도 없었다. 그러나 그 맛이 너무도 궁금해서 미칠 것 같았다. 심지어 한국에서도 사기 어려웠던 시절이라 아마도 유행이 다 끝나면 먹어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포기 상태였다.
그때 한국에서 택배가 하나 날아왔다. 세상에 그 상자에는 그 귀한 허니버터칩이 들어있었다. 그때의 그 감격은 말로 할 수가 없다. 그렇게 궁금하던 맛이었으니 더 맛있었다.
그 후로 허니버터칩이 넘치는 시절이 되었지만 그 후로 그만큼의 감동은 없고, 심지어는 수출되어 팔기까지 해서 한국 마트에도 넘쳤지만 그때는 이미 관심 밖이었던 기억이 있다.
요즘은 멜론으로 된 과자가 인기인가 보다. 과자를 검색하다 보니 멜론파이, 멜론 빼빼로, 멜론킥, 멜론 젤리등이 새로 나왔다. 갑자기 어마어마한 멜론 폭탄이다.
그중에 제일 인기는 멜론킥이라는데 먹어보고 싶다. 오늘 저녁엔 멜론킥을 구하러 편의점으로 떠나볼까~